농가부채에 허덕이며 농협에서 신용불량자로 찍혀 돈 한푼 대출받지 못해도 1년 365일을 허리 펼날 없이 농사짓던 농민들은 "농민들도 살아야 된다"고 외치며 농민대회를 개최할 때마다 경찰 기동대의 방패와 곤봉, 집단 구타로 '코뼈, 갈비뼈, 턱 깨짐, 온몸 타박상, 이빨 부러짐' 등 수많은 부상자가 되었다.
99년에는 42명의 농민이 갈비뼈가 부러지고,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고, 2000년에는 65세의 농민이 군홧발에 밟혀 기절하는 등 60여명의 농민이 군홧발에 밟히고 경찰에 집단구타당했다. 2001년에는 63명의 농민이 허리, 등뼈가 부러지고 머리를 다쳐 뇌출혈을 일으키며 쓰러져 갔다. 환갑을 넘긴 농민들이 젊은 경찰의 방패를 부여잡고 "니네는 애미, 애비도 없냐"고 목이 터져라 외쳐도 자식뻘 되는 경찰들은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방패를 휘두르며 농민들을 진압해왔다.
그리고, 단 한번의 예외도 없이 "자유무역협정 반대, 쌀 수입개방 중단"을 요구하는 농민들을 폭력진압해왔던 경찰은 결국 2003년 2월 14일 한창 일해야 할 35세의 의성군 농민 황재윤씨의 한쪽눈을 앗아갔다. 서울 시경 1기동대 1001,1002,1003중대가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농민들을 무참히 진압하는 과정을 촬영하고 있던 황재윤씨는 1003중대를 향해 카메라를 조작하고 있던 중 1003중대쪽에서 날아온 깨진 유리병에 눈을 맞고 실명판정을 받았다. 당시 황재윤씨와 전경 사이의 거리는 6m 정도로 그 사이에 농민은 없었으며, 황재윤씨가 병에 맞는 순간이 카메라에 그대로 녹화되어 있으나 경찰은 "농민이 던진 소주병이 경찰 방패에 맞아 그 파편이 튄 것이다, 농민들이 황재윤씨를 향해 던진 것이다"라며 '경찰이 깨진 유리병을 던졌다'는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중인 황재윤씨는 "폭력 진압 증거가 녹화되는 것을 막으려고 누군가 나를 조준해서 던진 것 같다"고 밝혔으며, 경찰과 충돌하고 있지 않았고, 집회 대오와도 떨어져있던 황재윤씨가 날아온 유리병에 맞았던 것은 "누군가 겨냥해서 던진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황재윤씨 실명사건뿐만 아니라 2002년 부시방한 반대 집회, 매년 농민대회와 각종 노동자 집회에서의 경찰 폭력진압은 이미 집회참석자들에게는 일상이 되었을 정도이며, 특히 서울 시경 1기동대 1001,1002,1003 중대는 '움직이는 살인무기'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이다.
황재윤 실명사건 목격진술서 발췌 [ 출처 : 전국농민회총연맹] 상기 본인은, 경상북도 상주에서 **(작목) 농사를 짓는 농민입니다. 본인은 평소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저만이 아닌 전체 농가가 몰락할 수밖에 없음을 깨닫고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은 반드시 저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저야 농사를 안 짓고 다른 살길을 찾으면 되지만, 농촌이 몰락하면 그것은 곧 나라가 망하는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2003년 2월 14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체결반대를 위한 전국농민대회에 당연히 참석하기 위해 서울로 상경하였습니다. 독립문 공원에서의 집회가 오후 3시 30분 가량 마무리되었고, 오후 4시경 진행될 예정이었던 한나라당사 항의방문에 참석하기 위해 한나라당으로 향하였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당론으로 채택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대표단을 통해 들었을 때는, 이 땅의 국회의원들이 모인, 거대 당인 한나라당이 어찌 이리 나라의 장래를 내다보지 못하는가 하는 생각에,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오후8시경 일명 일빵빵이라고 불리는 1001, 1002, 1003이라는 숫자를 달고 있는 검고 긴 방패를 든 전투경찰들이 갑자기 농민들을 방패로 두들겨 패면서 시위대에게 폭력을 행사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냥 여느 때의 시위 풍경과 다름없는 거의 일상적인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일빵빵 중대들이 폭력을 행사하면서 시위대에 돌진하자마자 순식간에 농민대오는 흩어졌습니다. 두들겨 맞으며 바닥에 시체 널리듯이 농민들이 넘어졌지요.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그러나 마땅히 폭력행사를 하지 않을 나로서는 약간을 뒤로 달려 도망을 갔지요, 별 잘못한 것이 없어 멀리 도망가지는 않았습니다. 또다시 잠시 소강상태가 발생하고, 그 때부터 전경들이 이것저것 막 집어던지기 시작했습니다. 뒤를 보고 있으면 맞을 것 같아 앞을 보면서 서 있었는데, 전경 쪽에서 무엇인가 날아와, 저의 바로 왼쪽 옆에서 비디오카메라로 전경 쪽을 촬영하던 한 농민을 맞추었습니다. ‘퍽’, ‘악’, ‘쨍그랑’ ‘퍽’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는 ‘아 이 사람이 맞았구나’ ‘악’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는 ‘심한 모양이군’ 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덜컥 겁이 났습니다. ‘쨍그랑’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아 날아온 물체가 사과가 아니라 유리병이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제일 먼저 그를 부축했습니다. “괜찮아요?”라고 물으며 그를 부축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 그가 자기의 왼쪽 눈을 가리고 있던 왼쪽 손을 떼는 순간 눈에서 피가 주르르 흘렀습니다. 분명히 그에게 날아온 물체는 전경들밖에 없던 전방에서 날아왔습니다.그를 다치게 했던 물체를 제가 사과라고 생각했던 것은 전경 측에서 농민들을 향해 이것저것 던지고 있었고, 휙! 하면서 날아왔기에 정확히 무슨 물체인지는 파악하기 힘듭니다. 다만, 그를 다치게 했던 물체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유리 깨어지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기에 그 물체를 유리병으로 인식하였습니다. | ||

*14일 경찰이 던진 깨진 유리병에 한쪽눈을 잃은 농민 황재윤씨[사진출처:경찰폭력공대위]
경찰폭력공대위, "경찰청장 공개사과, 1001-1003중대 해체" 등 요구
전국농민회총연맹, 보건의료단체연합, 전국민중연대 등 77개 시민사회단체는 '집회현장에서의 경찰폭력근절과 황재윤 농민 실명 공동대책위'(이하 경찰폭력공대위)를 발족하고 19일 서울 경찰청 100m 옆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경찰폭력공대위는 당초 경찰청 바로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었으나 경찰은 역시 경찰기동대를 투입해 기자회견 참가자의 인도 통행조차 가로막으며 "경찰청은 국가보안기관으로 그 앞에서 기자회견했던 역사가 없다"고해 기자회견 참가자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경찰은 또한 이 과정을 촬영하던 시민의신문, 통일뉴스 기자 등을 떠밀어 기자가 넘어지는 등 취재를 방해해 기자들의 강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찰폭력공대위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지적하고 450만 농민의 절박한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농민들을 향해 폭력경찰을 투입한 것은 농업정책의 실패를 정부 스스로 드러낸 동시에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을 의사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온세상에 입증한 것"이라며 "또한 자신들이 저지른 엄청난 범죄 앞에서 파렴치한 부정과 냉혹한 외면을 계속하는 경찰을 보며, 법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시력을 상실한 대한민국 경찰의 슬픈 모습을 발견한다"고 밝혔다. 경찰폭력공대위는 또한 "이번 황재윤씨 실명사건이 결코 우연이 아니며, 집회, 시위 현장에서 더욱 일상화되고 습성화되는 경찰폭력의 필연적인 결과임을 강력히 지적한다"며 "△황재윤씨 실명사건 진상규명 △경찰청장 공개 사죄 △폭력경찰 대표조직 1001, 1002, 1003 중대 해체 △경찰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등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황재윤씨의 어머니 김옥순(66세)씨는 "우리 외아들인데..."라며 차마 말을 잇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김옥순씨는 현재 골다공증을 앓고 있어 오래 서있기도 힘든 상황이지만 병실에서 황재윤씨 곁을 지키고 있는 부인을 대신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황재윤씨에게는 이제 막 돌이 지난 딸이 있으며 부인은 임신 7개월째이다.
경찰폭력공대위는 이후 '황재윤 농민 실명사건 진상조사단'을 꾸려 1003부대 투입 기획자, 영등포 경찰서장, 전농, 황재윤씨, 당시 피해 증언자 등을 대상으로 진상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며 공청회와 형사고발, 민사소송 등도 계획하고 있다.
한편 황재윤씨는 현재 눈안에 이물질이 남아있는지 확인되지 않아 합병증 등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 "경찰이 그걸 왜 던집니까"
경찰폭력 공대위 대표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경찰청 관계자와의 면담을 갖고 "경찰자체 진상조사 강력히 추진, 지휘책임자 엄정 처벌, 공대위 진상조사단 활동관련 협조 ,1001-1003중대 집회현장 투입금지" 등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민중연대 박석운 집행위원장은 "이번 실명 사건은 필연적인 우연으로 집회에 배치되는 전의경들은 반드시 해체되어야 한다"며 "특히 1001-1003 중대는 움직이는 흉기로 악명이 자자하며, 그 젊은이들은 병역의 의무를 지러 간 것이지 폭력적인 내부 지침으로 집회를 막으러간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에서도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명확한 진상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며 "조사결과가 나오더라도 농민회 측에서 수긍하겠느냐, 결국 형사 고소고발 과정에서 밝혀질 것 같다"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또한 "요즘 경찰은 곤봉도 안들고 단지 집회참가자의 진입만을 막고 있다"며 "공대위의 조사와 요구사항은 경찰 총장께 보고하고, 경찰관의 잘못은 경찰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심심한 사과'를 표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그걸 왜 던집니까, 그날 경찰은 방패만 들려 보냈는데 농민들이 병을 던지지 않았냐"라며 '경찰이 유리병을 던졌다'는 대표들의 주장에 발끈하기도 했다.
사랑하는 재윤씨에게 [황재윤씨 부인의 편지] 저는 지금 임신 7개월째이고 막 13개월 된 딸(지인)을 둔 황재윤씨의 처되는 사람입니다. 처음 집회모임이 있다고 했을 땐 조금 걱정은 되었지만 그래도 모든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분들이나 집회를 여시는 농민분들이나 서로 입장만 다를 뿐 다 같은 사람들이라 크게 염려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느닷없는 애기 아빠의 사고 소식을 듣는 순간 정말로 세상의 끝을 보는 듯 하였습니다. 시어머니께서 소식을 들으시고 는" 우리 재윤이 어짜노, 나는 어떻하노"하고 절규하시며 우셨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봤을 땐 한사람의 개인으로 보이겠지만 저희에겐 삶의 전부이자 인생입니다. 그 사람이 쓰러지면 저희 가정이 쓰러지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전까지는 잘 몰랐지만 막상 재윤씨가 다치고 보니 가족의 모든 미래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삶이 터전이 시골이라 얼음이 녹고 해동이 되면 땅을 갈아 엎고 농사의 준비를 하여야 하고 사슴도 사람의 손길이 항상 필요로 하는데 애기 아빠는 저렇게 한쪽 눈이 실명위기에 이르러 누워있고 그런 애기 아빠 옆엔 항상 제가 있어야만 합니다. 그렇다고 늙으신 시어머니 혼자서 하시기엔 너무도 벅찬 일들입니다. 그런데다 무릎 수술을 하신지도 얼마되지 않아 언제나 통증을 호소하시는 어머니에게 부탁하지니 맘이 죄스럽습니다. 어떻게 국민을 지켜야 할 경찰분들이 이렇게 한가정을 슬픔으로 몰아세우는지 도무지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 제 바램은 저렇게 누워서 아파도 제게 걱정 할까봐 한마디 통증 호소도 못하는 애기 아빠가 예전처럼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수 있었으면 좋겠구요. 경찰 여러분, 앞으로 이런 슬픔이 누구에게도 어는 가정에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열심히 살면서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지 못할망정 희망을 앗아가지 말았으면 합니다. 재윤씨 힘내세요 -사랑하는 아내가- | ||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