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반전대표단, 요르단 암만 도착

"전운 고조되는 중동…그래도 평화위해 우리는 왔다"

미국의 이라크 폭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지에서 반전평화 운동을 펼치기 위해 지난 14일 출국한 민주노총 반전대표단(단장 김형탁 부위원장 등 3인)은 요르단 암만에 도착해 이라크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폭격이 초읽기에 들어가며 바그다드 내의 각국 공관과 주재기자들이 철수 움직임을 보이는 등, 정세가 급박하게 흐르고 있어 반전대표단의 현지 활동 방향은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시각으로 15일 밤에 요르단에 도착한 대표단은 알몬제르호텔에 잠시 여장을 풀었다.

대표단은 16일 이라크 현지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라크 평화지원팀(IPT:Iraq Peace Team)에 도착을 알리고, 요르단에서 바그다드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언론기자 등과 접촉하며 이라크 입국을 모색하고 있다.

김형탁 단장은 민주노총에 보내온 이메일을 통해 "요르단 주재 이라크 대사관이 '입국자 명단에 이름이 없다'는 이유로 비자발급을 미루고 있다"면서 "현지 평화지원팀과 곧바로 연락해 비자발급을 약속받았다"고 전했다.

대표단은 그러나 평화지원팀을 통한 정식 비자발급을 기다릴 경우 시간이 예상보다 많이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15일 함께 이라크에 도착한 민족문화작가회의 오수연 씨 등과 함께 단기비자 발급을 통해서라도 이르면 17일 바그다드에 도착하겠다"는 계획을 알려왔다.

민주노총은 그러나 한국시각으로 17일 오후 긴급히 상황을 점검한 뒤 대표단에게 '부시의 선전포고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정세가 매우 유동적이 니 이라크 진입을 일단 미루고 암만에서 대기'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몇일간 상황을 보면서 암만에서 세계 각국 반전평화 운동가들과 함께 반전활동을 모색한 뒤 추후 지침을 기다리도록 한 것이다.

현재 이라크에서는 각국 공관과 주재기자들이 하나둘씩 철수하고 있다. 미국이 유엔 결의안을 철회하고 '모든 외교적 해결의 길이 막혔다'는 입장을 냄에 따라 대 이라크 폭격이 그야말로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요르단 암만에서는 평화대표단은 물론 취재진들도 비자 문제로 이라크 입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단장은 "현지에선 침공이 임박했다는 판단이 대부분"이라면서 "언론기자의 말에 따르면 폭격이 시작될 경우 하루 3천발 이상의 폭탄이 쏟아 부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91년 걸프전 때 미군이 사용한 1일 폭격량은 2백발 수준이다.

3천발 이상이 폭격에 사용될 경우 오폭률이 10%만 넘어도 치명적인 인명살상이 불가피해진다.

실제 오폭률은 10%를 훨씬 상회하는 것이 보통이다. 더구나 공습이 시작될 경우 이라크에 입국한 평화활동단은 고립을 면치 못하게 된다. 현재로선 이라크 진입 자체가 그야말로 목숨을 건 활동인 셈이다.

김형탁 단장은 편지의 마지막을 이렇게 끝맺었다.

"굿럭 투 어스, 인샬라(Good Luck to Us, Inch'allah)"

이승철 keeprun@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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