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부, 정보인권 함께 가자‥②네이스 무엇이 문제인가

가출로 결석, 150cm 60kg, 400명중 300등 …동네방네 새나갈라

교육행정정보시스템(네이스)은 학교·교육청·교육부 등의 업무를 인터넷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교사가 학생에 관한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데이터가 시도교육청 서버에 집적되고, 이 정보를 교사·교육청·교육인적자원부 등이 공유하게 된다.

바로 여기에서 “학생정보가 왜 학교 담장을 넘느냐”거나 “학교 현장에 대한 실시간 통제가 아니냐”는 물음이 제기된다. 특히 네이스 입력 정보 27개 영역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가 빼라고 권고한 학생정보를 들여다본 인권단체들은 자연스레 “이건 아니다”는 답을 내어놓았다. 생활보호대상자인지, 징계를 받은 적이 있는지, 어떤 병을 앓았는지 등 교무학사 등 3개 영역 350여 항목이 대부분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학교 안에 있던 이런 정보들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99%나 시도교육청에 집적한 상태다. 전교조와 인권단체들의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교육부는 사업추진 2년여 만인 지난 1일 이 가운데 230여 항목을 삭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존치항목도 문제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교무학사영역의 존치항목인 ‘장기결석자 처리’ 항목을 보면 이름·학년·반·번호 뒤의 ‘조치결과’란에 ‘가출 중’ 또는 ‘집단 따돌림으로 등교거부 중’ 등의 이유가 기재돼 있다. 특수학교와 특수학급 대상의 장애유형, 장애등급, 지능지수, 복용약물 관련 항목 등도 반드시 학교를 넘어 교육청까지 가야하는지 의문스런 대목들이다.

행동특성이나 종합의견도 마찬가지다. 박성기 전국민주중고교생연합 위원장은 “내 생활기록부를 보면 고1 때 종합의견과 2학년 때 종합의견 내용이 서로 어긋나는 등 객관적 평가라고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를 들어 ‘주위가 산만하고 협동심 결여’란 평가가 사회에서 얼마나 큰 편견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몰라서 집적하느냐”고 되물었다. 전교조 이민숙 교육선전실장도 “보건영역에서 질병기록을 삭제해도 교무학사의 결석 이유에 그대로 남는데서 보듯이 영역 중단이 아닌 항목 수정은 답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자료 유출 가능성은 또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800만 초·중·고교생(특수학교 포함)과 200만명 정도의 졸업생 정보가 16개 시도교육청에 집적되다보니 성적, 키, 진로 등 ‘학교에 있을 때는 문제되지 않는’ 항목들도 모두 민감한 항목이 될 수 있다. 강남지역 여학생 몸무게 정보는 비만클리닉에 의해 이용될 수 있고, 학생들의 학교석차는 늘 학원에서 궁금하게 여기는 정보다.

또 교육행정 정보화는 교사를 ‘학생이 아닌 고객(교육청·교육부·민원인)을 만족시키기 위해 자료를 끝없이 업데이트하는 단순행정 사무원으로 만들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정보담당인 ㅈ교사는 “며칠 전 시교육청에서 네이스상에 특수학급을 편성하지 않은 17개 학교를 적시한 뒤 오후 1시까지 만들라는 업무연락이 왔기에 할 수 없이 아이들을 자습시켜놓고 만들었다”며 “작업상태가 즉시 확인되다 보니 ‘정보화가 가져온 원격감시’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기분이 상했다”고 말했다. 정보화의 늪에 학생 정보인권과 교사 노동인권이 함께 빠진 셈이다.

한겨레 황순구 기자 hsg15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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