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라며 피로 쓰여진 메이데이의 역사는 과연 행사로만 남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인가? 지난 몇 년간 노동절은 지극히 평온하게 진행되었다. 물론 노동절을 평온하게 보내는 것은 전혀 문제가 전혀 아니다. 문제는 노동절이 기념행사 위주로 치뤄 지면서 3-4년 전부터 관성화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데 있다. 또한 이런 관성화된 노동절에 대해서 무덤덤한 것도 전반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올해 노동절 행사는 민주노총 내에서 민주노동당의 의회진출을 축하하는 자리로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다는 의미로 대학로보다는 한강 고수부지에서 행사를 치루자는 의견도 제시되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이데이를 맞는 현장 노동자들의 고민은 남다르다.
수도권의 한 현장 활동가는 올해 메이데이 행사엔 아예 참석하지 않을 것을 고민하고 있다. 새로 활동을 고민하는 현장 후배들과 함께 메이데이에 가려고 했으나 "노동절이 노동자 투쟁을 얘기하는 자리보다는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에 대한 축하의 자리인 것만 같다"며 "행사에 참가하기 보다는 지역의 투쟁하는 노조에 찾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 전북 등은 노동절 집회 없어
울산이나 전북지역에서는 지역본부 차원에서는 아예 노동절 당일 집회를 잡지 않았다. 울산의 경우 북구청 야외공연장에서 '모든 차별을 깨부셔라! 해방은 억압받는 자들의 연대로 부터'라는 전야제를 개최하고 노동절 당일에는 양산 솥발산 열사묘역 참배만 잡혀 있다.
울산지역본부 손정식 조직 3국장은 "박일수 열사 투쟁이후 노동절에 대해 세밀한 준비가 되지 않아 근골격계 관련 집회정도만 진행했다"며 지역 상황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집회 기획이 최소한 한달 전에 되었어야 하는데 열사 투쟁 정리 시점이 4월10일 경이라 사실상 메이데이를 준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며 조직화를 할 시기를 놓쳤다"며 "울산의 경우 기본동력은 자동차인데 현자의 경우 소위원 전체 수련회가 있어 힘든 측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반면 김봉윤 울산 현대 자동차 조직쟁의국장은 "동력이 안될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가 집회를 잡지 않은 것 같다"면서 "현자 공동소위원회는 수련회 갔다가 집단적 참석하기로 했으나 서로 확인이 안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동력이 아니다. 오히려 집회를 개최하는 것과 상관없이 노동절 역시 예년과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김봉윤 국장은 "5월1일을 휴일로 지정해 그 동안 현장에서 과로에 가깝도록 일을 많이 하는 조합원들이 하루를 쉬는 날로 생각하는 측면과 활동가들도 휴일날 굳이 집회를 여는 것도 귀찮게 여기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고 "그것이 복합적으로 작용되어 지역단위도 그렇게 결정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부분 비정규 사업장인 전국시설노조 한 간부도 노동절이 최근 몇 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 치열한 투쟁을 전개하기 위해 하루만이라도 총파업을 한다는 의미로 정치적 이슈나 높은 수준의 공동 행동을 만드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며 "투쟁하고 문제 일으키는 메이데이보다는 무난히 넘어가겠다는 것이 많이 배어 있으며 적극적으로 싸우겠다는 의지들이 상층이나 현장에서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북 지역의 한 간부는 "올해 총연맹 지침이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이라 지역별 시지부별로 집회보다는 체육대회등의 행사를 하기로 결정 되었다"며 메이데이가 행사 이상을 넘지 못하는 것을 답답해했다. 올해 전북 지역은 430 전야제를 학생, 사회단체들과 함께 열고 5월1일에는 각 시지부 별로 체육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그는 "많은 노동자들이 메이데이가 힘을 모아 가는 과정이 아니라 단순히 행사로 보고 진행하는 것 같다"면서 "5.1절은 단순히 노동자들의 축제가 아니고 전반적인 저항담론이 만들어지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간부는 총연맹의 지침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총연맹의 지침이 내려가자 단위노조에서는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체육대회등의 행사를 잡게 된 것"이라며 "당장 임단투에 들어가야 하는데 어떻게 힘을 모아가야 할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 간부는 이미 3년여 전부터 노동절 관성화가 심각하게 느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연맹의 한 관계자는 이번 노동절 기조에 대해 "총선 이후 노정-노자간의 특별한 쟁점이 없는 상황도 올해 메이데이 분위기에 한몫을 했다"면서도 "민주노총의 임단협 매커니즘을 보면 임단투가 본격화되는 시기는 아니라는 한계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민주노총 내에서도 노동절 집회 문화를 바꾸고 다가올 임단투의 기세를 올리는 집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조합원들이 다양하게 참가하고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집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조직 내외적인 상황으로 예년과 똑같은 판이 되었다"고 밝혔다.
"임단투 시기 앞당겨야" 지적도
문제는 관성화 된 노동절에 대한 고민은 많으나 투쟁하는 메이데이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이다. 이렇게 노동절 투쟁을 긴장감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임단투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7,8월까지 임단투가 늘어지자 긴장감이 극도로 떨어져 갔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노동절의 관성화가 더욱 진척된다는 지적이다. 시기집중 임단투를 4-5월로 앞당길 경우 5월 투쟁이 실질적으로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5월 투쟁이 준비되기 위해서는 전년도 10월부터 임단투를 준비해야 한다. 이때는 각 기업들이 재무재표를 공개하고 내년도 사업 계획과 예산을 짜는 시기라 이때 교섭력을 올리고 1,2월에 실질적인 교섭을 진행해 3월에 투쟁의 폭발지점을 만들어 5월초에 투쟁이 집중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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