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미군기지 기름유출로 애꿎은 농민 피해만

미군기지 인근주민, 기름과 화학물질 유출피해 항의


미군기지 기름저장소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오염물질 [사진:참소리]

군산미군기지 기름저장소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미군기지 인근 주민들이 땅이 오염되고 농사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나서, 미군기지측과 한국정부의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전북 군산시 옥서면 송촌부락에 살며 농사를 짓고 있는 문영석 씨는 지난해 3월 봄 논에 농사를 짓기 위해 농수로를 정리하던 중 삽을 뜨자 고약한 냄새와 함께 검은색 흙이 나오는 것을 보고 이곳 저곳을 파보았다. 삽으로 흙을 뜨자 이내 물이 고였고 물위로 무지개 빛 기름이 뜨는 것을 보고 놀라 미군기지 측에 항의를 해보았지만 면사무소와 시청에서 나와보고 갔지만 별 다른 조치가 없었다.

3개월 후에는 주민들이 모내기를 한 논이 일주일이 지난 후에 온통 기름 띠와 알 수 없는 붉은 빛의 물질로 논을 뒤덮이는 일도 일어났다. 기름과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질은 계단식으로 이루어진 논들의 농수로를 타고 심각하게 번지고 있었다.

1만평 이상의 논들이 오염되자 한국 측 관계기관이 몇차례 방문하고 기름 흡착포 와 펜스 등으로 방제작업을 실시하는 조치를 위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현재까지도 기름과 알 수 없는 화학물질로 인한 피해가 이루 말 할 수 없는데도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위) 기름저장소를 철망 사이에 두고 있는 제보자 문 씨의 논밭. 아래) 시민조사단이 오염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참소리]

주민들의 주장에 따르면, 논으로 스며든 기름과 화학물질은 농산물의 수확량을 감소시켰다. 이 마을의 논 경작자 조모씨는 "모를 심으면 뿌리가 시꺼멓게 썩어서, 네번이나 모 떼우기를 했는데도 모가 모두 죽는 바람에, 시기도 지났고 모를 빌려올 곳도 없어 농사를 포기했다. 수확량도 현저히 줄었는데 미군 측이나 한국 정부는 아무런 조치가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또 이 마을 주민 대다수는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 하고 있지만, 오염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소수의 가구는 생수를 구입해서 마시는 등 2차오염에 대해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상임대표 문정현)은 "주민들의 제보를 받고 시민조사단을 꾸려 자체조사한 결과, 언덕에 위치한 미군기지의 기름 저장소 바로 밑의 계단식 논과 밭에서 기름과 화학물질로 보이는 오염물질이 발견됐으며, 이 오염물질들은 위쪽의 농수로를 타고 아래쪽 논으로 번지고 있어 이지역 대다수의 경작지가 오염되고 있다는 것이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주민들과 시민조사단은 미군기지측 유류저장소의 관리소홀과 낡은 송유관 및 배관 또는 탱크에서 오염물질이 나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군기지 측이나 한국정부는 문제가 제기된 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아무런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정부조차 수수방관 하고 있는 탓에 미군의 오염 피해는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과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떠넘겨지고 있는 것이다.


▲왼쪽)배수구를 통해 밖으로 유출되고 있는 기름과 화학물질들. 오른쪽)논 위에 떠있는 기름. 아래)미군기지 철망에 붙어있는 위험표시 [사진:참소리]


이런 상황에 대해 우리땅찾기시민모임은 "최근 들어 미군기지와 인근시설 등에서 기름 유출사고 등의 환경오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SOFA(한미주둔군 지위협정)의 환경조항에는 법적 강제력이 전혀 없다는 이유를 들어 예방이나 복구에 신경쓰지 않고 있으며 매번 발뺌으로 일관하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땅찾기시민모임은 10일 오전 11시, 기름유출 피해농지에서 소속단체와 피해주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기름유출 피해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참소리 윤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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