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문제 전 노동자 역량 모아 해결"

전국노동자대회, 도청 정리집회서 경찰과 충돌, 중상자 발생하기도

188일째 '비정규직 철폐, 정규직화 쟁취' 투쟁을 벌이고 있는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노동자대회가 청주에서 개최됐다.


민주노총은 30일 오후 3시30분 '고 김태환 열사 정신계승, 비정규직 정규직화,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 투쟁 승리, 전국노동자대회'를 청주 체육관 앞에서 진행했다. 이 날 집회에는 울산플랜트노조 조합원, 금속노조 조합원, 코오롱노조 및 금강화섬 노조 조합원 등 3천 5백여 명의 노동자들이 참여했다.

집회는 경찰 측이 집회 장소인 체육관 앞 차량 통제를 하지 않아 집회 장소를 확보하는 동안 당초 3시 예정시간에서 30분이 지체된 가운데 시작됐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6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 우리는 상반기 투쟁을 마무리 하고 새롭게 노무현 정권과 자본의 총체적인 노동탄압 공세에 대한 대정부 투쟁의 결의를 다지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는 말로 대회사를 시작했다.

이수호 위원장은 이어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 동지들을 비롯해 820만 비정규직의 노동 3권을 되찾기 위한 역사적 투쟁이 시작되고 있다“며 "70만 조합원의 자주적 노동운동 역량을 모아 이제 전체 노동자들의 노동 3권 쟁취를 위해 민주노총이 강력한 대중투쟁을 펼쳐야 하며 그것은 지역과 연맹을 넘는 계급적 단결과 투쟁으로만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정광훈 민중연대 상임의장, 이용식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등의 연대발언에 이어 단상에 오른 이영섭 민주노총 충북본부 본부장은 “오늘 연단에선 모든 분들이 하이닉스-매그나칩 투쟁이 전체 비정규투쟁의 상징적 투쟁이라는 올바른 진단들을 해주었다”며 “그렇다면 우리가 이 상징적인 투쟁을 어떤 식으로 지켜나가야 할지 명확하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이영섭 본부장은 “항간에 하이닉스 투쟁을 ‘정규직화 쟁취’가 아닌 ‘지회인정, 원직복직’으로 투쟁이 정리되려 한다는 풍문이 돌고 있는데, 간절히 그것이 풍문이기를 바란다”고 지적하고 “만약 하이닉스 동지들이 어떤 식으로든 비정규직으로 복직한다면 이는 비정규직 철폐를 말하는 우리 민주노총의 모든 주장이 궁극에서는 거짓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영섭 본부장은 “이후 폭발적으로 조직될 비정규직 투쟁을 실질적으로 조직하고 연대할 역사적 책무를 우리 민주노총은 부여받고 있다”고 강조하고 “어떠한 사회적 협약을 한들 근본적 해결은 현장 속에서의 비타협적 투쟁으로만 쟁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두 개의 정리집회, 4명 중상에 연행자 발생하기도

오후 5시 하이닉스-매그나칩 지회 사무국장의 결의문 낭독으로 본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청주체육관에서 충북도청까지 가두행진을 시작해 충북도청 앞에서 마무리 집회를 끝으로 이날 집회를 마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6시경 도청 앞에서 본대오가 정리집회를 진행하는 동안 대오 후미 도청 서문 앞에서 경찰과 200여 명의 참가자들이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날 경찰은 청주체육관과 충북도청에 37개 중대를 사전 배치하고 삼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경찰은 마무리 집회가 진행되는 도청 주변에는 20개 중대가 도청을 에워싸는 준비성을 보였다.

도청 주변과 골목까지 빼곡히 들어찬 전경을 지켜보던 하이닉스-매그나칩 지회 조합원들과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 "하이닉스-매그나칩 조합원들에게 그동안 가해진 폭력을 어떻게 설명할 거냐", "도지사는 책임있는 답변을 내놓으라"는 분노가 터져나왔고 이들이 도청으로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이 물대포를 쏘며 진압에 나선 것.

불과 100여미터 거리를 두고 도청 앞 본대오에서는 구호와 투쟁가 속에 정리집회가 진행되고 있었고, 도청 서문 앞에서는 경찰의 물대포에 격앙된 조합원들이 쇠파이프를 들고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4명의 조합원이 중상을 입었고, 충북본부에 따르면 이들은 각각 머리에 10바늘, 15바늘을 꿰매는 부상과 턱뼈 코뼈 등이 주저앉는 부상을 입어 청주 효성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연행자도 3명 발생했으며, 이 중 2명은 바로 훈방조치 됐으나 1명은 청주 동부경찰서에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의 충돌로 바닥에 뿌려진 핏자욱.

초기 충돌 이후 6시 10분 경 부터 한 시간 가량 경찰과 집회참가자들의 대치는 이어졌으나 다행히 이후 물리적 충돌은 없었으며, 7시 20분경 남궁사거리에서의 정리집회를 끝으로 이 날 대회는 마무리됐다.

정리집회는 타 연맹 참가자들이 이미 도청 앞 1차 정리집회를 마치고 자리를 떠난 상황에서 500며 명의 금속노조 조합원과 충북본부 등이 자리한 가운데 약식으로 진행됐다.

강승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6월 정부여당의 비정규법안을 저지했고, 비정규직 철폐 투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민주노총은 다음달 8일 금속노조 권역별 집회, 20일 양대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안)에 배수진을 치고 투쟁할 것이며 그래도하이닉스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총연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영섭 민주노총 충북본부장은 "오늘 싸움이 무척 아쉬운 싸움이었다“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이영섭 본부장은 ”그러나 하이닉스 동지들의 벌이는 비정규직 투쟁은 자본과 노동 어느 쪽이 분명한 자기 입장을 가지고 싸우느냐에서 판가름 날 투쟁이라는 것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며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우리의 문제로 받아 안고 노동과 자본의 이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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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거슬려요.. 이런것까지 보는 내가 이상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