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 회장, 스리슬쩍 구속집행정지 신청

‘범털’ 집합소 세브란스 특실 생활 중, 결국 각본대로 가나

세인의 눈과 귀가 삼성 향하고 있던 17일, 구속집행정지 신청

  최근 출간된 한 책의 표지
시민사회가 삼성제국에 선전포고를 한 17일, 세인의 눈과 귀가 삼성을 향하고 있는 틈을 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재판부에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에 대해 공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6부는 병원소견서, 검찰 의견 등을 참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우중 전 회장의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곳이 ‘범털 전문 의료기관’ 세브란스 병원이고 검찰 일각으로부터 김 전 회장이 ‘차라리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으면 좋겠다’는 발언들이 새어나온 점 등을 감안하면 구속집행정지는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결국은 ‘각본’대로 가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김우중 전 회장에 대한 수사와 함께 ‘김대중 정권의 출국 권유설’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으나 조사를 얼마 진행하지도 않아 채권단이나 정ㆍ관계 인사들이 직접 출국 을 권유했거나 출국을 조건으로 반대급부를 내세운 정황이 없어 범인도피 등 형사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잠정 결론을 냈다고 언론에 흘리고 있는 형편이라 ‘각본설’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 해외 도피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던 이기호, 이헌재 당시 금감위원장, 오호근 당시 기업구조조정위원장, 이근영 당시 산업은행 총재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기호 전 수석에게는 이메일로 질문지를 발송하고 이헌재 전 금감위원장에게는 서면으로 질문지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오호근 전 구조조정 위원장도 몸이 아파 조사를 제대로 못하고 이근영 전 총재만이 한차례 검찰에 출석한 것으로 알려져 과연 검찰이 외압의 실체를 규명할 의사가 있는지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병원 들락날락하다 결국 구속집행정지 신청, 수사 난항 겪을 듯

한편 지난 6월 14일 귀국한 김우중 전 회장은 스스로 충분히 조사를 받고 수감생활을 할 수 있다고 밝혔고 건강 상태가 생각보다 양호하다는 판단아래 구치소에 수감됐지만 지난 달 2일 아주대 병원 외래 진료를 시작으로 병원을 들락날락 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15일에는 세브란스 병원에서 5일 동안 지냈고 이후 병원과 구치소를 오가다 지난 광복절 연휴부터 세브란스 병원 특실생활을 시작했다.

또한 김우중 전 회장의 구속집행정지 신청으로 인해 검찰의 수사는 한층 더 난항을 겪게 됐다. 검찰은 23일로 예정된 2차 공판 이전에 이미 기소된 분식회계, 사기대출, 외화유출 외에 위장계열사 운영, 계열사 부당 지원 등에 대한 공정거래법 위반혐의로 추가 기소하고 대우그룹의 해외금융조직이던 BFC(British Finance Center)의 자금 횡령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기소한다는 입장이지만 김우중 전 회장이 드러누워 병원 출장조사도 여의치 않았던 데다 구속집행정지까지 더해 설상가상의 상황에 처한 것이다.

‘범털’의 전유물 구속집행정지, ‘범털’의 안식처 세브란스 병원

구속집행정지는 건강 악화나 70세 이상의 고령 등 피고인에게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 한해 엄격하게 허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병원 등으로 주거지가 제한되지만 정·재계 거물들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다.

지난 광복절 형집행면제및특별사면복권으로 면죄부를 받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 정대철 전 의원은 구치소에서 풀려난 것이 아니고 김우중 전 회장과 같은 병원 같은 층에서 생활하다 집으로 돌아갔다.

노무현 정권이 상당히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진 정대철 전 의원은 2004년 1월10일 구속 수감됐고 올 2월17일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을 확정선고 받았지만 지난 5월 2일 형집행정지로 병원생활을 해오다 특사로 풀려났다. 정대철 전 의원의 경우 형기의 1/3도 채우지 않고 형집행정지라는 특혜를 받은 것이다.

역시 광복절에 형집행면제및특별사면복권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씨 역시 지난 2003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무려 18개월 동안 형집행정지로 바깥 생활을 했다.

게다가 ‘최규선 게이트’의 주인공 최규선 전 미래도시환경 대표의 경우 녹내장을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받아 역시 세브란스 병원에서 생활하던 중 병원 바깥과 아내 명의의 회사를 오가며 ‘왕성한 경영활동’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안기호 현자비정규직 노조 위원장 VS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김우중 전 회장 역시 정대철, 최규선, 박지원 등 김대중 정권의 거물 인사들과 마찬가지로 형집행정지->세브란스 병원 특실입원 의 수순을 밟을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지난 13일 울산지법이 구속만료 석방을 불과 이틀 앞둔 안기호 현자비정규직노조 위원장에게 회사에 48만원어치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재발부한 사안과 극심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또한 안기호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발부에 대한 현자비정규직 노조의 “수천억의 불법대선자금을 공여한 자본가들은 하나같이 불구속수사에, 유죄 판결 받더라도 때 되면 사면 받고, 구속되더라도 2~3개월만에 병보석으로 풀려난다. 그런데 이 땅 800만 비정규직의 고통 받는 삶을 개선하기 위해 목숨까지 걸어가며 싸워온 비정규직노조 위원장에 대한 사법부의 대접이 이중구속이란 말인가”라는 긴급성명이 한층 더 울림을 더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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