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열린우리당, ‘희망한국21..' 사회안전망 대책 발표

2009년까지 총 8조 6천억 원 투입해 3개 분야 22개 정책과제 실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26일 국회에서 고위당정회의를 열고, 사회양극화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안전망 대책을 확정·발표했다. ‘희망한국21-함께하는 복지’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번 대책은 △기초생활보장제도 내실화 △차상위계층에 대한 빈곤예방 및 탈빈곤 정책의 강화 △사회안전망 추진체계 개편 등 3개 분야 22개 정책과제를 담고 있다. 또 당정은 이번 대책의 추진을 위해 2009년까지 총 8조 6천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 2009년까지 복지예산 총 8조 6천억 원 투입

당정이 제시하고 있는 주요 정책을 보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내실화를 위해 당정은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을 판단하는 소득기준을 부양의무자가구의 최저생계비 130% 수준으로 완화키로 했다. 현재 ‘부양의무자가 부양능력이 없다’는 판정을 받기 위해서는 부양의무자의 소득이 해당가구 최저생계비 120%선을 초과해서는 안된다. 이에 따라 당정은 부양능력 판정 기준을 완화함으로써 11만 6천명의 신규 수급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당정은 위기상황에 처한 취약계층에 대해 일시적으로 생계·의료·주거 등의 긴급복지를 지원하도록 하는 ‘긴급복지지원법’을 제정·시행키로 했다. 이와 함께 긴급지원 인프라 구축을 위해 ‘보건복직 콜센터’ 및 시군구에 복지기획팀을 설치·운영하기로 했다.

한편, 당정은 차상위계층 빈곤예방을 위해 차상위계층 중 18세미만 아동 8만 7천명, 임산부 1만 2천명, 장애인 6만 4천명 등 총 16만 명을 선별해 2008년까지 단계적으로 의료급여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의료급여 2종 수급권자의 본인부담율을 07년부터 15%에서 10%로 인하하기로 했다.

또 주거대책과 관련 2009년까지 국민임대주택 42만호를 공급하는 한편, 11-24평형대로 평형도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정부가 다가구주택 등을 매입해 개보수 후 저소득층하게 싼 가격에 임대하는 다가구매입임대주택도 2015년까지 15만호를 확대·공급키로 했다. 한편, 이번 주거대책에는 국민연금 성실가입자, 연금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가입자 등을 대상으로한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정은 고용지원과 관련해 현재 이뤄지고 있는 자활사업과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2009년까지 현재 2만 명의 자활사업 대상을 6만 명으로 확대하는 한편, 가사 및 간병도우미 사업 등 사회적일자리를 07년부터 연간 1만개까지 확충해 차상위계층의 고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노인일자리를 현재 10만개에서 단계적으로 확대해 2009년에는 30만개의 노인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이외에도 이번 대책에는 차상위계층 중증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요양보호 서비스를 강화하는 ‘치매·중풍노인, 중증장애인 특별보호 대책’도 포함되었다. 또 지자체 주민생활지원 업무에 사회복지직 및 행정직 공무원을 확대 배치하는 등 사회안전망 전달체계의 효율화 방안도 마련되었다.

기초법 문제점 방치한 채 기초생활보장제도 내실화?


이번에 발표된 ‘희망한국21-함께하는 복지’ 대책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내실화와 차상위계층에 대한 복지혜택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스스로 밝히고 있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내실화가 이번 대책을 통해 얼마나 구현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간 빈곤 관련 단체들은 현재의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전면적 개정을 요구해왔다. 단체들은 높은 수준의 부양의무자 기준, 조건부 수급 조항 등 사각지대를 발생시킬 수밖에 없는 현행 기초법의 문제점들을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대책에는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 판정기준 완화’외에는 실질적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내실화할 수 있는 조치들이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이번 대책에는 “근로능력있는 기초수급자 중 자활사업 불성실 참여자에 대한 제재 강화 등 조건부 수급제도를 더욱 엄격히 시행한다”며 조건부 수급 조항을 강화하는 이른바 ‘도덕적 해이 방지대책’까지 포함되었다. 이번에 나온 대책뿐만 아니라 현재 보건복지부가 입법 발의한 기초법 일부개정안 역시 같은 이유로 빈곤 관련 단체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게다가 보건복지부의 기초법 개정안에는 자활사업 참여자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 관련 단체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일을 해도 빈곤한 문제부터 풀어야”

이번 정부 대책의 또 다른 축은 자활사업 확대와 사회적 일자리 창출, 그리고 이를 통한 ‘차상위계층의 빈곤예방 및 탈빈곤 정책 강화’로 요약된다. 이는 기존 정부 복지정책의 기조였던 근로연계복지의 연장선에서 제출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책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사회통합과 지속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복지투자를 인적자본투자, 사회적 투자로 인식하는 사회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사회안전망의 개혁과 근로연계복지 투자확대를 통해 소비 확대 및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복지투자로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새로운 접근”이라고 자평했다.

보건복지부의 평가대로 이번에 제출된 대책은 빈곤층의 실질적인 생활보장 방안이라기 보다‘투자’의 성격이 더 큰 듯 하다. 이번 대책이 사회적 일자리 등을 통해 차상위계층을 노동시장에 싼 값에 동원해 내는 한편, 노동하지 않는 빈곤층에게는 ‘도덕적 해이’에 대한 책임을 물음으로써 국가지출을 줄이겠다는 현 정부의 복지정책 기조가 반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간 빈곤관련 단체들은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빈곤층의 생활보장이라는 원칙 하에 노동능력유무와 관련 없이 기본생활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유의선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이번 정부 대책에 대해 “정부에서 강조하는 자활 혹은 사회적 일자리로 질 낮은 일자리를 포장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빈곤에서 탈출 할 수 있는 일자리나 제도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의선 사무국장은 이어 “일을 통한 빈곤 탈출은 노동시장에서 얘기되어져야 하는 부분이고, 복지에서 얘기되어져야 하는 부분은 일을 해도 빈곤할 수밖에 없는 현재의 모순”이라며 “정부는 빈곤의 원인과 현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예산이 덜 들고, 노동시장과 연계시킨 복지만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근태, “가난의 대물림이라는 악순환을 끊어야 사회통합 이룰 수 있다”


한편, 김근태 복지부 장관은 고위당정회의 자리에서 이번 대책에 대해 “심화되고 있는 한국사회의 빈부격차를 개선하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대책”이라며 “‘희망한국21-함께하는 복지’를 통해 빈곤층에 대한 대책과 더불어 국민통합을 이루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김근태 장관은 이번 대책으로 “패자부활전이 뒷받침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가난의 대물림이라는 악순환을 끊어야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연 김근태 장관의 말대로 이번 정부의 대책이 ‘가난이 대물림되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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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 기초생활보장제도 , 사회양극화 , 희망한국21 , 사회적 일자리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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