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 신임 노동, "김대환 장관 일 잘했다"

이상수 내정자, 환노위 인사청문회서 '친 노동' 딱지 떼려 고군분투

신임 노동부 장관 내정자인 이상수 의원의 인사 청문회가 8일 오전 11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렸다. 환노위 위원들은 이상수 내정자에게 '보은 인사'와 '불법 대선 자금'건, 비정규법안 등 현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고, 이상수 내정자는 '친 노동계 인사'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이 '노사정 대화'와 '사회적 대타협'에 대한 정책적 질문을 주로 한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선 자금 문제와 보은 인사, 부동산 투기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이 내정자에 대해 '조폭인사'라고 공격하자 우원식 열린우리당 의원이 이에 항의하고, 양 당 의원들이 서로 거드는 등 한때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상수 신임 노동부 장관 내정자가 청문회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

"대기업은 유연성, 중소기업은 안정성"

이상수 장관 내정자는 모두 발언에서 "일각에서 저에 대해 '보은 인사'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하지만 전문성, 추진력, 균형감을 갖고 있음을 아무리 강조해도 과거의 상처 때문에 믿어 주시지 않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봉사하기 위해 과거를 반성하고 새출발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또한 "경제 성장과 고용 안정이 상충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동시 달성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면서 '유연 안정성'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상수 내정자가 말하는 '유연 안정성'이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고용 지원 서비스와 비정규직의 직업 능력 개발을 강화하여, 대기업에는 유연성을 제고하고 중소기업은 안정성을 추구하겠다"는 것이었다.

'친 노동 장관'이라는 딱지에 대해서는 "과거에 많은 노동 인권을 위한 활동을 했고, 대우조선노조를 돕다가 구속된 적도 있어 현재도 노동자들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지배적이다"라면서도 "'친 노동 장관'이라는 우려를 벗기 위해 공정한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중잣대 인사, 보은 인사, 조폭 인사, 세탁 인사"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이상수 내정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겨냥해 '유권무죄 무권유죄'라고 적힌 글자판을 올려놓고 청문회를 진행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질의 서두부터 "있을 수 없는 인사이며 청문회 자체를 거부하자는 당론도 있었다"면서 "이상수 내정자는 공직 임명시 4가지 배척 사유인 부동산 투기, 준법성 부재, 도덕성 부재, 좋지 않은 여론 모두 해당된다"고 비판했다. 이상수 내정자의 노동부 장관 임명에 대해선 "이중잣대 인사, 조폭 인사, 세탁 인사, 보은 인사"라며 "이 부끄러운 청문회는 19세 이하 시청 금지를 해야 할 정도다"라고 공격했다.

신상진 한나라당 의원도 "이번 인사는 부적절하다"면서 "일반적인 국민 상식에서 벗어난 대가성 인사이며, 공직자로서 도덕성과 준법성에도 문제가 있고, 노동 행정의 직무 수행에 적정한 지 의심스럽다"고 평가했다.

"최저임금 적지 않다, 매년마다 결정해야"

한광원 열린우리당 의원은 "청문회 분위기가 너무 공격적이고 삭막해서 섬뜩하다"며 "모든 분을 대신해 장관에 임명된 것을 축하드린다"고 인사를 건넸고 굳어 있던 이상수 내정자가 이 말에 환하게 웃기도 했다. 한광원 의원의 '공정성' 문제에 대한 질문에 이상수 내정자는 "과거에는 뜨거운 가슴만 갖고 있어, '가치'는 선택이라고 생각했지만 나이 들고 보니 가치는 선택이 아니라 '조화'이더라"며 '친 노동'에 우회적으로 답변했다.

양극화 문제 해법에 대해선 노무현 대통령의 연두 회견 내용에 대체로 동의하며 "일부 대기업노조가 노사 대화는 없고 경영 참여도 어렵다 보니 임금 인상에 몰두하고 정치적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에 이해는 하지만, 임금과 고용 조건 등에 양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을 매년 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 평균 임금의 50%라는 식으로 정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에 대한 의견을 묻자 "상한선을 정하기보다 그때그때 생계비와 생산성을 고려해 환경에 맞게 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최저임금이 다른 나라에 비해 결코 적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전임 장관 입장인 '법과 원칙' 승계하겠다"

우원식 열린우리당 의원이 질의한 '사회적 대타협'에 대한 구상과 관련해서는 "정식으로 임명된 후 노사 양측을 방문해 노사정대표자회의를 열겠다"면서 "중앙에서 활성화가 잘 안되면 지역 단위의 노사정회의를 여는 등 중층적 구조를 고민하겠다"고 답변하고 "더 나아가 노사관계 로드맵 같은 내밀한 의제만이 아니라 일자리 만들기나 산업 공동화 문제도 머리를 맞대고 함께 논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제종길 열린우리당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으로는 "전임 장관은 노사 관계에 있어서나 공무원노조 문제나 퇴직연금제 문제 등 많은 일을 했고,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법과 원칙에 의해 노사 문제를 풀겠다고 하면서 노동 행정의 신뢰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크게는 전임 장관의 입장을 그대로 승계해서 해 나가되 노동 현장과 노사간 협의를 더욱 중시하겠다"고 밝혔다.

단병호 의원, "매우 실망스럽다"

"대우조선노조 관련한 대응, 전노협에 대한 애정 등 이상수 내정자에 대해선 아름다운 기억들이 많다"고 운을 뗀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노무현 정부 들어 세 번째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 이상수 내정자에게 앞선 두 장관에 대해 물었다. "권기홍 장관은 '노동부는 어디까지나 근로자 편이어야 한다'고 말했고, 김대환 장관은 '노동부는 노조부가 아니다,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상수 내정자는 두 분 중 어느 분의 생각과 가깝나"는 질의였다.

이상수 내정자는 "전임 장관들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가능하면 노사 협력과 상생에 역점을 두고 균형 있고 공정하게 중재하는 입장에 서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단지 국가 전체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노동자 위주로 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다"고 덧붙였다.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쟁점이 되고 있는 비정규직 관련 법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단병호 의원의 비정규 법안 처리와 관련한 질문에는 "하루 바삐 입법이 되어야 한다"면서도 "논의의 중심이 국회인 만큼 합의되는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단병호 의원이 "이 법이 만들어지면 적용해야 하는 책임자로써 법은 국회에서 만들면 된다는 생각은 부적절하다"고 재차 추궁하자, "정부안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가급적 정부안대로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전임 장관에 대한 답변에 "실망스럽다"고 밝힌 단병호 의원은 위의 답변에 "점점 더 실망이다"라고 평하며 비정규 법안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기간제 노동자 사유제한에 대해 물었다. 이상수 내정자는 "사실상 근로계약이 반복 갱신이 가능하고 기업이 자유롭게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하는 형편인데 하루아침에 사유제한을 적용하면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점진적으로 기간제한을 두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결론적으로, 이상수 신임 노동부 장관 내정자는 보수 진영의 우려처럼 '친 노동계 인사'가 아니라, 오히려 '대기업노조의 양보', '사회적 대타협'을 주장한 전임 김대환 장관 및 노무현 정부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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