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죽여라”, 덤프연대 총파업은 계속된다

[인터뷰]총파업에 돌입한 김금철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 덤프분과 의장

“차라리 죽여라”

여의도에 모인 덤프노동자의 목에 걸린 붉은 스카프에 적힌 글귀다. 아닌 덤프노동자의 절박한 호소다.

“목수가 자신의 대패를 들고 날품을 팔면 사장입니까? 우리에게 덤프는 생존의 도구일 뿐입니다. 우리도 노동자입니다. 새벽 3시에 나가 2시간씩 줄을 서서 일을 받습니다. 하루 일하지 못하면, 하루 굶어야 하는 우리가 왜 차를 세우겠습니까? 일을 해도 늘어가는 빚.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현실이 덤프를 버리고 여의도로 오게 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차라리 죽은 목숨입니다.”
  김금철 의장

노동자지만 노동자 대우를 받지 못했던 덤프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든 지 2년이 되지 않았다. 조합원 1만3천 명, 4번째 총파업. 김금철 의장의 말은 간단하다.

“이만큼 절박하다는 겁니다. 덤프노동자 절반이 넘게 신용불량자다. 일을 안 해서 신용불량자가 된 게 아니라, 먹고살려고 일을 하면 신용불량자가 되는 현실이다.”

이만큼 절박하다

건설현장 운송을 주로 하는 덤프노동자는 건설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장마철이면 놀아야 하고, 겨울이면 쉬어야 한다. 한 해 평균 일하는 날이 절반이다. 일이 있으면 새벽 3시에 나가 저녁 8시에 집에 돌아온다.

“하루에 30만원 벌죠. 남이 보면 많다고 하죠. 일년에 절반 일하니 한달 평균 450만원. 하루 기름값이 15만원 들어요. 절반은 기름값으로 나가죠. 보험 넣고, 차 수리하고, 타이어 갈고. 한 달 150만원 벌기가 힘들어요.”

덤프 한 대 가격이 15톤이 8천만 원, 24톤은 1억 3천이다. 보통 7-8년을 운행한다. 일 년에 천만 원이 차 값으로 나가는 형편이다. 감가상각비를 수입에서 제하면, 일하지 않는 게 남는 것이다.

“찻값으로 먹고 산다고 봐야죠. 차 바꿀 때면, 계약금 낼 돈도 벌지 못해서 빚으로 시작해요. 경기가 좋지 않으면 할부를 고스란히 메워야 하니, 신용불량자 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신용불량자 되는 것은 시간문제

덤프차 무서워서 승용차 운전하기가 힘들다고 하니, 먹고 살려니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일 있을 때 한 푼이라도 더 벌라면 죽기 살기로 ‘한탕’을 더 뛰어야하니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덤프도 똑같은 화물차인데, 유류보조금이 없어요. 화물이나 덤프나 건설현장에 골재 실어 나르는 것인데 우리는 유류보조금을 받지 못해요. 화물차랑 번호판 색깔도 다르고요. 이건 잘못된 것 아닙니까?”

10년 전에는 하루 벌면 20만원이었다. 그 때 기름값은 1-2만원. 지금은 30만원 벌면 15만원을 기름값으로 낸다. 덤프노동자가 먹고살기 위해 조직을 만들고, 생존수단인 덤프를 세우고 거리로 나서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우리가 몸으로 일하는 노동자가 분명한데, 일당을 어음으로 받아요. 3개월에서 6개월짜리. 오늘 일하면 여섯 달 뒤에 받는 거예요. 이자를 받아야하는데, 어음 수수료를 6% 떼고, 중간업자가 6% 가져가고. 수입에서 부가세마저 우리가 물고 있는 현실입니다.”




생존수단인 덤프를 세우고

덤프연대는 올 상반기에는 운송료 현실화, 하반기에는 정부를 상대로 법제도 개선을 중심에 두고 사업을 벌일 것을 지난 2월 대의원대회에서 결의했다.

“조합원들의 삶이 실질적으로 좋아지게 상반기에는 운송료 현실화를 시키려고 합니다. 지역별로 싸움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여의도 집결 총파업은 지역투쟁을 전국적으로 결집하면서 각 지역의 싸움에 힘을 보태기 위한 것이지요.”

덤프연대는 4월 6일 여의도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지역에 돌아가 총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역에서 운송료를 현실화 시켜 조합원의 생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방점을 찍는다.

“6일 건설교통부와 협상을 하고 나왔더니, 총파업이 끝났다는 이야기를 일부 언론에서 흘렸지요. 택도 없는 소리입니다. 지역으로 돌아가 진행 중인 지역은 더욱 대오를 확대할 것이고, 아직 준비가 미약한 지역은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겁니다. 총파업 중단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더욱 확산된다고 봐야할 겁니다.”



“차라리 죽여라”는 얼마나 덤프노동자의 삶이 벼랑 끝에 몰려있는지를 보여주는 말이다. 인터뷰 내내 김금철 의장의 얼굴은 절박함에 굳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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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이병철

    구구절절 가슴에 와닿는 말씀입니다.

  • 박성교

    전혀 업데이트 안되넹..지금 기름값이 1650원이 넘어요 더하죠..이런 18늠에 세상

  • 이인숙

    1년에 세금내다보면 허리휘어져요..차가 패물되면 우린 무얼 가지고 다시 차를 구입하라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