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헌정기념관 농성 KTX승무원 강제 연행

19일 한명숙 총리 면담 요구하며 농성, 20일 오전 공권력 투입

[%=영상1%]


  KTX승무원 80여 명이 1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한명숙 총리 내정자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19일 저녁 9시경, 헌정기념관 로비에서 농성중인 KTX승무원들

한명숙 국무총리 내정자가 공식 취임하는 20일, 국회 안 헌정기념관에서는 농성 중이던 KTX승무원 80여 명이 경찰에 의해 짓밟혔다. 한명숙 국무총리 내정자와의 면담과 국회의 책임있는 사태 해결 노력을 요구하며 19일 낮 12시부터 국회 헌정기념관 로비에서 밤새 농성을 벌이던 KTX승무원들이 전원 연행된 것.

농성에 들어간 19일 오전부터 밤 11시경까지, 경찰이 음식물과 침낭 등 일체의 물품 반입을 금지해 굶주림과 추위에 떨며 밤새 농성한 승무원들은 20일 오전 11시 30분경 투입된 경찰에 의해 끌려나올 수밖에 없었다. 승무원들은 연행 과정에서 비명을 지르고 울음을 터뜨리며 저항했으며, 탈진한 2명의 승무원이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

  20일 오전부터 시작된 강제 연행에서 바닥에 쓰러진 한 승무원

  연행되던 KTX승무원들이 쓰러진 동료를 걱정스런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연행되고 있는 KTX승무원

  KTX승무원들이 눈물을 흘리며 연행되고 있다. 이에 격하게 항의하고 있는 이영순 의원실(민주노동당) 보좌관(오른쪽)

연행 현장에서는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보좌관들이 달려와 격렬한 항의를 하기도 했으며, 국회 밖에서는 철도노조 조합원들과 KTX승무원들이 국회 안 농성에 합류하기 위해 모여서 집회를 열다 경찰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KTX승무원 80여 명은 19일 오전 10시 '외주 위탁을 가장한 불법파견 문제와 해결방안 -KTX승무원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헌정기념관 대강의실에서 연 후, 토론을 마친 12시경 "국회까지 왔는데 이대로 돌아갈 순 없다"는 생각이 모아져 헌정기념관 로비 농성에 들어갔었다.

정지선 KTX지부 대변인을 비롯한 8명의 승무원들은 국회의원회관 7층에 위치한 한명숙 의원실에서 면담을 요구하며 동시에 농성을 진행했다. 한명숙 의원 측에서는 면담을 거절하며 농성을 중단할 것을 종용하다, 끈질긴 요구에 오후 6시경에야 수석보좌관과의 면담을 허락했지만 2시간 여에 걸친 면담에서 "당장 약속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정식으로 민원을 넣거나 공문을 보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진해 쓰러진 승무원은 여경들이 업어서 경찰버스에 태웠다.

  연행 과정에서 팔을 다쳐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승무원

  실신한 채 구급차를 기다리며 부축을 받고 있는 승무원

  경찰 버스에 태워진 한 승무원이 눈물을 흘리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20일 오전 승무원들을 연행한 경찰 측은 "국회 사무처에서 공권력 투입을 요청했다"며 "조사를 통해 퇴거불응,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행된 84명의 KTX승무원들은 현재 종로서, 남대문서, 강남서 등 서울 시내 8개 경찰서에 분산돼 조사를 받고 있다.

'딸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한 한명숙 국무총리가 KTX승무원들의 절박한 요구에 면담을 거절하고, 바로 다음날인 자신의 총리 취임일 국회 안에서 KTX승무원들이 집단 강제 연행된 사건에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