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팔 하마스 정권 붕괴작전 중단해야”

반전평화단체, 이스라엘 규탄 집회 열어

지난 달 28일부터 시작된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무차별적 군사 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공격에 대한 국제적인 항의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경계를넘어, 국제민주연대, 다함께,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인권운동사랑방 등 국내 반전·평화단체들도 10일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군사공격과 점령 중단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팔 ‘미성년자·여성’ 맞교환 석방 제시했으나, 이스라엘 미사일로 화답

대규모 공중 폭격, 미사일 공격과 탱크 등을 동원한 이스라엘 군의 이번 군사공격으로 현재까지 40여 명의 팔레스타인이 사망하고, 수 백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스라엘 군은 팔레스타인 북부와 남부지구에서 양동작전을 펼치며, 가자지구에 위치한 발전소, 공공시설 등 사회기반시설을 무차별적으로 폭격해 민간인들의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 발전소의 파괴로 현재까지 가자지구 일부 지역에는 전력이 공급되지 않고 있고, 복구에는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들이 억류하고 있는 자국 군인 길라드 샬리트 상병을 구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팔레스타인 인민저항위원회(PRC) 소속으로 알려진 팔레스타인 무장저항세력들은 지난 달 25일 팔레스타인 남부지구에서 길라드 샬리트 상병의 신병을 확보해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 인민저항위원회는 샬리트 상병 억류 직후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 중인 여성과 미성년자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며, 이스라엘 정부에 ‘맞교환’ 협상안을 제시했다. 현재까지 이스라엘에는 9천여 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들 양심수들이 수감되어 있고, 이중 미성년자와 여성은 4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그러나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 같은 팔레스타인 인민저항위원회의 협상안을 즉각 거부하고, 무조건적 석방을 종용하며 28일 대규모 군사공격을 단행했다.

"‘샬리트 구출 작전’ 아닌 ‘하마스 정권 붕괴 작전’"

정치적 협상을 거부하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무차별 군사공격을 감행하고 있는 이스라엘 정부의 태도에 대해 10일 반전·평화단체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공격의 명분으로 길라드 샬리트 상병의 구출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이스라엘 정부가 실제로 노리는 것은 팔레스타인의 현 하마스 정부를 붕괴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니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는 “하마스 정부가 집권하기 전부터 이스라엘과 미국은 하마스 정부가 집권하면, 더 이상 경제원조는 없다고 정치적 압박을 가해왔다”며 “여러 압박에도 하마스 정부가 무너지지 않자, 군사공격으로 민주적으로 선출된 하마스 정부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총선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투쟁 노선을 표방해 온 하마스 정부가 집권하자 미국과 유럽연합 그리고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무장투쟁을 포기하라”고 압박하며 경제원조까지 중단해버린 상태다. 그 만큼 미국과 이스라엘에게 있어 하마스 정부는 눈에 가시였고, 이스라엘 정부는 자국 군인의 구출을 빌미로 하마스 정부 붕괴작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허창영 인권실천시민연대 활동가는 “팔레스타인 저항세력은 이스라엘 병사 억류 이후 협상안을 제시했고, 정치적 협상을 통해 얼마든지 해결이 가능했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했다”며 “처음부터 이스라엘 정부는 샬리트 상병 구출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이스라엘 군의 이번 군사공격 양상에서도 확인된다. ‘샬리트 구출 작전’이라던 이스라엘 군의 이번 공격은 발전소와 교량, 도로 등의 주요 사회기반시설에 집중됐다. 또 지난 30일에는 하마스 정부의 내무부 청사를 공습하고, 이스마일 하니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 사무실에도 미사일 공격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번 공격이 사실상의 하마스 정권 붕괴 혹은 하마스 암살 작전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 제3차 인티파다 부를 수 있어”

미니 활동가는 팔레스타인의 현재 상황에 대해 “자국 군인 구출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공격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팔레스타인이 샬리트를 석방하거나, 하마스가 사임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한 뒤 “군사공격이 계속된다면, 팔레스타인인들의 제3차 인티파다(민중봉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집회 참가 단체들은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단체들은 항의서한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공격은 명백한 범죄 행위이며, 국가테러”라고 지적한 뒤 이스라엘 정부에 대해 △팔레스타인에 대한 군사 공격 즉각 중단 △팔레스타인 복구와 피해배상 △하마스 정부 인정과 수감자 교환 협상 진행 △군사점령 중단과 팔레스타인인들의 생존권 보장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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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 이스라엘 , 인티파다 , 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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