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광사 신도들, 부산민주노총 앞에서 노조반대집회

부산지역일반노조, 노조원 인권탄압 천태종 국가인권위에 제소

  민주노총부산본부가 있는 노동복지회관 앞을 가득 메운 삼광사 신도들. 이들은 집회를 열고 종교단체에서 노조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삼광사 신도들이 노동복지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자 부산지역일반노조 조합원들이 복지회관 내 주차장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다

천태종단 삼광사 신도들이 5일 오후 3시 부산 범일동 민주노총부산본부 앞에서 사찰내 노조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삼광사 신도들에 따르면 지난 27일 관할경찰서에 집회신고를 냈으며, 앞으로 이틀간 집회 연장할 계획이다. 이날 부산민주노총 앞 집회에는 500여 명이 신도들이 참석해 2시간 동안 집회를 가졌다.

삼광사 신도 500여 명, 노동회관 앞에서 집회 신도간부 연설 때마다 박수

이날 신도들은 집회 내내 “관세음보살”을 외며 신도 간부들이 연설을 할 때마다 박수를 쳤다. 또한 신도 중 일부는 간간히 “노조는 물러가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날 신도들이 노동복지회관 앞에서 한사코 집회를 강행한 이유는 바로 부산시 초읍동에 위치한 거대사찰 삼광사에 노동조합이 생겼기 때문이다.

삼광사에서는 지난 2005년 8월 10년 이상 장기근속 운전, 경비 노동자 30여 명이 부산지역일반노조에 ‘삼광사현장위원회’라는 노동조합을 설립했으나, 삼광사측이 이를 인정하지 않아 현재 조합원 6명만이 남아 출근투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

삼광사 신도들 “신성한 종교단체에 노조는 있을 수 없다”

  기도를 하며 관세음보살을 외고 있는 신도들. 이날 집회에는 500여 명이 신도들이 참가했다


이날 김광호 신도들의모임 위원장은 “신성한 종교단체에 노조는 있을 수 없다”며 “하루빨리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들이 탈회해 신도들과 함께 화목하게 지낼 것을 바란다”고 주장했다.

신도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법보다 우선인 것이 바로 도덕과 관습”이라며 “노조활동을 할 곳과 하지 않아야 하는 곳을 선별할 줄 아는 지혜를 가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신도들은 “삼광사는 비영리단체로 신도들의 시주금으로 직원들의 월급을 주고 있다”며 “그대들은 종교단체에서 난동을 부리며 종교인들의 수행을 방해한 것에 대해서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부산지역일반노조 “신도들, 오히려 우리 조합원들 폭행으로 몰아 고소하는 상황”


  신도간부의 성명서 낭독에 박수를 치고 있는 신도들

반면 부산지역일반노조 조합원들은 이날 노동복지회관 주차장에서 ‘부처님의 성지에 인권침해 웬말?’ 등의 피켓을 들고 대응에 나섰다. 이날 피켓팅에는 삼광사 해고된 김영기 해고노동자가 함께 했으며, 삼광사현장위원회 조합원들도 집회를 지켜봤다.

또한 조합원들은 신도들의 집회에 대해 침묵을 지키며 삼광사의 노동탄압에 대한 전단지를 신도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피켓팅에 참여한 박문석 부산지역일반노조 교육부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신도들이 집회를 연다기에, 우리들은 삼광사에서 벌어지는 인권탄압을 알리기 위해 나왔다”고 전했다.

박문석 교육부장은 “이미 오전에 삼광사노조원들의 인권탄압을 정리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했다”며 “그런데 신도들은 우리 조합원들을 오히려 폭행으로 몰아 고소하는 상황까지 왔는데, 이는 신도들의 자해공갈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경찰은 신도들의 돌발행동을 우려해 민주노총부산본부에 경찰병력을 배치했으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삼광사에서 펼쳐진 온갖 인권침해 사례들을 모아 진정 제기했다”

부산지역일반노조, 천태종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민주노총부산지역일반노조가 5일 대한불교천태종단이 삼광사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조합원들을 노골적으로 탄압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다.

부산지역일반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하며 “삼광사에서 펼쳐진 온갖 인권침해 사례들을 모아 진정을 제기했다”고 전제한 뒤 “진정서를 접수한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대한불교천태종단에 대한 인권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폭로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부산지역일반노조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최소한의 종교적 양심마저도 내버린 채 무지막지한 노조탄압과 인권침해를 일삼는 대한불교천태종단에 대해 위원회설립취지에 합당한 조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삼광사에서 10년 이상 장기근속 운전, 경비 노동자 30여 명은 지난 2005년 8월경 부산지역일반노조에 ‘삼광사현장위원회’라는 노동조합을 설립했으나, 삼광사측이 이를 인정하지 않아 현재 조합원 6명만이 남아 출근투쟁을 벌이고 있다.

앞서 부산지역일반노조는 국가인권위부산지역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삼광사에서 30여명의 노동자들이 부산지역일반노조에 조합원으로 가입한 후 1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며 “천태종단에서는 조합원들의 노동자성을 부정하고 노동조합과의 상견례를 거부하며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노골적인 탄압만을 일삼아 왔다”고 전했다.

일반노조는 종교단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된 동기에 대해 “오랜 세월동안 사찰내부에서 노동자들에 대한 인격적 무시와 일방적이고도 폭력적인 노무관리가 작동되어 왔던 것이 이유”라고 지적했다.

일반노조는 특히 조합설립 이후 천태종단의 태도에 대해 “해고뿐만 아니라 신도들의 자발적 행위로 포장하여 합법집회를 방해하고 용역깡패를 동원하고, 이들을 직원으로 채용하는것도 모자라 우리절지키기위원회를 조직하여 대규모 노조파괴결의대회를 갖고 급기야 민주노총본부에 대규모 집회까지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반노조는 조합원들에 대한 인권침해 사례로 △조합원들 업무장소에서 몰아내고 무단점거 △조합원을 상대로 집단적으로 이뤄진 욕설과 폭행 △신도들이 매일같이 고춧가루가 섞인 소금을 조합원 얼굴에 뿌리는 행위 등을 들며 “이외에도 종단내부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의 양상 또한 묵과할 수 부분이 많다”며 “일반노조는 천태종단이 종교단체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비판과 폭로를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민주노총, “종교의 자유가 있듯, 노동자에겐 노동3권이 있다” 질타

한편 민주노총부산본부는 이날 신도집회 이후 ‘종교의 자유가 있듯, 노동자에겐 노동3권이 있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노쇠한 신도들에게 진실보다는 왜곡과 기만으로 혹세무민 선동해 노동조합 활동을 탄압·왜곡하는 행위를 중단하라”라며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부정하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온갖 모욕적인 인권탄압과 폭력을 행사하고 노동조합을 불인정하는 태도부터 바꾸어야 한다”고 신도회 간부들을 질타했다.

부산본부는 논평을 통해 “신도들의 요구는 한마디로 ‘절에 무슨 노동조합이냐’며 노동조합 활동을 인정할 수 없고 노동조합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 상식이라고 주장한다”며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찾는 것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인가? 절이라는 곳은 노동자의 권리도 인정되지 않는 치외법권지역이며, 그것이 상식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부산본부는 “삼광사는 35만 신도를 이야기 하지만, 삼광사 신도의 다수가 노동자”라며 “그리고 한국사회는 1500만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있으며, 그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노동3권이라는 것이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삼광사노조의 한 조합원이 노동복지회관 내 주차장에서 신도들을 바라보고 있다

덧붙이는 말

정연우 님은 참세상 부산경남지역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