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이산다. 계속산다" 대추리 운동회

[포토스토리] 대추초등학교 운동회 풍경

2006년 11월의 마지막 일요일인 26일. 가을의 끝을 알리는 흐린 날씨 속에서 폐허가 된 대추초등학교 운동장에는 매년 열리던 운동회가 어김없이 열렸다.

  11월 26일 대추리에서는 오래오래 평화롭게 살기를 잊지않는 운동회가 열렸다

운동회는 예년과 달리 사람은 줄었다. 하지만 웃음꽃과 평화로운 시골마을의 넉넉한 삶은 그대로 담겨있었다. 운동회 소식을 듣고 찾아온 평화단체 사람들, 개인들, 학생들, 그리고 주민들 모두 즐겁기만 했다. 이날 대추리 운동회는 경쟁보다는 평화를 보여주고, 강인한 스포츠 정신 보다는 같이 계속 살아가는 모습 그 자체였다.

  운동회 시작전 몸풀기 만수무강 체조

주민들은 초등학교 운동장 한 켠을 짚단으로 쌓고 운동장을 고르게 다졌다. 학교 건물이 있던 자리는 지난 5월4일 경찰의 강제철거로 콘크리트 더미와 철근덩어리가 어지럽게 폐허를 만들고 있었지만 운동장 속 운동회는 전혀 다른 풍경으로 활기차게 진행되었다. 대추리 들어오는 입구에 경찰의 불심검문은 여전했고 멀리서 경찰버스도 보였지만 운동장은 평온했다.

많은 주민들이 이날 오전 김장을 하느라 오전엔 미리 모인 사람들의 축구경기가 한창이었다. 특별히 팀을 가르는 기준없이 누구나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 그래서 상대편은 이쪽편과 저쪽편 일 뿐이다. 11시 쯤 돼지고기와 물오징어를 운동장 한켠에서 굽기 시작한다. 막걸리가 돌고 출출하던 이들은 금새 주변에 모인다.

  운동회 시작 전부터 돼지고기와 오징어를 불판에 올렸다. 찾아온 사람 누구나 젓가락 하나만 들고 달려들면 된다.
  풍선을 모아 탱크 모형을 만들기 위해 운동회에 모인 사람들은 풍선을 불었다.
  여남소노 할 것없이 모두에게 인기 만점 널뛰기

본격적인 운동회는 낮 1시 부터 시작되었다. 간단한 개회사와 몸풀기 체조. 몸풀기 체조는 대추리 주민들의 삶을 형상화한 만수무강 춤이다. 주민들은 서로의 어색한 몸동작에 웃음꽃 터트렸다. 풍물소리는 대추리 하늘을 갈랐다. 평화를 기원하고 오래오래 대추리에 살 것을 결의하는 운동회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선수, 주심, 기자까지... 만만한 운동회가 아닌걸!!

  본격적인 운동회 시작을 알리는 풍악이 울리고.

  어우러지기 시작한다

  앗싸, 몸풀기 체조는 만수무강을 부르고

  어색한 몸동작에 웃음보가 쏟아지는데

  우리는 누가 뭐래도 이땅에서 만수무강 할 것이여.

  운동회 첫번째 순서, 박 터트리기.

  어찌나 박을 단단히 붙였던지 결국 올라가 작대기로 박을 터트렸다

  2인 3각 경기부터 본격적인 시합이 진행되었다. 형식적으로 팀이 만들어 졌지만 그냥 즐기는 경기다.



  집단 줄넘기는 특정 경기에 참가하지 않는 사람들끼리 즐기는 또 하나의 놀이

  피구

  같이살자! 잊지마, 계속살자! 기억해.

  이어서 대추리 운동회에서만 볼 수 있다는 자치기 시작하고

  모든 운동은 자세와 눈빛이 중요하다. 자치기역시 눈빛으로 기선제압을.


  아이들은 부지런히 달고나를 만들고

  운동회의 마지막 절정은 풍선으로 만든 탱크 박살내기. 주민들은 이시간을 벼르고 별렀다.


  그래, 같이산다! 계속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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