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대연합, 누가 방울을 달 것인가

민주노동당 주최 토론회서 진보진영 논쟁 벌여



진보진영의 난장이 벌어졌다. 21일 민주노동당 집권전략위원회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위기의 진보진영, 대반전 가능한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범진보개혁 단일후보’ 선출을 목표로 하는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미래구상(미래구상)(가칭)에서 각각 이상현 기관지위원장과 지금종 사무총장이 참석해 설전을 벌였다. 또 대통령까지 가세한 ‘진보 논쟁’의 핵심 주자인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와 손호철 서강대 교수가 진보대연합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민주노동당 對 미래구상, 주도권 놓고 ‘기싸움’

논쟁의 발단은 민주노동당 집권전략위원회 위원인 이상현 기관지위원장의 발제로 시작됐다. 이상현 기관지위원장은 “2007년 대선에서 진보-중도-보수의 3각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탈당파로 구성된 통합신당을 중도개혁 세력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것. “한나라당 대 반한나라당 전선으로 굳어질 경우 진보 세력이 묻힐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은 민주노동당이 진보진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민주노동당의 ‘3각 구도’에 대해 지금종 미래구상(가) 사무총장이 반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지금종 사무총장은 “한국의 중도 정치인은 보수세력과 다를 바 없다”며 “진보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중도 담론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진보-보수의 구도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래구상(가)이 목표로 하는 ‘반수구 범진보개혁세력 대연합’을 염두에 둔 주장인 것.

지금종 사무총장은 “미래구상(가) 등이 진보개혁세력의 다른 축으로 자리매김하기는 불가능하며 민주노동당 중심으로 진보의 진지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상현 기관지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민주노동당에 대해 자유주의 세력이 써먹었던 수법을 똑같이 써먹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그러나 △분배 담론만이 아닌 성장 담론을 함께 제시 △노동의 요구만이 아니라 노동의 양보를 동반 △민생과 평화를 화두로 한다는 ‘신진보주의’ 전략 등 민주노동당의 자기혁신안에 대해서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보수-진보 구도에서는 중간(중도)세력의 획득이라고 하는 과제가 보이지 않는다”며 3각 구도의 관점을 지지했다. 아울러 대중 획득이 복합적인 과정에 놓여 있음을 인정하고, 몸집을 키우기보다 대안 제시에 주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희연 교수는 “민주노동당이 나서 반신자유주의적 관점의 비정규직, 부동산 대책 등 민생 현안에 대한 급진적 개입전략을 통해 의제를 확장하고 대중의 의식지평을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범진보개혁세력이란 말 쓰지 말자”

손호철 서강대 교수는 “진보개혁세력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는 주장을 펼쳤다. 진보의 판단 기준은 시장에 대한 태도이고 신자유주의의 문제로 보았을 때, 한나라당과 같은 냉전적 보수세력과 자유주의적 중도 개혁세력이 ‘한 통속’이라는 것. 손호철 교수는 “개혁세력과 진보세력은 전혀 다른 세력”이라면서 “신자유주의 지지 세력과 반신자유주의세력은 하나가 될 수 없으며, 이를 반수구 전선에서 하나의 입장으로 보는 관점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손호철 교수는 “반신자유주의에 동의하는지가 진보진영 단결의 관건”이라고 말하며, 진보진영의 대선 목표를 제시했다. 목표 내용은 △진보 도약 △열린우리당 등 자유주의 세력을 신자유주의 비판 통해 좌경화 △한나라당 집권 저지이며, 목표간 순서가 뒤집히면 안 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또 손호철 교수는 미래구상(가)이 추진하는 범진보진영의 후보 경선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반신자유주의라는 선언적 의미에서 그치지 말고 구체적인 기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미FTA, 비정규직 문제, 공기업 민영화 등 복합적인 주제들을 놓고 ‘반신자유주의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항’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 이어 집권 이후 실제로 반신자유주의적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한 중장기적 고민을 병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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