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8일 “각 당이 당론으로 차기 정부에서 추진할 개헌의 내용과 일정을 구체적으로 명확히 제시한다면 개헌안 발의를 차기 정부와 국회에 넘길 용의가 있다”고 제안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개헌 관련 특별 기자회견에서 정당 대표 및 대선 주자들과 개헌의 내용과 추진 일정에 대해 협상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다만 “합의나 공약에는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1년 가까이 단축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며 “이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도 제안한 내용의 개헌은 반드시 발의하고 통과시킨다는 것이 당론으로 분명하게 표현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저의 이 제안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응답이나 조치가 없을 경우에는 저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다음 임시국회에 맞춰 개헌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개헌 논의 3월 중 가부 간에 판단날 것”
노무현 대통령은 당론 차원의 개헌 제시 필요성에 대해 “이전에도 다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가 뒤집었듯이 개인적 발언이나 국회 대표연설을 당론이라 말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 개헌 주장이 많았지만 전부 개인적 발언이었다. 그러니까 지켜지지 않았던 면도 있다고 생각되기도 해서 움직일 수 없는 공약으로 하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차기정부 개헌’을 주장하는 한나라당에 대해 “한나라당이 자꾸 차기, 차기 하니까 차기정부에서 (개헌이) 되려면 이 같은 요건(임기단축)이 갖춰져야 우리가 믿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개헌 반대하면 하든지, 다음 정부에서 한다면 실현가능한, 믿을만한 대안을 내달라는 뜻”이라며 “그렇게 되면 국민은 다시 속는 일도 없을 것이고 저와는 적당하게 타협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제 임기동안 개헌이 이뤄지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것만 해도 예측가능한 무엇인가 미래를 내다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각 정당 및 후보와의 협상 시기과 관련해 “그렇게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아무 반응도 없으면 더 기다릴 이유 없다”고 답했다. 협상 시한을 정해 논의를 가로막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히면서도 “전체적으로 봐서 시간이 많이 있지 않기 때문에 3월 중으로 가부간에 판단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월 발의, 대통령 선거 두 번도 할 만큼 시간 충분”
임기 내 개헌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지적에 대해 “극단적으로 비교해, 87년에 우리가 개헌을 했는데 그 때 개헌발의는 8,9월경 돼서 10월경에 개헌이 이뤄지고 12월에 대통령 선거를 했다”며 “4월에 발의하는 것이 늦다고 해야 될 이유가 없고, 국회 의결이 6월 초에 된다면 대통령 선거 두 번도 할 만큼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발의해 놓고 난 뒤에 반응이 있거나 대화가 있을 경우, 진지한 자세로 책임있게 구체적으로 제안하는 노력이 있으면 대응해서 개헌안을 철회할 건지 그대로 유지할 건지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저 정치적 공세나 성의없는 정치적 시간끌기라든지, 정략적 제기라면 대응할 이유가 없겠다”고 다시 한번 못 박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개헌 철회를 위한 퇴로 찾기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 강하게 부정하며 “개헌이 되든 안되든 발의에 목적이 있다면 거침없이 발의해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개헌 발의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개헌 자체에 목적을 두고 있다. 개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관련 입장 발표는 지난 1월 9일과 11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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