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시장은 지난 1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낙태와 관련한 질문에 “기본적으로 반대하지만, 가령 아이가 세상에 불구로서 태어난다든지 이런 불가피한 낙태는 용납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해 장애인단체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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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용어 선택에 있어 오해의 소지 있었다” 해명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단체 회원 20여 명이 캠프사무실을 점거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자 뒤 늦께 이 전 시장 측은 “장애인을 비하하기 위한 의도의 발언이 아니었다”며 “용어의 선택에 있어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 전 시장은 “모자보건법 14조에 표현된 그 자체를 너무 압축해서 표현하는 과정에서 표현이 잘못된 것 같다”며 “장애인들에게 혹시 오해와 마음 아픈 일이 생겼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 전 시장이 언급한 모자보건법은 제14조 1항에서 ‘본인 또는 배우자가 대통령령이 정하는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낙태를 허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오해”라는 이 전 시장 측의 이 같은 해명이 오히려 기름을 부은 모양새다. 장애인단체들은 이번 장애인 비하 발언은 물론, 이 전 시장이 서울시장 재임시절 시행한 장애인 정책까지 거론하며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격을 따져 묻고 나섰다.
장애인단체, “비하 발언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대통령 후보의 자세”
전장연을 비롯한 19개 장애인단체들은 17일 오전 이 전 시장 캠프사무실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시장은) 오해가 있었다면 이해를 바란다면서 지금의 파문을 오해로 치부하는 능란함까지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하며 “분명하게 ‘불구’라는 단어가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이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해야 하고, 이것이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일 것”이라고 거듭 공개 사과와 공식 면담을 촉구했다.
이들은 “불구라는 표현은 폐질․병자라는 말과 비슷한 의미로 장애인을 퇴치 또는 격리해야 하는 질병으로 치부하는 표현”이라며 “이명박 전 시장이 장애인에 대한 심각한 편견을 가지고 있음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애인단체들은 낙태와 관련된 이 전 시장의 해명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들은 “낙태를 반대한다는 것은 잉태된 생명은 어쨌든 무조건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일 것”이라며 “그러나 불구자의 낙태는 불가피하다는 것은 잉태된 생명 중 지켜질 필요가 없는 생명도 있다는 (이 전 시장의) 이중적 입장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 전 시장이 해명에서 인용한 모자보건법과 관련해서도 “장애인의 생명을 단지 의학적으로만 판단해 조치를 취할 대상으로 보고 있는 심각한 인권침해적 조항”이라고 지적한 뒤 “대선 후보라면 오히려 이 같은 법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향을 밝히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전 시장, 장애인 정책 준비되어 있긴 하나”
장애인단체들은 이 전 시장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시행된 장애인 관련 정책에 대해서도 “이명박 전 시장은 장애인의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시행한 것이 아니라 마지못해 인정하였던 것”이라며 “이마저도 여전히 생색내기 정책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낙제점을 매겼다.
이들은 “이명박 전 시장이 지금의 장애 차별적 인식을 탈피하고 장애인이 태어나도 고통 받지 않을 수 있는, 장애로 인한 모든 책임이 당사자와 부모에게 전가되지 않을 수 있는 한국사회를 만들기 위한 어떠한 의지가 있는지, 어떠한 정책이 준비되어 있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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