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강제연행, 사회적 규탄 봇물

"노무현 정부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두 번 죽였다"

지난 20일 홈에버 상암점 점거농성장에 공권력이 투입된 데 이어 오늘 새벽에도 뉴코아 강남점에서 공권력에 의한 강제연행 사태가 빚어지자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노동사회단체들이 일제히 이를 규탄하고 나섰다.

지난 29일 이랜드-뉴코아노조 조합원들이 뉴코아 킴스클럽 강남점 매장에서 점거농성을 벌여온 이래, 매일 이들을 지지하는 수백여 명의 단체 활동가들과 시민들이 매장 밖에서 이틀간 노숙농성을 하며 문화제를 여는 등 힘을 보태왔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농성장에 공권력을 투입한 정부를 비판하는 한편, '비정규직 확산법'으로 드러난 비정규직법에 대한 노동부의 책임을 물었다. 아울러 이랜드 사측에 대해 성실한 교섭을 촉구하면서, 경찰에게는 연행된 조합원들의 조속한 석방과 책임자의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노동당, "공당의 정치활동마저 탄압... 군사독재 정권과 다름없다"

단병호 의원, 천영세 의원, 심상정 의원, 문성현 대표 등을 비롯해 여러 당원들이 이랜드-뉴코아노동조합 투쟁에 합류해온 바 있는 민주노동당은 오늘 오전 당 브리핑에서 "공당 대표의 정치활동과 국회의원의 의정활동마저도 공권력으로 탄압하는 정부의 초법적 행태는 이성을 잃은 행위로 군사독재 정권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강제연행 현장에 있던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조합원 연행 과정에서 경찰에 의해 밀쳐지거나 옷이 찢겨나가는 등 수모를 당했다. 민주노동당은 "공권력으로 제아무리 가리려 해도 비정규확산법의 본질을 가릴 수 없을 것"이라며 "오늘의 폭력만행에 대해 경찰청은 서초경찰서장 등 책임자를 문책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사회당, "사측의 불성실이 점거농성 불렀다"

한국사회당도 오늘 오전 낸 성명서에서 "연행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사회당은 뉴코아 킴스클럽 강남점 점거농성에 대해 "'점거 해제 후 교섭'을 요구하며 협상을 결렬시키고 점거농성이 해제된 후에도 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은 사측이 사태를 벼랑으로 몰고 갔다"며 "이랜드 노조원들이 2차 점거농성을 감행한 것도 입을 굳게 다문 사측과 대화를 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지적했다.

한국사회당은 "정부는 사태의 근본원인인 구멍난 비정규직법을 어떻게 개정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부당하게 연행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민주노동당 당직자 등을 석방하고, 성실 교섭에 응하지 않는 사측에 보다 적극적으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전비연, "정몽구 선고는 연기,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는 폭력연행"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전비연)은 징역 6년을 구형받은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오늘로 예정된 선고공판 연기 사태도 함께 짚었다. 정몽구 회장의 선고는 돌연한 변론 재개로 8월 27일로 연기됐다.

전비연은 오늘 새벽 특수기동대가 포함된 4천6백여 명의 공권력이 투입된 뉴코아 강남점 점거농성장 강제연행 사태를 두고 "한 (노조의) 농성장에 두 차례의 공권력 투입은 유사 이래 첫 번째로, 불법부당노동행위를 일삼아온 이랜드 자본을 비호하기 위해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한국 역사에 길이 남을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 일침했다.

전비연은 오늘 폭력연행 사태와 더불어 정몽구 회장의 선고공판 연기에 대해 "7월 31일 한 날에 벌어진 두 가지의 사건, 이것이 바로 노무현 정부의 본질과 국가권력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성토했다.

노동사회단체들, "노무현 퇴진" 주장

이외에도 여러 노동사회단체들도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이윤보다인간을'은 성명서를 통해 "참여의 탈을 쓴, 군사정권을 능가하는 노무현 폭력정권 퇴진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현재 뉴코아, 홈에버가 영업을 못하는 것은 노동자들의 점거파업 때문이 아니라, 노동자들을 마음대로 해고하고 외주화시키려는 이랜드 자본과, 해고와 간접고용을 만드는 비정규악법 및 노무현 정권의 책임"이라며 "노무현 정권이 군사정권과 같이 민중들을 물리적으로 짓밟으려 할수록 투쟁은 20년 전처럼 노동자민중 대투쟁처럼 점점 거세어질 것"이라 경고했다.

'사회진보연대'도 "또다시 비정규노동자 짓밟은 노무현 정권 물러나라" 제호의 오늘자 성명서에서 노무현 정권이 '비정규 노동자 학살정권'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야만적 폭거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은 노무현 정권과 이랜드 사측에 있다"며 "비정규직을 대량 양산하고도 책임을 지지 않고 폭력만 동원하는 정부, 비정규직을 대량 해고하고 착취에만 혈안이 된 자본은 무릎 꿇고 사죄하고 비정규노동자들의 처절한 외침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