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균, "진보대연합, 진정성 안 보인다"

진보평론 가을호 '대선정국과 그 이후' 기고, 진보대연합 비판

"이번 대선은 민주노동당이 ‘여권의 제2중대’라는, 그간 자신에게 쏟아졌던 외부의 비난을 씻어내고 자신을 새로운 대안세력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그러나 이런 호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할 경우 민주노동당은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김세균 서울대 교수는 진보평론 33호(07년 가을호)에 기고한 '대선정국과 그 이후'에서 진보대연합 등 민주노동당의 대선 대응에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노동당이 제창한 진보대연합론에 대해 "진정성을 지닌 것이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진보진영 내에서 누려왔던 자신의 기득권을 외부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 과감하게 버릴 용기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신자유주의 지배체제를 타파할 수 있는 진정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노동당이 제창하는 진보대연합론이란 타 진보세력들에게 민주노동당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전술 내지 민노당 후보로 표를 모으기 위한 제스처 이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세균 교수는 "불행하게도 민주노동당은 자신의 제안이 진정성을 지닌 것으로 받아들여질 만한 어떤 진지한 시도도 아직 하지 않고 있다"며 민주노동당의 태도 변화를 제기했다.

한편 차기 정부 임기 중에 세계 대공황과 한국 경제위기의 가능성을 언급하고, 국민적 불만과 저항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세균 교수는 한국경제가 실질적인 양보적 통합책을 강구해 이런 불만과 저항을 완화시킬 수 있는 물질적 기반을 지니지 않고 있다고 보고 차기 정권에서 신자유주의 지배체제의 모순이 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유주의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해 권력이 행할 수 있는 방책의 핵심은 ‘물리적 탄압책의 강구’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의 국가체제는 노무현 정권 말기에 이르러 이미 공권력에 의한 탄압을 중심으로 삼는 ‘신자유주의 경찰국가’로 전환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김세균 교수는 진보세력의 실천에 대해 "대선 등에서 표를 더 얻기 위한 진보대연합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에 반대하고 신자유주의적 경찰국가의 탄압을 이겨내기 위한 진보대연합을 적극 추진해 나가고, 또 이런 노력을 신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를 만들어내는 자본주의를 극복해 나갈 명백한 전망과 결부시켜 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미FTA 저지, 비정규직 철폐 등 당면 신자유주의 반대투쟁으로 자본주의 극복 전망과 결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민주노동당 또는 진보대연합의 후보가 얼마나 득표를 하느냐의 문제를 넘어서는 것이며, 진보대연합 추구가 자본주의 극복 전망과 구체적으로 결부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대중의 정치적 성장을 억누르는 내부 장치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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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 대선 , 반신자유주의 , 진보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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