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운동이 노동운동의 전망이다”

[인터뷰] 서울지역간부파업 준비 중인 이재영 민주노총 서울본부장

서울지역 최초의 지역간부파업이 준비되고 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호소문을 통해 “27일은 서울지역 모든 연대단위들과 모든 현장단위 간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랜드-뉴코아 투쟁으로 대표되는 현안 비정규 투쟁 사업장 승리와 비정규 악법 폐기를 하는 날”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지난 13일부터 현장순회를 하며 파업을 조직했다. 서울지역 현장을 돌며 서울지역 간부파업 조직화에 여념이 없던 이재영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을 만났다.

  이재영 민주노총 서울본부 본부장/이정원 기자

“서울지역의 지역운동 성과 평가하는 계기될 것”

그는 서울지역 최초의 간부파업에 대해 “반드시 성사될 것”이라며 “십 수 년의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역운동의 성과를 평가할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일(27일)에 있을 ‘서울지역간부파업 결의대회’는 민주노총 서울본부가 출범 이후 최초로 단독으로 개최하는 대중정치집회이기도 하다.

이번 서울지역간부파업은 한국 사회 핵심 문제이기도 한 ‘비정규직’ 문제를 들고 진행된다. 서울지역에는 이랜드-뉴코아노조, 코스콤비정규직지부, KTX열차승무지부, 기륭전자분회, 구로선경오피스텔분회, 르네상스호텔분회, 학습지노조 한솔분회 등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영 본부장은 “비정규법 시행 이후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당하고,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하는 등 생존권을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라며 “지난 10월 말에 민주노총 전북본부가 이랜드 문제를 가지고 지역파업을 벌였는데 2천 명이나 모였다. 서울지역에서도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 우리는 ‘개미군단’이라고 부르는데 그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움직인 만큼 세상은 변한다”

이재영 본부장은 “내가 한 발 움직인 만큼 세상은 변한다”라는 말을 조합원들에게 전했다. 이재영 본부장은 “20여 년 전부터 지금이 오기까지 우리는 수많은 열사를 보냈다. 열사들의 투쟁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단순히 집회에 왔다 갔다는 의미를 넘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피부로 느끼고 비정규직 철폐의 진심을 모아내는 자리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재영 본부장은 “지역운동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했다. 어려울 때 함께 싸울 수 있고, 서로를 지켜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옆에 있는 사업장이고 노동자들이라는 것이다. 이재영 본부장은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운동이 노동운동의 전망이다”라며 “바로 옆에 있는 동지들과 기쁨을 누리고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지역사회 노동운동이 지금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현장순회를 하셨는데 서울지역파업에 대한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이정원 기자

노동자대회가 지난 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당사자들이 받아들이는 감흥이 그렇게 높지는 않은 것 같다. 비정규법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인정하고 있지만 내가 나서야 하는가에 대한 지점에서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27일은 대통령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첫날이기도 한데, 대선에 대해서도 분위기가 좋지 않다. 이전에는 노동자 출신 국회의원 만들면 고통이 해소되지 않을까라는 희망이 있었는데 9명의 국회의원이 있지만 희망이 현실이 되지 못함으로 인해 많은 조합원들이 무관심해 진 것 같다.

서울지역 최초의 지역파업이라고 들었다. 그 의미는 어디에 있는가

비정규법이 시행 되었지만, 오히려 비정규노동자들은 정리해고 당하기도 하고 노동조합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되기도 한다. 특히 서울지역에는 이런 투쟁 사업장이 많이 존재한다. 뉴코아-이랜드, 코스콤비정규직 등의 싸움이 진행되면서 여론의 관심도 받고 해서 잘 될 줄 알았지만 실제 잘 되지 않고 있다. 또한 민주노총이 이랜드-뉴코아 비정규직 문제 받아 안고 투쟁을 했지만 아직 문제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아쉬운 부분이다. 이렇게 한해가 거의 저물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또한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비정규 악법을 놓고 서울지역에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여러 가지 고민을 한 끝에 조합원 총파업을 할 수 없다면, 대신에 서울지역 간부들이라도 투쟁의 결의를 모아보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그냥 한번 하고 마는 결의대회의 의미보다는 파업이라는 용어를 써서 비정규법의 문제점을 제대로 알려내자고 결의되었다. 이는 민주노총 서울본부 운영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의되기도 했다.

서울지역이라는 특수성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다른 지역은 지역본부가 민주노총으로서의 자기역할이 확실해서 방침이 있으면 다 같이 모여서 집행하는 구조가 되어 있는데, 서울은 총연맹이 있고 산별연맹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무시할 수 없는 조건이 있다. 그래서 총연맹과 산별연맹의 방침에 의해 조직이 안 되면 어려운 구조가 서울이다.

하지만 그간 지역사업을 함께 해왔던 단위사업장들은 문제가 없었다. 굉장히 빨리 동의가 모여졌고, 단위 사업장에서 부터 지금의 간부파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었다. 중소영세사업장 흔히 우리가 ‘개미군단’이라고 부르는 부분은 잘 되는데 큰 기업단위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번 간부파업이 그간 서울지역에서 진행된 지역운동을 평가하는 잣대로 생각해도 될까.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조심스런 부분이겠지만 만약 이번 파업이 실패한다면 지역본부의 존립여부를 다시 한 번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이 든다.

이런 부분은 현재 민주노총의 산별전환 과정을 평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산별전환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산별전환은 지역산별 중심으로 가야하는데, 막상 산별전환 되는 부분을 보니 업종 위주의 산별이더라. 이러다가 과연 지역운동이 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산별전환을 하더라도 성급하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방향성을 다시 짚으면서 가야할 것이다. 그래야 지역사업이 활성화 될 것이다.

  이정원 기자

이번 간부파업의 이슈는 비정규직이다. 또한 간부파업은 대통령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날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비정규직 투쟁에 있어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행보는 어찌 평가하는가.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모두 주어진 조건 속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단지 함께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을 함께 채워주지 못한 점이 아쉬울 뿐. 누구의 잘못으로 돌리기보다는 노동자 스스로가 한 발자국만 나가줬으면 지금보다는 나은 상황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을 뿐이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비정규직 투쟁에 접근하는 방식을 놓고 여러 가지 고민을 했겠지만, 조금씩 변해갔다. 이 변화된 부분 때문에 비정규 단위들과 마찰도 있었고... 이럴 때 일수록 보다 더 정확한 원칙을 가지고 좀 더 진정성 있게 비정규직 단위 조합원들과 대화를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운영위원회에서 낸 호소문을 보면 97년 이후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평가가 있는 것 같은데

내가 평가한다는 것이 건방질 수도 있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개인이 운동하는 자세를 어떻게 갖는가라고 생각한다. 운동하는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이 현실과 원칙 사이에서 이를 잘 승화시켜서 가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지금도 어려운 국면이지만, 지금부터라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배울 수 있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지금부터라도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서 새로운 운동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간부파업을 함께 할 서울지역 노조 조합원들에게 한 마디

  이정원 기자

정규직 노동자 누구도 비정규법 관련해 잘 된 것이다 말하는 사람 없다. 이것을 막아내지 못하면 정규직도 비정규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나는 현장 돌아다니면서 노동자들이 지금까지 수많은 열사를 보내오면서 투쟁을 해왔던 역사의 결과가 지금의 대한민국의 모습이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변화를 위해서 많은 열사를 보내면서 투쟁을 해왔던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노동운동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한발 움직인 만큼 세상이 변한다는 것을 조합원들이 느꼈으면 좋겠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서 세상이 변하길 바란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것이다. 나 스스로를 변화시키면서 같이 변화할 수 있는 힘들을 이번 27일 서울지역간부파업으로 모아줬으면 좋겠다. 반드시 이날은 성사될 것이다. 노동자들의 투쟁을 함께 하기 위해 당, 학생, 빈민, 각 단체에서도 함께 하기로 결의했기 때문에 기대이상의 행사가 될 것이라 믿는다. 단순히 집회만 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어려운 현실을 같이 피부로 느끼면서 비정규법 폐기를 함께 외치자.

마지막으로 지역운동을 하고 있는 많은 노동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한다면

현안문제 발생할 때 제일 먼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지역이다. 연맹도 있지만 바로 옆에 있는 사업장 동지들이 제일 도움을 많이 줄 수 있는 것이다. 지역운동이 정말 노동운동에 앞으로 가야할 길이다. 자꾸 안에서 현실적 문제만 가지고 고민할 것 아니라 옆에 동지들과 함께 기쁨 누리고 슬픔을 나눌 수 있었으면 한다. 이것이 지역사회 노동운동이다. 함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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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서울본부 , 서울지역간부파업 ,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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