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BBK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에게 "반대 정당이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이름을 빼주면 형량을 줄여주겠다는 제의했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시사IN>, 김경준 "한국 검찰이 이명박 무서워한다"

시사주간지 <시사IN>은 4일 이 같은 내용과 김경준 씨와 김 씨 장모가 주고받은 메모를 입수해 홈페이지를 통해 보도했다.

김경준 씨가 검찰 수사를 받던 지난 11월 23일 검찰청 조사실에서 자신의 장모에게 전달한 이 메모지에는 "지금 한국 검찰이 이명박을 많이 무서워하고 있다"며 "내가 제출한 서류 가지고는 이명박을 소환 안 하려고 한다"고 적고 있다.

그는 이어 "(검찰이) 나에게 이명박 쪽이 풀리게 (진술을 번복)하면 (형량을) 3년으로 맞춰주겠다고 한다"며 "누나(에리카 김)와 보라(부인)에 대한 고소도 다 없애주고, 다스 관련해서는 무혐의로 처리해 주겠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메모지에 대해 <시사IN>은 에리카 김의 발언을 인용해 "김경준 씨가 검찰의 수사 과정을 누나 에리카 김 변호사와 부인 이보라 씨에게 전화 및 메모를 통해 상세히 전하면서 조언을 듣곤 했는데, 이 메모지는 그 일부"라고 소개했다.


"지금 한국 검찰청이 이명박을 많이 무서워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내가 제출한 서류 가지고는 이명박을 소환 안 하려고 해요．그런데 저에게 이명박 쪽이 풀리게 하면 3년으로 맞춰주겠대요. 그렇지 않으면 7~10년. 그리고 지금 누나랑 보라에게 계속 고소가 들어와요. 그런데 그것도 다 없애고．저 다스와는 무혐의로 처리해준대. 그리고 아무 추가 혐의는 안 받는데. 미국 민사소송에 문제없게 해주겠대"

검찰 '편파·축소 수사' 논란일 듯

또 <시사IN>은 기사에서 "검사들은 이명박 씨가 어차피 대통령 될 사람이어서 수사가 안 되니 기소할 수 없다고 동생을 설득했다"며 "동생이 수사에 협조할 경우 ３년을 구형해 집행유예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동생이 진술을 번복하도록 했다"는 에리카 김의 발언을 전했다.

또 이 잡지는 "검찰은 남편(김경준 씨) 혼자 이면계약서를 위조했고, 훔친 도장을 찍었다고 거짓말을 하라고 설득하고 있다"며 "부장검사와 담당 검사가 새벽 ４시까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12년을 구형하겠다고 협박했다"는 김 씨 부인 이보라 씨의 발언도 실었다.

이 같은 보도로 검찰의 축소·편파 수사 논란은 물론이거니와 대선 정국은 '김경준 핵폭탄'에 또 한번 출렁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