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북조선 검찰이 조사한다면 믿겠냐”

후보 간 첫 합동토론, BBK-대북정책 격돌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한나라당 이명박, 민주노동당 권영길, 민주당 이인제, 창조한국당 문국현, 무소속 이회창 후보 6인의 TV 합동토론회가 중앙선관위 주최로 6일 밤 처음 열렸다. 이날 토론회 주제는 정치·외교·안보 분야였지만, BBK 수사 의혹을 둘러싸고 이명박 후보와 다른 후보 간 공방이 벌어졌다. 정동영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을 맹공격하며 이 후보와 정면으로 맞붙었다.

“李와 토론 창피해” - “노무현 검찰이 조사”

정동영 후보는 “솔직히 이 자리에서 탈세, 위장, 각종 거짓말 의혹에 휩싸여있는 후보와 나란히 앉아 토론하는 것이 창피하다”고 이 후보를 노골적으로 겨냥했다.

정 후보는 “미국 같으면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이명박 후보는 토론회 자리에 앉을 수 없다”고 몰아세웠다. 이어 김경준 씨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회유, 협박에 시달렸다는 의혹을 들며 “대통령 최고의 덕목은 신뢰다. 생매장된 진실에 국민적 저항이 뒤따를 것이다”라고 이 후보를 압박했다.

이명박 후보는 “정 후보는 전쟁을 하러 토론회에 나온 것 같다”면서 “검찰을 믿지 않으면 범죄자 얘기를 믿는다는 것인가. 노무현 정권이 임명한 검찰에서 조사했다”고 반격에 나섰다. “북조선 검찰이 와서 조사했다고 하면 믿겠는가”라는 말까지 했다.

이에 정동영 후보는 “이 후보는 범죄자와 동업하지 않았나. 나라의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닌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동업했다”고 이 후보의 도덕성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검찰의 국민의 품을 떠나 이 후보의 품에 안겨버렸다”고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보다 못한 권영길 후보가 “검찰이 이명박 후보의 대변인, 경호실장이 된 것 맞다. 국민이 다 안다. 그러니 오늘은 북핵 문제 토론을 하자“고 제지했다.

대북 상호주의 찬반 논쟁 벌어져

대북정책을 둘러싼 논쟁에서 이명박, 이회창 후보는 대북 상호주의 찬성, 정동영, 권영길, 이인제, 문국현 후보는 상호주의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회창 후보는 “북한이 협조하지 않을 때 불이익을 준다는 원칙에서 북한 핵 포기를 이룰 수 있다”며 철저한 상호주의 편에 섰다.

이에 정동영 후보는 “철 지난 강경노선” “시대착오적인 관념”이라며 이명박, 이회창 두 후보를 모두 비판했다. 권영길 후보도 “60년대 반공투사 같은 모습”이라고 조롱했다. 문국현 후보는 “상호주의는 남북문제 정상화와 어긋나며, 미국의 일괄처리 방식과도 반대된다”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는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이 후보는 무늬만 보수지 진짜 보수가 아니다”라며 이명박 후보를 비판했다. 이에 이명박 후보는 “저에 대해 일관성이 없다고 하는데 인터넷을 통해 제대로 공부를 했다면 제가 어떻게 해왔는지 알게 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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