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비정규직에 굳게 닫힌 성탄절 교회 철문

이랜드 비정규직, ‘사랑의교회’ 앞에서 농성...성탄절에는 예배 예정

가장 낮은 곳에 온 예수, 그는 누구와 함께 할까

예수가 가장 낮은 곳에서 태어났다는 성탄절. 시내 곳곳은 휘황찬란한 불빛과 시끄러운 음악으로 들떠 있지만 그 곳에는 가장 낮은 곳에서 태어난 예수는 없다. 예수의 탄생을 축하한다며 온갖 장식물을 걸어 놓은 교회 안에도 예수는 없다. 예수가 함께 한다면 이들과 함께 하지 않을까.

그들은 뉴코아-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회사에서 쫓겨나 계절이 바뀌고 또 바뀌어도 갈 곳 없는 뉴코아-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 말이다.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는 교회 앞에 농성을 시작했다.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조합원들은 박성수 이랜드 그룹 회장이 장로로 있다는 강남의 ‘사랑의교회’ 앞에서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성탄절인 내일(25일)에는 홈에버 상암점 앞에서 예배도 드릴 예정이다.

“박성수 장로가 노조와 직접 교섭에 나설 수 있도록” 호소

교회 앞에서 농성에 돌입하며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는 “이랜드뉴코아 노동자들은 명동성당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농성을 하며 저희가 처한 현실을 호소하며 지낸 지가 벌써 한 달이 넘었다”라며 “이제 박성수 회장이 장로로 있는 사랑의 교회가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리고 “사랑의교회는 교회에 와서 호소하는 노동자들의 절규를 외면하지 말고, 180일 째 거리에서 고통 받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하루 빨리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호소하고, “박성수 회장이 이랜드-뉴코아 사태의 해결을 위해 직접 노조 대표와의 면담 및 교섭에 나설 수 있도록 주선해 달라”고 부탁했다.

오정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 “교회는 정치적 장소 아니다”

그러나 오정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는 지난 일요일(23일) 예배 설교에서 “교회는 정치적 장소가 아니”라며 “정치적으로 불간섭과 무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히고, 철문을 굳게 닫았다. 오정현 목사는 “그들에게 화장실도 개방하고, 필요하면 커피도 드릴 것이며 위로도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뉴코아-이랜드노조는 “우리는 사랑의교회에 커피를 마시러 온 것이 아니”라며 “우리는 박성수 장로를 십일조의 성공사례로 선전하고 극찬했던 기독교 목사님들과 이런 행태를 묵인하고 방치했던 기독교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랜드비정규직문제해결을위한기독교대책위도 “이랜드 문제는 기독교 기업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심각한 삶의 위기로 내모는 등 신앙적 정책성을 정면으로 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이랜드는 노조 간부들에 대한 해고와 고소 등 강경대응을 접고 노조와 국민이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내놓아 기독교 기업으로 이랜드 위상을 되찾아 주길 당부한다”라고 밝히고, 이랜드 사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성탄절에는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과 함께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는 오늘(24일), 민주노총 경기본부 주최로 홈에버 평촌점 앞에서 집회를 열며, 시흥점, 인천 구월점, 면목점, 중계점을 돌면서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저녁에는 사랑의교회 앞에 모여 촛불기도회를 연다.

한편, 이랜드 사측은 노조 측이 제안한 집중교섭 직전에 뉴코아노조 간부 18명, 이랜드일반노조 간부 15명 총 33명을 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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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 이랜드 , 뉴코아 , 사랑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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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당쇠

    "무거운 짐 진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가
    사랑의 교회는 "돈가진 자들아 다 내게로오라"

  • 후조

    목사가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돈과 실권을 쥔게 박성수같은 장로들인데. 한국교회는 정말 마지막 심판날에 제일 먼저 지옥불로 떨어질겁니다.

  • zz

    당회 회원의 잘못에 말 못하는 오정현 목사부터 먼저 회개해야 겠군요

  • 진짜예수

    가짜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너무 많군.. 진짜 예수는 정치적 중립이 아니라 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구.. 낮고, 천하고, 소외받는 사람의 입장을 취했다고.. 예수가 지금 사랑의 교회에 오면 아마 목사와 장로들에게 채찍을 직접 만들어 후려 칠게 분명하다고.. 그게 예수야.. 그랬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따른 것이라구..

  • 정직

    기독교에 대해서 잘못 알고 계신 분들이, 자신들의 기준으로 기독교를 강요하고, 그것을 잣대로 교회와 기독교와 세상을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자신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는 식의 강요는 옳지 않습니다. 회개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 정직2

    설사 기독교에 대해서 자신의 주장을 인정하면, 남들의 기준에 대해서도 인정하는 곳이 페어한 게임입니다. 동등한 입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하대하는 것은 독선이자 횡포입니다. 이 지면이 그런 것 같습니다.

  • 정직3

    사태에 대해서 신중하게 판단하지 않고, 군중심리에 이끌려서 서둘러 판정을 내리고, 패싸움처럼 일을 몰고가는 식의 태도는 옳지 않습니다.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까?

  • 정직4

    인터넷이나 언론에서 결국은 노조의 편을 들어주려는 시도에 대해서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노조는 다 옳습니까? 고통이 모든 행동의 정당화를 주는 것입니까? 다른 사람들의 피해에 대해서 아랑곳하지 않고 내가 힘들다고 마지막 방법이라고 하면 전부입니까?

  • 신의딸

    이나라는 사업하는사람들은 종교도갖지말아야겠군...뭐든지해결안되면 종교탓이구....성당이나 교회앞에서 시위하구...이런기사나써대는게데 비정규직을진정 위하는걸까???

  • 신의딸

    얼마후엔 이나라실업자들도 다 소망교회앞에서시위하겠군... 우는아이젖주고 가만히있으면 아무것도못챙겨먹는다는것을 자꾸주지시키는이런시위에대한옹호기사 정말지겹네요...

  • 헐....

    자기 밥그릇만 타령하는 집단으로 보인다... 자기네는 하나도 잘못한게 없고 다 남의 탓이다... 그러면서 판단하는 태도를 보면 하나님이고 신이다. 회개하라. 니탓이다. 니죄다... 자기들이 끼친 폐나 불편에 대해서는 잘못도 아니고 정당한 요구라고 한다. 어쩔 수 없다면서 이 방송사, 저 언론에 우리 반대편은 악당이고, 돈 있는 놈이라서 이길 수가 없고, 돈 없는 사람이 약자라고 우긴다. 영상의 크리스마스인데도, 영하의 날씨라고 날씨까지 우긴다.

  • 헐..........

    사측? 웃기지마라... 니들 때문에 장사 못하는 점포인들은 강자라는 말인가? 그들의 피해 보상에는 나몰라라 무책임하게 도망가겠지... 언론 플레이에 영업방해에... 그러구 특별사면 왜 안해줬냐고 따지겠지? 정말 이랜드 존경하게 된다. 사무실에서 그 난리치고 폭력을 휘둘러도 해고로 끝내는거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