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코소보 독립지지...'이중 잣대' 비난

러시아, "독립선언 무효, 그루지아 분리세력 지원" 맞불

미국과 영국 등 서방세계의 적극적 지지를 얻어 17일 코소보가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후, 코소보의 지위인정을 놓고 세계가 양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소보는 99년 내전 종료 당시 채택된 안보리 결의한 1244호에 따라 세르비아의 주권아래, ‘실질적인 자치’를 인정받으며, 코소보 유엔행정기구(UNMIK)와 나토주도의 평화유지군 관할아래 있어왔다.

美, “과거처럼 코소보의 친구가 될 것”

미국과 영국은 코소보의 독립선언이 나온 직후, 유엔 안보리의 결정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즉각적으로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18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파트미르 세지우 코소보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코소보가 독립, 주권국가임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전하고, “미국은 과거처럼 코소보의 파트너이자 친구가 될 것”이라며 양국간의 외교관계 수립을 시사했다.

EU 27개 회원국도 18일 브뤼셀에서 외무장관 회의를 열러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는 문제를 개별회원국에게 맡긴다는 의견을 모았다. 회의가 끝난 직후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핵심 회원국들은 잇달아 코소보의 ‘독립지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27개 회원국 중 17개 국 정도가 신속히 코소보를 독립국가로 인정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코소보에 결의안을 냈던 유엔에서는 이틀에 걸친 회의에도 불구하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독립선언은 무효”...“그루지아 분리세력 지원” 맞불

러시아는 이번 코소보의 독립선언은 국제법에 위배되며 “독립선언이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의 왕광야 유엔주재 대사도 코소보의 독립선언이 국제법의 원칙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러시아는 코소보의 독립을 지지한 미국에 맞불을 놓으며 미국의 동맹국인 그루지아 및 우크라이나 분리주의자들의 요구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다른 국가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쫓고 있다. 우리도 우리의 이해관계를 추구하는 것이 맞는지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전 소련의 일부이자 친 러시아 성향의 압하지아, 남오세티아 분리주의 세력이 그루지아에서 독립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코소보의 독립으로 지역 내 패권이 도전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번 코소보 독립은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또 하나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진다. 미국은 “미사일 방어계획”을 체첸 공화국까지 확장하겠다고 위협해 러시아를 자극해왔다.

미-영의 이중 잣대

서방에서 코소보의 독립을 지지하는 근거는 코소보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알바니아계의 요구라는 점이다. 그러나 인구 200만의 코소보에는 12만 명의 세르비아계도 거주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코소보 독립의 근거인 ‘알바니아인들의 요구’라는 민족자결의 원칙이 존중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의 진보적 저널리스트인 조지 사무엘리는 “코소보가 독립을 주장하는 단 하나의 근거는 알바니아인들이 코소보에서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알바니아인들이 코소보에서는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세르비아 전체를 본다면 작은 소수계에 불과하다. 코소보는 압도적으로 독립을 찬성할 것이지만, 세르비아는 압도적으로 반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바니아인들의 국가’라는 이유만으로 코소보의 독립이 미국과 영국 등에 의해 지지받을 근거는 빈약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필리핀에서 분리독립을 주장하고 있는 민다나오 무슬림들의 분리독립 주장도 받아들여져야 하지만, 국제사회는 필리핀 정부의 탄압에 대해서 눈감고 있다.

아울러 조지 사무엘리는 미 연방인 그루지아에 있는 남 오세티아는 독립을 요구해왔지만 국제기구에서는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2006년 11월 남 오세티아 주민들이 국민투료를 통해 그루지아로부터 독립에 99퍼센트 찬성을 했지만, 유럽 의회 등 국제사회로부터 '불필요하고, 도움이 되지 않고, 공정하지 않다'며 외면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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