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호, "신 브레튼우즈체제 반영해 한미FTA 형성"

천정배 의원 주최 '미국 금융시장 붕괴와 한미FTA' 토론회

한미FTA 체결 내용이 국제 금융위기 이전 구 시대의 낡은 프레임에 갇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미FTA 대신 새 브레튼우즈체제 등 새로운 국제금융규제 질서의 형성에 한국이 적극 이바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이를 반영해 한미FTA를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송기호 변호사는 오늘(11일) 오전 9시 천정배 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한국 금융시장 붕괴와 한미FTA’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한미FTA에서의 신 금융상품 조항과 한미FTA 외환 세이프가드 조항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송기호 변호사는 한미FTA에서의 신 금융상품 조항(13.6조, 부속서한)에 대해 “한국 현지 영업(‘상업적 주재’)을 조건으로 신금융서비스를 허용”하고, 한국 금융당국 인가권 조항의 실상에 대해 “자본시장통합법(2009년 2월 시행 예정)의 포괄주의로 인하여 무의미”하게 된다고 말했다.

외환 송금 제한 조치 규정(한미FTA 부속서 11-사)과 관련 송기호 변호사는 “‘외국인 직접투자’와 연계된 대외 송금에 대해 한국이 외국환거래법에 따른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미FTA에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한 정의를 두지 않아 IMF의 ‘국제수지 매뉴얼 5판’의 판단 기준인 ‘기업에서의 지속적 이해관계의 획득’에 따라 10% 미만의 주식 투자도 해당할 수 있어, 자본 유출이 사실상 자유롭게 된다는 설명이다.

송기호 변호사는 “한국은 미국과 사전 ‘조율(coordinate)’을 하지 않는 경우 ‘경상거래’와 관련된 대외 송금에 대해 세이프가드 조치를 할 수 없고, 기타 투자 영역의 자본 거래 분야(장기 회사채의 일시 상환 송금과 같은 거래와 관련된 송금)를 제한하려고 할 경우, 미국의 상업적.경제적 또는 재정상의 이익에 대해 불필요한 손해가 생기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문제로 지적했다.

채지윤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원도 “한미FTA 금융서비스 부문의 신금융서비스를 통한 파생상품시장 개방은 파생상품을 포함한 금융기법의 노하우가 부족한 국내 금융기관과 시장을 거대한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이라며 “파생상품 및 관련 시장의 감독과 규제에 대한 면밀한 제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지윤 연구원은 자본시장통합법에 대해 “본래 취지는 금융시장의 발전이 실물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인데 투자은행의 시스템 리스크 측면에 대해 인식하여 투자은행이 주 무대로 하는 금융시장의 위기가 실물경제의 위기로도 작용할 위험이 있다”고 문제 삼았다. 자본시장통합법과 한미FTA가 적용되면 사실상 파생상품시장에 대한 규제가 없어지게 된다.

글로벌 신용경색과 금융위기를 맞아 월가와 미 금융감독당국이 자기반성을 하는 시점에서, 아직 경쟁력이 약한 국내 금융산업에 규제 완화를 통한 경쟁력 향상의 관점은 면밀한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우리가 먼저 적극적으로 재협상을 주장해 농업, 의약품, 지적재산권, 방송.문화 등의 분야에서의 손해를 만회”하고 “통상절차법을 제정해서 우리 국회가 한미FTA의 재협상 과정과 내용을 철저히 감시.감독.점검한 뒤 비준 동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