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낙하산 논란 속 노조선거 종료

이석채 전 장관 내정, 노조는 김구현 후보 당선공고

KT 사장추천위원회가 9일 문민정부때 정통부장관을 지낸 이석채 씨(63)를 신임 사장후보로 내정했다. 이 내정자는 경북 성주 출신으로 경복고, 서울대를 나온 관료 출신으로 김영삼 정부때 정통부장관과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다. 현 이명박 정부에서도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언론은 장관 재직때 이 내정자의 정통부 인맥이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에 남아 있어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KT를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지난달 26일 성명에서 이 씨를 낙하산으로 지적하면서 정권의 통신 장악음모를 규탄했다.

이 씨는 현재 SK C&C 사외이사라서 경쟁업체나 그 관계사 임직원으로 재직한 경우 대표이사로 선임할 수 없다는 KT 정관이 문제가 됐다. KT는 최근 정관을 바꾸면서까지 이 씨를 내정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KT노조는 지난달 18일 성명으로 KT 정관상의 결격사유 규정 논란에 대해 “역량과 경험이 풍부한 인재를 구하는 일임에도 조항해석을 놓고 씨름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혹여 현재의 조항해석 문제가 특정인을 배려하거나 배제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사측의 선거개입 의혹 속에 치러진 KT 노조의 임원 선거도 끝났다. KT 노조 선관위는 9일 기호 1번 김구현, 김해관 후보조가 18,635표 (68.02%)를 얻어 10대 위원장에 당선됐다고 공고했다. 선거과정에서 의혹을 제기했던 기호 2번 조태욱, 이재숙 후보조는 8,466표 (30.90%)를 득표해 낙선했다.

이에 앞서 선관위는 지난 8일 기호2번 조태욱 위원장 후보가 제기한 투, 개표 조작과 투표용지 회수 지연 등 의혹제기 내용을 조사한 결과 허위로 밝혀졌다며 조태욱 후보를 경고조치하고 이 사실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에 낙선한 조태욱 후보는 "이번 선거를 여전히 부정 조작선거로 보고 있기에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부당노동행위 등을 이유로 법률적 절차를 거쳐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밝히고,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노조에 대해 조합원들의 높은 열망을 볼 수 있었다"라며 "더욱더 낮은 곳부터 챙겨갈 것"이라고 이후 계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