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문 한장 붙인게 대화라고?”

대한통운 "고인 죽음 유감이나 우리완 상관없어"

“대화노력이요? 지난 4월 6일에 대화했다고 하는데, 그날 광주지사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경비실 앞쪽에서 농성하고 있는데 경비실에 ‘공고문’ 하나 붙여놓고 갑디다. 그게 대화노력입니까? 우리가 바로 코앞에 있었는데도 말한마디 안했으면서”

대한통운이 17일 낸 보도자료에 대한 최항렬 운수노조 화물연대 광주지부 택배분회 조합원의 말이다.

대화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택배분회 조합원들의 주장에 대해 대한통운은 “3월 31일, 4월 6일, 5월 15일 세 차례에 걸쳐 정규직(정년 58세, 4대 보험 보장) 입사를 제안하는 등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지만 택배분회의 입장은 다르다.

최항렬 조합원은 참세상과 통화에서 “대화하겠다는 사람이 경비실에 딸린 화장실조차 못가게 하나. 4월 6일 협상이라곤 공고문 하나 내놓은 거고, 이후 상황은 전혀 모른다. 대화할 용의가 있다면 언론에 대고 하는 게 아니라 우리한테 얘길 해야하는데, 이건 기만”이라고 말했다.

대한통운이 제안한 정규직 일자리에 대해서 최항렬 조합원은 “여기 정규직은 비정상적인 형태다. 정규직은 기본급 80~120만원에 개당 200원의 운송료를 받는다. 세금과 손해배상비 등도 여전히 택배기사의 몫이다. 원래 운송료 920원 받아서 간간히 생계를 유지했는데, 정규직으로 계약하면 우리는 더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통운은 보도자료에서 고 박종태 지회장의 죽음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고인은 대한통운에 입사한 택배기사도 아닐 뿐더러 제 3자여서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대한통운은 “회사에는 한국노총 산하 대한통운 노조가 있어 현행법상 화물연대와 공식적인 교섭을 할 수 없다. 개인택배사업자 각 개인과의 협의는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고로 불거진 대한통운과 택배노동자들의 노사간 갈등이 화물연대, 민주노총의 총파업과 맞물리면서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권' 문제로 쟁점이 확대되는 국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