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행위는 언제든지 그 대가를 치른다

[기고] 쌍용자동자 노동자들에 대한 국가권력의 범죄행위를 당장 멈춰라

시국선언이 전국을 뒤덮고 있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가의 직무유기를 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이다. 너무나 많은 피를 먹고 자랐던 민주주의가 순식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안타까움이다. 그러나 선언은 그저 선언에 불과한 것인가? 선언은 아무런 힘이 없는 것으로 치부되는 것인가? 버티기 전략으로 수백 만 촛불도 껐던 이명박 정부는 시국선언을 아예 무시한다.

용산에서 천주교 사제단이 단식투쟁을 하던, 평택에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옥쇄파업을 하던, 그저 그들만의 문제인양 방치하고 있다. 아니 경찰과 용역을 앞세워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데 급급하다. 북핵문제와 경제위기를 위해서는 민주주의도 국민의 권리도 언제든지 제한할 수 있다는 발상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뒷전이다. 그저 자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길만을 닦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에 대한 국가권력의 역할과 기능을 유기하고 있다. 국민에 대한 직무유기가 무성하다. 국가의 범죄행위만이 난무하다. 용산학살의 책임자는 아무도 없고 피해자만 있다. 용산학살의 희생자들은 150일이 넘게 냉동고에 갇혀 장례조차 구속당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옥쇄파업을 하면서 공장 안에 갇혀 있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모두 경찰국가와 토건국가의 힘으로 가두어 버렸다. 국민은 너무 답답하다.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기는커녕 자유롭게 숨조차 쉬기 어렵다. 거리를 나서면 경찰이 답답하게 하고 산책에 나서면 불도저가 답답하게 한다.

  쌍용차 가족 노동자들이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을 주장하며 서울에서 삼보일배를 하던 중 경찰에게 가로막혔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두 가지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나는 자본의 길을 닦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노동자, 민중의 길을 막는 것이다. 자본의 길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하거나 노동자들의 권리를 후퇴시키는 정책이다. 노동자들이 실업자로 내몰려 있는데도 이명박 정부는 모른 척 한다. 모른 척 하는 것이 아니라 노사문제라는 명분을 내세워 정리해고를 조장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문제는 결코 노사문제가 아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상, 쌍용자동차 문제는 사적 자본과 노동자의 관계로 치부될 수 없다. 쌍용자동차는 이미 국가가 관리하는 회사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국가에 부여된 이상, 이명박 정부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 국가의 기본적 의무이다. 국가가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정리해고를 철회해야만 할 이유이다. 회사를 정상화시켜 노동자들에게 노동의 권리를 보장해야 할 이유이다.

이명박 정부가 혹여 법원을 국가기구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건 아닌지. 회사는 국가가 관리하면서 노동자들의 고용문제는 노사문제라니.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한 상태에서 회사를 사적 자본에게 팔아넘기려 하면서 억지를 부린다. 억지도 최고 수준이다. 파업 노동자들을 파괴하기 위해 경찰을 동원하려는 이유도 국가회사를 보호하려는 것 아닌가!

이명박 정부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입맛에 따라 요리하고 있다. 쓰면 뱉고 달면 삼킨다. 국가기관의 정보요원들은 고기가 물 만난 듯 노동조합의 활동까지 간여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권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이명박 정부는 노동자들을 상대로 직무유기라는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정말 이명박 정부와 자본은 경제위기를 두려워하나 보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파시즘으로 회귀하니 말이다.

  가족대책위를 막아선 경찰병력

  국민여론조사 결과 79%의 대다수 국민들은 쌍용차 파업에 대한 경찰병력 투입을 반대했다.

노동자.민중의 길을 막는 전략은 더욱더 가관이다. 이명박 정부는 옛날 시집살이를 시켰던 시어머니와도 같다. 국민은 그저 시집살이 며느리로 남아 있어야 한다. 눈 감고 3년 귀 막고 3년 그리고 입 막고 3년을 지내야 했던 권위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인 지배가 부활하였다. 노동자.민중들의 요구에 대응하는 전략이 그렇다.

경찰은 이명박 정부의 전략을 차량과 번들번들한 철모와 군화로 노동자.민중의 길을 막고 있다. 2009년 6월이 어째 1987년 6월과 너무나도 흡사하다. 그 길을 가려는 국민은 가차 없이 경찰버스에 실린다. 전철의 모든 출입구는 경찰이 봉쇄하고 있다. 지상으로 나가는 것조차 막고 있다. 1987년 6월에는 시위를 하다가 잡혔을 때만 경찰버스에 실렸다. 지금은 촛불을 드는 순간 군홧발에 짓밟힌다. 내 길을 가겠다고 항의만 해도 실린다. 서울광장에 앉아서 문화공연을 즐기기만 해도 실린다.

자본의 길만을 닦기 위해 이명박 정부는 토건사업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였다. 북핵문제와 경제위기에 공동으로 대처하자는 한미동맹을 다시금 확인하였다고 금의환향인양 당당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회담 기간 내내 미국 언론의 초점이 되었다. 미국 언론은 이명박 대통령이야말로 한국의 불도저로서 그레이(gray) 뉴딜정책을 추진하여 경제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으로 보았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그린(green) 뉴딜정책과 비교하면서 평가되었다. 아마도 1920-30년대 세계적인 경제공황을 테네시 강의 개발로 미국 경제의 위기를 극복한 뉴딜정책에 빗대었을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순간, 이명박 대통령을 그레이 뉴딜정책으로 표현한 미국 언론인에게 찬사를 보냈다. 그레이(gray)는 회색 혹은 쥐색이라는 사전적 의미이지만, 독자들은 시멘트 이외에 많은 것들을 연상하고도 남음이 있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2009년 6월 8일 4대강 살리기 종합계획을 확정하여 발표하였다. 참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답다. 건설현장의 노동자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 중에 하나인 노가다라는 말을 쓰지 않을 수 없다. 건설 노동자를 폄하하려 하는 것이 아니다. 대운하건설을 4대강 살리기로 설계도면만 바꾸어 한반도 전체를 파헤치겠다는 노가다 십장 리더십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계천의 물맛을 보아서일까. 이명박 대통령은 오로지 4대강의 물맛을 고집하고 있다. 물론 그 비용은 모두가 약 22조원의 세금으로 충당한다고 한다. 건설사업이 본래의 예산보다 약 30% 정도를 더 필요로 한다고 할 때, 4대강의 물맛은 약 30조에 가까운 비용이다. 국민을 무시하려면 이 정도가 되어야 한다. 어설프게 하다가는 오히려 국민에게 무시당하기 십상이니까. 건설에 무지몽매한 국민을 지배해야 한다는 막가파 전략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노가다 십장 리더십은 이제 우리나라를 두 개의 국가로 나누었다. 하나는 경찰국가이고 또 다른 토건국가이다. 경찰의 보호 하에 불도저와 시멘트에 술을 따랐던 경인운하 발대식의 고사. 경찰은 앞으로 4대강 살리기 고사를 위해 동분서주할 것이다. 경찰은 광화문, 용산, 평택에서 전국의 4대강으로 달려간다. 노가다 십장 리더십의 그레이 뉴딜정책을 위해서 말이다.

범죄행위는 언제든지 그 대가를 치른다. 다음 국회의원 보궐선거나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하는 것을 대가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정권이 바뀌었을 때, 몇 사람이 감옥에 가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노동자, 민중들은 거리로 내팽겨지는 슬픔을 분노로 바꿀 줄 안다. 국가권력의 사기행위를 보고 더 이상 인내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체제를 딛고 넘어서는 힘을 가지고 있다. 바로 국가의 범죄행위를 저지른 세력들에게 요구하는 노동자.민중들의 징벌이다.

  평택공장은 매일 저녁 노동자들과 연대대오가 든 촛불로 가득찬다.
덧붙이는 말

김영수 님은 경상대학교 연구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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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고 , 민주주의 , 쌍용자동차 , 쌍용차 , 이명박 ,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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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nseksrmrqhr

    다중의 뜻과 마음은 나라의 마음일텐데 이렇게 엇갈린 모습들만 보게되니 안타깝습니다.

  • qnseksrmrqhr

    다중의 뜻과 마음은 나라의 마음일텐데 이렇게 엇갈린 모습들만 보게되니 안타깝습니다.

  • 도라

    한심스럽군요. 당신들이 이나라 경제 발목을 붙잡고 있네요
    빨리 집에 가서 경제 활동에 참여나 하세요.
    언제까지 이리저리 빌붙일 생각인가요?
    처 자식 앞세우면 다 되나보죠??

  • 007

    범쥐 ㅓ행위는 댓가를 치른다구요..맞아요
    곧 노조가 20만명 굶긴 댓가를 치르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