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 징계·연행에 시민사회 반발 확산

[교육희망]“교사 시국선언 정당, MB정부는 목소리 들어라”

교사 시국선언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전교조 조합원 무더기 징계 및 연행과 관련해 노동, 시민, 사회단체들이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동시에 교사 시국선언에 대한 지지도 여전하다.

  민주노동당 청소년위원회와 흥사단교육운동본부, 청소년다함께,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 등 7개 단체가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교사 시국선언은 정당하다며 징계 철회와 연행교사 석방을 촉구했다. 최대현 기자

민주노동당 청소년위원회와 흥사단교육운동본부, 청소년다함께, 한국YMCA전국연맹,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 청소년문화예술센터 등 7개 단체는 30일 서울 청운동사무소 앞에 섰다.

“민주주의 제대로 배우고 싶습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한 선생님들의 시국선언을 지지합니다!”라며 징계 철회와 연행자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권혜진 흥사단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은 “역사의 수레바퀴가 거꾸로 가고 있다. 정부는 어떻게든 국민의 목소리를 닫으려 하지만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며 “민주주의 후퇴를 막기 위해 선생님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슬기 청소년다함께 활동가는 “선생님들은 시국선언에서 국민들의 말하고 듣고 행동하는 권리를 제약하지 말라고 인권과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교과서에도 나오는 상식적인 이야기를 했다”며 “선생님들의 정당한 목소리에 정부의 불신과 반대여론이 높아질까 노심초사하여 두려워하는 이명박 정부는 폭력적인 공권력과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의 민주화는 학생들과 교사들 그리고 민주주의를 바라는 노동자, 민중들이 70~80년대 거리에서 싸우며 따낸 소중한 보물”이라며 “이러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려는 이명박에 맞선 전교조 선생님들의 시국선언은 너무나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는 하루빨리 교사들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시국선언에 귀를 기울이길 바랍니다. 탄압은 더 큰 저항만 불러올 뿐”이라며 “민주주의 후퇴에 분노하는 지식인으로서, 청소년들에게 진실을 가르치고 싶은 선생님으로서, 그리고 양심을 지키고 살고 싶은 한 인간으로서 시국선언에 참가한 선생님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든 피켓. 민주주의 제대로 배우고 싶습니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와 전국교수노조, 학술단체협의회 3단체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학생들에게 민주주의의 기본권과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는 교사들이 억압당하는 반민주적인 현실에 우리는 공분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학교 현장이 1989년의 ‘교사 대학살’ 이전으로, 다시 침묵과 굴종의 암흑 속으로 돌아가는 것을 우리는 목숨을 걸고 막을 것이다”고 말했다.

전국민주공무원노조 교육청본부 역시 같은 날 낸 성명서에서 “민주주의를 사랑하고 교사로서의 양심을 지키고자 했던 시국선언 교사들에 대한 징계와 고발을 철회하고 불법으로 강제 연행한 교사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강조했다.

“전교조 연행, 민주주의와 결별 선언과 다름 없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 29일 낸 성명에서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던 전교조 지도부를 집단 연행한 사건은 이명박 정부가 민주주의와 결별할 것임을 선언한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전교조 교사의 즉각 석방을 다시 한 번 촉구하며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억지 징계방침 역시 당장 거둬라”고 요구했다.

참여연대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시국선언 교사 중징계가 MB식 소통인가”라며 “교육현실의 울분을 표한 교사에 대한 징계는 헌법상의 기본권 말살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교과부는 징계방침 철회하고 교육시민사회단체와 ‘아이들을 살리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화의 자리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사회공공성공교육강화전북네트워크 등 지역단체들도 교사 시국선언을 지지하며 징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 교과부의 징계 방침에 따른 각 시도교육감 징계 실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