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비정규직 11명 신종플루 확진판정

열 감지 등 기본적 검사도 없어...“검사 받으러 가는 것도 연차처리”

인천국제공항에서 보안검색 업무를 맡고 있는 한 용역업체 노동자 11명이 신종플루 확진판정을 받았다. 7명은 검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최초 감염자와 함께 통근버스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통근버스는 다른 업체에서도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통근버스는 인천 시내까지 운행된다.

확진판정을 받은 노동자들과 함께 일한 한 노동자는 <참세상>과 전화통화에서 “신종플루와 비슷한 증상이 있어서 회사 측 간부들에게 말했더니 그냥 대기 장소에서 쉬라고만 했다”고 전했다. 이 노동자들에 따르면 열 감지 등 기본적인 검사도 없었으며 마스크 지급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다. 근무지 등에 대한 소독도 청소 노동자들이 락스로 닦는 것 외에는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또한 이 노동자는 신종플루 증상이 의심되어 보건소 등의 가는 일도 해당 업체는 연차처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해당 노동자들이 소속되어 있는 공공노조는 19일 성명에서 “검사결과를 대기하는 노동자들도 영종도 내 별다른 격리·치료시설이 없어 집에 귀가하는 등 부실한 사전, 사후 관리가 병의 확산을 더욱 빠르게 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고 밝혔다. 해당 노동자들이 속해 있는 용역업체는 <참세상>과 통화에서 “공사 측에서 입장이 있기 전에 말할 것이 없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공사 측에서는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검역소에서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고 했으며 보건복지부 검역지원과 관계자는 “신종플루 대응법과 주의사항을 알리고 마스크 착용 등을 권고할 뿐 나머지는 해당 업체에서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공공노조는 “인천공항의 안전한 운영을 위해서 승객은 물론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에 최선을 다해야 할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보건 당국이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손을 놓고 있다”며 “용역업체 변경에 따른 해고자들이 발생하고 상시적으로 심각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노동자들이 이제 목숨까지 내걸고 일해야 하는 상황은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