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 송전탑 의료진 올라가 농성 2명 진료

혹한에 순간적으로 의식잃고 동상까지...최병승 "뭐라도 해결돼야 내려오지"

  최병승 천의봉 두 사람이 취재진들에게 농성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 울산저널 이정호 기자]

23일 오후 2시 최병승 천의봉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간부 2명이 농성중인 울산 송전탑 위에 의료진이 올라가 농성자들들을 진료했다.

비정규직지회 박현제 지회장과 울산대병원 양동석 교수 등 의료진 3명은 23일 오후 2시 고가사다리차를 타고 두 사람이 농성중인 송전탑 위로 올라가 30분 가량 건강을 체크했다. 현대차지부 비정규직부장도 함께 올라갔다.

이날 고공 진료는 지난 20일 밤 농성중인 최병승씨가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은데다 천의봉 사무국장이 발에 동상 증세를 보이는 등 최근 혹한에 따른 두 사람의 건강에 위험신호가 왔기 때문이다.

  의료진들이 최병승씨를 진료하고 있다. [출처: 울산저널 이정호 기자]

송전탑 위 두 사람은 소형 1인용 텐트 2개에 각각 들어가 농성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 텐트는 서로의 상태를 알아보기 쉽게 투명한 비닐로 만들어져 있었다. 이 소형 텐트 옆으로 바람을 막기 위한 천막이 설치돼 있었지만 고공의 강풍을 직접 피하는 수준이었다.

최씨는 지난 20일 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비까지 오는 바람에 언 몸을 녹이기 위해 1인용 텐트를 닫은 채 가스난로를 켜놓았다가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기도 했다. 최씨는 당시 옆에 있던 천씨가 급히 깨우며 아래 쪽으로 연락을 취해 잠시 뒤 의식을 되찾았다.

천씨는 고가사다리를 타고 의료진을 따라 올라온 취재진들에게 당시 상황을 "순간적으로 산소가 부족해 의식을 잃었던 것같았다"고 설명했다.

  최씨가 진료를 받는 사이 천의봉씨가 취재진들에게 농성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 울산저널 이정호 기자]

한편 천씨도 지난 8월 파업 때 회사 경비들과 몸싸움 과정에서 발을 다쳐 철심을 막은 상태에서 농성을 진행하면서 동상 증세를 보였다. 천씨는 이날 "철심을 박은 발은 한의사의 도움으로 약을 먹고 나아가는 데 다른 쪽 발에 동상 증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의 간단한 검진을 마친 최씨는 내려가고 싶지 않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뭐라도 해결된 게 있어야 내려갈 수 있지 않겠냐"며 교섭이 마무리 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주말을 맞아 송전탑 아래에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산타 복장을 하고 서울과 부산에서 찾아온 노동자와 학생 50여명이 함께 했다. (기사제휴=울산저널)

  박현제 지회장과 의료진들이 고가사다리차를 타고 두 농성자를 만나려고 올라가고 있다. [출처: 울산저널 이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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