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반노조 배달앱 알고리즘에 거액 배상 판결

파업권 침해는 차별적 행위…5만 유로 배상해야

세계적인 음식배달 플랫폼 딜리버루가 이탈리아에서 알고리즘으로 반노조 행위를 했다가 노동자에게 거액을 배상하게 됐다.

31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볼로냐 노동법원은 딜리버루가 “법으로 보장된 파업의 권리 행사”를 처벌하는 “차별적 행위를 했다”며 배달기사에게 5만 유로(약 6650만 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영국계 음식배달기업인 딜리버루(Deliveroo)는 ‘프랭크(Frank)’라는 이름의 알고리즘을 운영해 배달기사의 업무를 평가해왔다. 즉, 프랭크가 낸 평점에 따라 배달 일거리가 주어지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이 알고리즘이 파업에 무단 결근이나 다른 사유와 같은 패널티를 부가하여 문제가 된 것이다. 불이익을 받은 해당 노동자 안토니오 프리스코(Antonio Prisco)와 이탈리아노동총동맹(CGIL)은 이것이 노동자의 파업권을 침해한다며 소송을 냈고, 결국 법원은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도 이러한 알고리즘이 의도적인 차별 조치라고 봤다.

법원은 “프랭크는 기계가 아니라 권리를 가진 노동자인 라이더의 필요에 무관심했다”며 그러나 “플랫폼은 원한다면, 라이더가 일하지 않은 이유를 고려하여 조치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의도적으로 이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타니아 스카케티 CGIL 사무총장은 평가 순위가 “무단 결근이나 질병으로 인한 병가, 파업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산업행동에 나선 사람 모두의 점수를 구별 없이 동일한 방식으로 떨어트렸다”라며 “따라서 판사는 이 평가 모델이 라이더 가용성만을 선호한 회사의 ‘의식적 선택’의 결과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언론 <일마니페스토>는 3일 “이번 판결은 유럽 최초로 디지털 세계의 노동조합의 권리를 획득하는 데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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