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공매도 아니라 부조리한 주식시장에 관한 교훈

[해외] “주식시장, 소수만 부유하게 것 외 아무런 목적도 없는 기관”

최근 미국에선 개인 투자자들이 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톱(GME)’ 주식을 집중 매수해 공매도에 나선 헤지펀드들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이는 코스피를 포함해 세계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이나 공매도 문제 등으로 한국에서도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미국 사회주의 언론 <자코뱅>의 더그 헨우드는 게임스톱 버블 논란은 개미들이 공매도 세력인 헤지펀드를 철퇴한 이야기가 아닌 부조리하고 쓸모없는 주식시장에 관한 교훈이라고 강조한다.

[출처: 자코뱅]

2021년의 거대한 게임스톱 버블 뒤에 있는 온라인 장난꾼들은 아마도 상당한 돈을 잃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주식시장이 전혀 쓸모없다는 점을 상기시켜주기는 했다. 주식시장은 자격 없는 소수를 부유하게 만드는 것 외에는 아무런 목적도 없는 기관이다.

게임스톱 자체가 게임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지난 여름, 이 게임 소매업체는 점점 시들어가는 기업으로 알려지고 있었다. 판매가 수년간 줄었고 손해가 났다. 주식은 약 4달러에 거래됐다.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1월 27일 오후 현재, 게임스톱 주식은 한 주당 339달러가 됐다. 하루 전만해도 148달러에 불과했다. 129% 폭등한 것이다. 3일 전에는 38달러였다. 1주일도 안 돼서 거의 10배 가까이 올랐다. 왜일까?

우선 공매도 개념부터 알아보자. 공매도는 주식(또는 채권이나 금과 같은 다른 투기 자산) 가격이 하락할 것을 예상하며 거는 배팅이다. 하지만 이 내기를 하기 위해선, 아직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것을 팔아야 한다. 물론 정상적인 행위가 아니다. 소유하지 않은 것을 팔려면 우선 주식을 소유한 사람에게서 빌려야 한다. 다른 대출과 마찬가지로 빌린 자산에 대한 이자는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보증으로 중개인에게 약간의 담보물을 예치해 둬야 한다. 예상대로라면 가격이 하락하고,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다. 그러면 빌린 자산에 지불한 이자를 제외하고 원래 판매가와 마감시 구매가 사이의 차익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예상이 빗나가 가격이 오르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큰일이 난다. 주식을 사면, 쏟아 부은 자금 전체를 잃을 수 있지만 더 잃지는 않는다. 공매도의 경우에는, 가격이 오르면 얼마나 손해를 볼지 미리 정해진 한도가 없다. 그리고 만약 가격이 계속 오른다면, 당신의 중개인은 실제 돈의 형태로 더 많은 담보물을 요구할 것이다. 당신은 포기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돈을 계속 쏟아부어야 한다.

게임스톱으로 돌아가 보자. 지난 8월, 온라인 애견식품점 쉐위(Chewy)를 창업해 상당한 수익을 내고 판 투자자 라이언 코헨이 게임스톱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는 게임스톱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해야 한다며 많은 상점을 닫고,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쇠약해진 이 소매업체에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던 투자자들은 주식을 급등 시켜 11월 말까지 주가를 3배로 끌어올렸다. 그것은 아마도 정당하지 않은 낙관론이었지만 터무니없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일부 헤지펀드, 특히 멜빈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이를 망상이라고 믿으며 게임스톱을 공매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딥퍼킹밸류(Deep Fucking Value)로 알려진 유저와 함께 (레딧에 있는 미국의 주식 게시판인) 월스트리트베츠에 시동이 걸렸다. 그들은 단순히 돈을 벌려는 생각뿐만 아니라, 일부 헤지펀드들을 파산시킬 수 있다는 무모한 생각에도 동기 부여를 받았다. 이들은 주식을 대거 매입하기 시작했고, 이어지는 가격 상승으로 인해 멜빈과 같은 헤지펀드에 손실을 냈다. 개미들과 더불어 그들의 주식 수요는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게임스톱은 우리 시대의 대단한 버블 중 하나로 변모했다. 지난 1월 26일 화요일, 게임스톱의 총 시장가치가 이 소매점의 108배에 달하는, 가장 큰 주식인 애플보다 더 많은 주식들이 거래됐다.

버블이란 것은 항상 폭락으로 끝나기 때문에 주식을 팔지 않은 개미들의 지갑은 더욱 얇아질 것이다. (놀랍게도, 멜빈이 화요일 늦게 매도 입장을 마감했다는 뉴스가 이 파티의 흥을 깨지는 않은 것 같다. 때론 버블은 보통 한낱 합리주의자들이 예측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한다.) 한편, 몇몇 월스트리트 사람들이 개미들의 행동에 대해 뭔가 불공평하다고 불평하는 것을 보면 재미있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그들이 항상 서로와 일반 대중들에게 해온 일종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익에 따라 주식을 떠벌리거나 깎아내리기도 하고, 약하거나 취약하게 보이는 플레이어에 대해 늘 음모를 꾸며댔다. 단지 그들을 지금 야유하고 있는 딥퍼킹밸류와 같은 이름을 가진 투기꾼들은 그들과는 다른 류의 사람들일 뿐이다. 그들은 20대의 차고가 있는 대저택에 살지 않는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이런 게임들이 어떻게든 주식시장의 기능을 왜곡한다고 생각하는 진지한 부류들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칼럼니스트 조쉬 바로는 트위터에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나는 사람들이 이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왜 주식시장이 있을까? 생산적인 회사들이 유용한 일을 하기 위해 자본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를 기본 가치에서 떨어뜨리는 것(게임스톱은 이제 베스트바이Best Buy 못지않게 가치가 높다)은 실물경제에 더 나쁜 영향을 끼친다.”

이런 논평이 웃기는 것은 저질 코미디 속에서의 진지함은 차치하고라도, 주식시장이 생산적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과는 거의 아무런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게임스톱을 비롯해 시중에 거래되는 거의 모든 주식은 수년 전 발행된 것이다. 즉, 기업들이 현실에선 한 푼도 쓸 수 없는 자금이라는 뜻이다. 기업들은 이따금 이른바 기업공개(IPO)를 통해 주식을 발행하지만, 제이 리터(Jay Ritter) 재무학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IPO는 총 6,570억 달러를 모금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건물이나 장비 등에 대한 전체 사업 투자액의 2%에도 못 미치는 규모였다. 현실 세계에서는, 바로의 상상과는 달리, 기업들은 거의 내부적으로 그들의 모든 투자 자금을 조달한다. 기업들은 주주들로부터 돈을 모으기보다는 그들에게 막대한 양의 돈을 퍼준다. 예컨대, 2000년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사(S&P) 500종 평균주가를 구성하는 500대 대기업들은 주가를 높이기 위해 8조3000억 달러를 지출했는데, 이는 이 기간 동안 수익의 절반 이상이며 20년 동안 기업 투자의 거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요즘 사장들은 주로 주식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주식 매입은 주주들을 행복하게 할 뿐만 아니라 CEO들의 급여도 살찌게 한다.

게다가, 2009년 이후 끝이 없어 보이는 주식 가격의 상승과 마찬가지로, 지난 3월 코로나19 공포로 잠시 중단되었던 이 드라마는 경제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금융 시스템을 상징한다. 특수치료시설이 가동되고 2400만 명의 사람들이 인구조사국 면접관들에게 먹고 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금융시장에 대한 수조의 정부 지원으로 인해, 금융시장에 갈 곳이 없는 엄청난 돈이 몰리고 있다. 바로는 그걸 걱정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원문] https://www.jacobinmag.com/2021/01/gamestop-stock-market-reddit
[번역] 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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