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맞이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캠페인

청소년인권단체 “나이로 대우 다르게 하는 위계적 문화, 뿌리 깊다”

어린이날을 맞아, 청소년인권단체가 나이주의와 어린이·청소년 차별을 바꾸기 위한 캠페인을 벌인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은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아랫사람NO) 캠페인 동참을 제안했다. 이 캠페인은 나이가 관계의 위아래를 나누는 기준이 될 수 없음을 기억하고 어린 사람을 아랫사람으로 대하지 않도록 약속·실천하자는 내용이다. 한국 사회의 여러 언어문화 속에 존재하는 나이주의와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차별·혐오를 지적하고 성찰하는 캠페인이기도 하다.

단체는 어린이날이 선포된 지 100년이 돼가지만 “아동학대 사건은 계속 반복되고, 방송과 길거리에서도 어린이에게 반말로 대하는 모습은 일상적”이라며 “학교와 때로는 공공기관에서도 학생에게, 어린이·청소년에게 반말을 쓰고 하대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자녀를 체벌한 얘기는 거리낌 없이 예능프로그램에서 방영”된다고 비판했다.

또 이들은 “어린이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는 나이로 경제적·사회적 대우를 다르게 하는 위계적 문화가 뿌리 깊다. 이런 나이 위계가 여러 폭력의 배경이 되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지만 어린 사람을 아랫사람으로 여기는 인식은 바뀌지 않는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캠페인 취지를 알렸다.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나의 차별에 반대하는 세 가지 선언에 약속을 해야 한다. 약속의 내용은 △나이가 위아래를 나누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고, 나이가 어린 사람을 하대하거나 함부로 대하지 않겠다 △나이가 어린 사람, 특히 어린이·청소년을 무시하거나 차별하는 호칭과 표현을 쓰지 않도록 조심하겠다 △우리 사회에서 나이 위계와 차별적인 언어와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주변에서 이러한 것에 문제를 제기할 때 함께 하겠다는 약속 등이다. 지난 3일 기준 145명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단체는 캠페인뿐 아니라, 일상 언어 속 나이 차별 문제를 비판하는 포스터도 배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배포된 ‘어린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킵시다’ 포스터는 어린 사람에게 쉽게 행해지는 반말·하대, 몸·물건에 접촉하는 행위, 없는 사람처럼 무시하는 대화를 금지한다는 것과 함께 존칭을 사용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와 함께 단체는 같은 시기부터 언어문화 속의 문제를 비판하는 글을 최근까지 12개 주제로 나눠 발표했다. 그중 ‘우리 아이’ 제목의 글은 “우리 아이들”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린이·청소년을 ‘어른들이 소유하는 존재’로 보는 동시에 ‘주체가 아닌 대상’의 자리에 두는 맥락을 갖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같은 글에서 단체는 2008년 촛불집회 당시 “‘아이들이 무슨 죄냐, 우리들이 지켜주자’라는 문구의 피켓이 널리 쓰였다. 이때의 ‘우리들’은 어른들이겠다. 당시 촛불집회 참가자 중 청소년들이 다수를 차지했던 상황이었는데도 이런 피켓이 등장한 것은 어린이·청소년을 주체가 아닌 보호 대상으로 생각하는 뿌리 깊은 습관을 보여준다”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젊은 사람들을 지칭할 때 등장하는 ‘OO 친구’라는 표현도 일종의 하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OO 친구’ 글에서 “나이가 많은 사람이 제3자에게 이야기할 때 젊은 사람을 두고 ‘그 친구는…’이라고 지칭하는 식이다. 어린이·청소년으로 구성된 집단을 부를 때도 ‘친구들’이라고 부르는 일이 꽤 잦다. 표준국어대사전도 ‘친구’의 뜻 중 하나를 ‘나이가 비슷하거나 아래인 사람을 낮추거나 친근하게 이르는 말’이라고 푼다. 즉, 친분이나 우정과 상관없이 일종의 하대이면서도 친근함을 담아서 하는 말이 ‘친구’라는 호칭인 것”이라며 ‘친구’ 호칭이 나의주의적 위계를 담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포스터를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청소년문화센터 등 60여 곳에, 그리고 개인을 통해 총 1천여 장 배포했다. 단체는 “지속해서 캠페인을 벌이며, 시·도교육청들에 제안해 학교에서부터 학생을 하대하지 않는 문화 확산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또 “언론·방송사에도 어린이·청소년에 대해 차별적 호칭과 하대를 개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캠페인 참여는 아래 링크를 통해 가능하다.

*캠페인 참여 링크
  전주 '책방 토닥토닥'에 부착된 '어린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킵시다' 포스터 [출처: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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