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재벌사내유보금 ‘1045조’로 껑충, GDP 성장률 -1%에도 증가

사회변혁노동자당, 국가책임일자리, 기간산업 국유화 운동 제기

30대 재벌 2020회계연도 사내유보금이 총 104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액수는 전년 대비 88조3675조 원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로 GDP 성장률이 -1%를 기록했는데도 재벌 사내유보금은 대폭 늘어나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재벌체제 청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회변혁노동자당(변혁당)은 12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0회계연도 30대 재벌 사내유보금을 발표했다. 재벌 사내유보금은 기업의 수익에서 각종 비용을 지출하고 남은 이익금을 동산·부동산 형태로 쌓아둔 것으로, 상당 부분이 금융자산이나 현금성 자산이다.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관계기업에 출자한 ‘투자자산’도 포함된다.

변혁당에 따르면 2020회계연도 30대 재벌 사내유보금은 1045조1301억 원으로 추산됐다. 10대 재벌 사내유보금은 871조940억, 5대 재벌 사내유보금은 701조4571억 원이다. 30대 재벌 사내유보금은 전년에 비해 88조3675조 원 증가한 것이다.

[출처: 사회변혁노동자당]

그룹별로는 △삼성 306조4467억 △현대차 143조9241억 △SK 132조1594억 △LG 61조8733억 △롯데 572조534억 △포스코 56조859억 △한화 27조1142억 △GS 28조2190억 △현대중공업 38조3894억 △신세계 19조8234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사회변혁노동자당]

변혁당은 올해부터 외부감사대상 기준을 적용해 추산 기준을 넓혔다. 지난해까지 30대 재벌 전체 상장사와 주요 비상장사를 포함한 270여 개의 법인에 대해 추산했다면, 올해는 전체 상장사를 비롯해 자산총액 500억 원 이상의 비상장회사를 합한 644개 법인의 재무제표를 전수조사했다.

그러나 지난해와 동일한 방식으로 추산해도 30대 재벌 사내유보금은 985조350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28조2724억 원이 증가했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했을 때 10대 재벌 사내유보금은 836조9939억 원, 5대 재벌 사내 유보금은 685조43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조3천억, 12조7천억 원가량 늘었다.

30대 재벌 ‘투기 부동산’, “464조~542조 원으로 추정”

30대 재벌의 ‘투기 부동산’도 천문학적 규모인 것으로 드러났다. 30대 재벌 비업무용 부동산(투자부동산) 보유 규모는 장부가액 기준 36조1694억 원을 기록했다. 장부가액은 취득원가에서 감가상각액을 제한 것으로, 실제 투자부동산의 시가 규모를 축소하는 문제가 있다. 토지 공시지가 역시 실거래가의 60~70%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30대 재벌의 투자부동산 시가는 최소 464조 원에서 542조 원까지 추정된다.

[출처: 사회변혁노동자당]

5대 그룹사의 투자부동산은 장부가 기준 삼성이 4조1168억으로 1위로 나타났다. 이어 현대차가 1조1026억, SK 8947억, LG 1조447억, 롯데 7조901억 원으로 그 뒤를 잇는다.

국토교통부가 2020년 10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2월 토지소유법인 20만3266개 중 상위 1%가 소유한 토지의 공시지가는 738조 원에 육박한다. 상위 1%(상위 2천여 개 법인) 중 1개 법인의 평균 소유가액(공시지가)도 3623억 원에 달한다. 또 경실련에 따르면 10대 재벌 계열 기업의 공시가액은 국토부 공시지가의 9분의 1에 불과하다. 따라서 변혁당은 실제 30대 재벌이 소유한 투자부동산의 공시지가 총액은 325조5천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총수 일가 승계를 위한 산업 수탈 방식

재벌 총수일가의 배당을 늘리는 추세도 계속됐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전자 순이익(개별기준) 15조6150억 원 중 무려 9조6200억 원을 배당했다. 더구나 지난 몇 년 동안 천문학적 규모의 자사주를 지속해서 매입·소각하고 있다. 2016년 이후 삼성전자가 소각하고 있는 주식은 60조 원에 달한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경우 2020년 연결기준 순이익 -7897억 원을 기록했으나 2614억 원을 배당했다. 이러한 추세에 대해 변혁당은 “주주 친화를 명분으로 한 대주주 친화책, 배당증액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은 승계를 앞둔 주요 그룹들에서 나타나는바, 기업이윤을 총수 일가 자신들을 위해 쓰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기업 규모가 클수록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도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2020년 기준 고용노동부 고용 형태 공시제 결과를 보면 비정규직 규모는 300인 이상 500인 미만 기업이 26.4%이지만, 1만인 이상 기업에서는 43.5%로 17.1% 더 높았다. 10대 기업의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전체 노동자 136만 명 중 52만 명(38.1%)이다. 삼성의 경우 비정규직 노동자의 수는 15만1천 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현대자동차 8만5천, 롯데 6만5천, SK 5만7천, 포스코 3만4천 명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비율은 GS(58.5%)가 가장 높고, 포스코(53.3%), 롯데(52.4%), 현대중공업(52.2%), 농협(42.9%), SK(37.8%)가 뒤를 이었다.

실질실업자 늘고, 산업구조조정은 가속화

기업이 천문학적인 사내유보금을 쌓고, 비정규직 사용을 늘리는 사이 실질실업자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서 2020년으로 넘어가며 ‘비자발적 일시 휴직자’는 40만에서 83만 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잠재실업자(쉬었음)도 237만 명으로 통계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실질실업자는 약 500만 명 수준으로 전년 대비 약 100만 명가량 증가했다. 실질실업자 수는 일시 휴직자를 비롯해 잠재실업자, 구직단념자, 실업자를 포함한 수치다.

반면 기업에는 공적자금이 251조 원이 투입됐다. 세부적으로 1987년 구제금융 위기 때 만들어진 ‘공적자금Ⅰ’을 통해 168조7천, 2008년 금융위기 대응을 위해 만들어진 ‘공적자금Ⅱ’를 통해 6조1693억 원이 기업에 지원됐다. 또한 예금보험공사·자산관리공사가 발행한 채권과 차관의 이자 비용 54.5조 원과 공적자금 이자 지급을 위해 정부로부터 융자받은 22조 원도 포함된다. 이조차 명목 기준으로, 이자율과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현재의 가치는 훨씬 높을 수 있다.

“국가책임일자리, 기간산업 국유화 운동 제기한다”

변혁당은 코로나19 위기에 GDP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치달았는데도 재벌 사내유보금이 대폭 증가한 이유가 재벌 총수를 위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있다고 봤다. 변혁당은 대신 현재 진행 중인 재벌 총수를 위한 산업재편을 중단하고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청년, 여성 등 노동자계층을 위해 기간산업을 국유화하고 국가가 일자리를 책임져야 한다고 제기했다.

변혁당은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산업 구조조정이 자본가에게 국고를 다시 “헌납하는 과정”이었다며 “공적자금을 투입한 기업을 모두 국유화하고 해당 기업 노동자의 총고용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표적으로 “조선산업 구조조정은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그룹 2대 주주가 돼 공적자금으로 현대중공업 정기선 체제를 안착화”하는 과정이며, 항공 산업 구조조정 역시 “산업은행이 한진칼 유산증자에 참여해 조원태 체제를 다시 만들려는 과정으로, 그야말로 문재인 정부의 국정농단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출처: 사회변혁노동자당]

기자회견에는 산업구조조정과 일자리 문제로 피해를 받는 이들이 발언에 나섰다. 신태호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수석부지회장은 “대우조선은 문재인 정권의 ‘친재벌’ 정책으로 현대중공업의 희생양이 돼 2년 동안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다. 노조는 그동안 노동자를 죽이지 말라며 투쟁을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묵묵부답”이라며 “정부는 아시아나항공도 한진칼 특혜 매각이 추진 중이다. 쌍용자동차도 외투 자본의 놀이터가 되는 현실이다. 노동자들은 재벌 사내유보금 환수를 통한 공공성 확대를 촉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건수 변혁당 학생위원장은 “여전히 한국 사회는 저임금과 실업으로 인한 전시상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제대로 된 취업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라며 “더는 불안정 일자리로 채워져서는 안 된다. 사내유보금 환수를 통해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 이를 통해 노동자 존엄이 보장되는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종회 변혁당 대표는 “재벌 사내유보금이 올랐다. 그런데 소득 불평등 지표인 지니계수도 올랐다. 이 두 수치는 양극화의 양극단을 보여준다”라며 또 “비업무용 부동산도 계속 증가 추세다. 아파트값 폭등, 부동산 문제의 실질 주범은 재벌이다. 재벌들만 혜택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재벌 사내유보금과 비업무용 토지를 환수해야 한다. 그러면 최저임금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도 시인한 부동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그래서 재벌체제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밖에 이들은 △모든 해고 금지 △국가책임일자리를 보장 △총수일가를 위한 구조조정을 중단 △공적자금투입 기간산업을 국유화 △500조원에 달하는 재벌 비업무용 부동산 환수를 통한 주거권 보장 △사내유보금 환수를 통한 생태적 산업재편 착수, 새로운 양질 일자리 창출 등을 요구했다. 끝으로 변혁당은 “IMF 구조조정 위기 당시의 희생을, 10년 전 금융위기 당시의 고통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며 “생존을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우리는 살기 위해, 재벌체제 청산을 요구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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