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노조규제 정책이 산업·노동시장 구조에 미치는 영향> 토론회에서 이용우 민변 노동위원장은 불법 다단계 하도급, 중간 착취, 임금체불, 원청사와 전문건설업체 현장관리자에게 금품을 상납 문화 등 건설현장의 문제를 지적하며 “건설현장의 고용 문제를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 노조라도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건설노조는 전문건설업체와 직접 근로계약 체결 및 단체협약 적용을 통해 다단계 하도급을 방어해왔고, 이로 인한 중간착취와 임금체불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었다. 이 변호사는 “노동조합이 그동안 해결해 온 문제마저 노조탄압으로 인하여 재발되고, 결과적으로 전근대적인 산업·고용구조가 지속될 위험이 있다”라며 “정부가 문제해결은커녕 분쟁을 장기화하는 주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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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찬흡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위원장도 “노동조합이 없었다면 건설산업과 건설기계노동시장은 더 큰 혼란에 빠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기계노동자들은 각 건설회사에 조종사로 직접 고용되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노동유연화 정책과 함께 외주화됐다. 현재는 건설현장에서 건설기계를 운전/조정하는 노동을 하기 위해선 사업자가 돼야 한다. 송 위원장은 “특수고용 형태로 건설기계노동시장 구조를 만든 이유는 명확하다”라며 “건설회사가 건설 기계 장비를 보유하고 노동자를 고용하며 감당해야 하는 비용을 모두 외주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주화된 건설현장의 가장 큰 화두는 언제나 안정된 고용이었다. 건설기계노동자들은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다 노동조합을 만들어 이를 안정화하려 했다. 대표적인 일이 수급조절이다. 건설기계 대수가 증가하면 자연스레 가동률은 낮아지고 건설기계노동자들의 노동조건도 타격을 받는다. 송 위원장은 “건설노조는 영업용 건설 기계의 대수를 제한하는 건설기계 수급조절을 요구해왔다. 2009년부터 덤프트럭과 믹서트럭, 2015년 콘크리트 펌프, 2021년 소형타워크레인에 대한 수급조절이 시행되었다”라며 “수급조절은 건설기계 고용안정에 일정정도 도움이 되었고, 다른 건설기계 기 종들 역시 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안전운임제를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화물연대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며 강경하게 진압한 정부는 올해들어 건설노조를 타깃으로 삼아 연일 구속과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는 ‘건폭(건설현장폭력)’을 바로잡겠다며 공정위를 앞세워 수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한편, 건설현장 폭력 행위를 이유로 건설노조 산하 조직들을 압수수색해 현재까지 12명이 구속된 상황이다. 또한 수백 명의 조합원들이 채용 강요 등의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