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120만명 기아사망 위기”

유엔아동기금 쪽은 이어 “바스라 폭격으로 식수공급 체계가 마비돼 많은 가정이 먹을 수 없는 물을 공급받아 현재 10만명의 어린이가 심각한 질병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우리는 평화가 오기를 희망합니다.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할 능력도 없습니다.”(네 아이를 둔 이라크 여성)-〈유엔의 기밀보고서〉(2003년 1월) 중에서
이런 간절한 호소에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이뤄졌고 밤낮을 가리지 않는 미·영군의 폭격, 오폭으로 이라크 민간인, 특히 어린이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은 최근 미·영군의 군사작전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지역의 어린이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데 우려를 표명했다. 이 기구의 벨라미 사무총장은 최근 “분쟁 중인 양쪽은 어린이의 안전에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며 “그들이 어린이들의 생명과 집과 안녕을 지키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엔의 한 기밀보고서(유엔 인도조정국의 ‘이라크 및 인근 국가에 대한 인도주의적 통합임시계획’ 2003년 1월7일)는 미국과 이라크의 군사교전이 두세 달 지속될 경우 이라크는 대규모 지상공격과 공중폭격으로 상당수의 기간시설이 파괴되고 수십만명의 난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보고서는 적어도 5살 미만 어린이 120만명이 영양실조로 죽음의 위험에 처하고 300만명의 어린이와 어머니들이 식량공급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엔아동기금은 91만명의 영양실조 어린이와 70만명의 임신부 등에게 식량공급이 필요하고 470만명이 보건의료 서비스를 받아야 할 필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100명 가운데 13.6명인 5살 이하 어린이 사망률은 1990년에 비해 이미 2.5배나 높아져 있지만 이번 전쟁으로 그 비율이 훨씬 더 높아질 것으로 유엔은 전망하고 있다.
이번 전쟁의 직접 사상자를 세계보건기구는 남부 10만, 중부 20만, 바그다드와 인근지역 20만명 등 모두 50만명으로 예상했다. 지난 걸프전 때 사상자의 90%가 민간인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어린이를 비롯한 민간인이 사상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리란 게 국제기구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허종식 기자 jo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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