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향리 주민들의 소음피해 소송 승소에 힘입어 전국 미공군기지 주변 마을 주민들이 소음피해 소송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군산미공군기지 주변 마을 주민들이 지난 10일 군산시 옥구군 선현리 선현초등학교 강당에서 '군산 미공군 비행장으로 인한 주민 소음피해 실태 공청회'를 열었다.
군산미공군기지 주변 24개 마을중 하제마을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연 공청회에는 남수라, 산동, 장선동 등지에서 250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군산기지 주변의 소음피해에 대해 지난 99년 군산시의 용역을 받아 실태조사를 벌였던 녹색연합의 이현철 씨는 "소음피해는 난청, 고혈압, 위장병, 심장계 질환 등 건강상의 직접적 피해말고도 정서가 산만하고 싸움을 잘하는 성향으로 사람의 성격에까지 영향을 미쳐 한 사람의 전 생애에 걸친 매우 심각한 피해를 낳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씨는 "군산미공군기지 주변은 비행기 소음말고도 밤마다 실시하는 엔진테스팅 때문에 일어나는 진동으로 벽이 갈라지는 등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고 말하고 "이러한 피해에 대해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지적했다.
한 맺힌 주민들
지난 98년부터 소음피해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해 승리로 이끈 매향리 미공군 폭격장 철폐 주민대책위 전만규 위원장은 "피해 받은 만큼 댓가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식들에게는 이런 지긋지긋한 비행기 소리를 물려주지 않겠다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전위원장은 "저 드넓은 기지를 돌려받아 우리 조상들처럼 다시 농사도 짓고 평화로운 마을을 만들자"면서 "이를 위한 싸움의 과정중 하나가 소음피해 소송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옥봉리에 20여년간 살았다는 차성규(67) 씨는 "위장병도 있고 성질도 나빠지고 그래도 그게 소음때문인 줄도 모르고 살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긋지긋한 비행기소리 물려주지 않기 위해
남수라에서 온 최정순(59) 씨는 "평생 이곳에서 살았지만 이런 자린 처음"이라면서 "평생을 말도 못하는 고통을 받고 살면서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동안 찍소리 한 번 못내고 살았다는 게 가장 억울하다"고 한 맺힌 말을 토했다.
3년 전에 하제마을로 이사왔다는 정현화(35) 씨는 "3년 밖에 안됐는데 벌써 귀가 잘 안 들리고 조금만 소리에도 놀래곤 한다"고 말하고 "아이들도 성격이 점점 산만해지고 집중을 못해 걱정이다"고 하소연했다.
"어제 산 장독이 비행기 진동소리에 하루만에 쩍 갈라져 버렸다" "전화통화 한 번 하려면 몇 번을 끊고 다시하고 끊고 다시 하고 한다" "늘 심장이 뛰고 두근거린다" "자식 중에 공부 잘한 놈이 없다"
이곳저곳에서 주민들의 한 맺힌 말들일 봇물 터지듯이 터져나왔다.
하제 마을에서 목회를 운영하는 김중권 목사는 "우리 주민들 가슴에 맺힌 얘기들을 대신해준 것 같아 너무나 속시원하다"면서 "하루바삐 주민대책위를 꾸려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오랜 세월 '국가안보'의 논리아래 '미군은 우리를 지켜주기 위해 있으니 우리 주민들이 참아야 한다'는 터무니없는 논리아래 찍소리 한 번 못하고 숨죽여 살아온 주민들이 이제 자신의 권리를 찾아 어떤 투쟁을 벌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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