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하는 자와 감시받는 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01/8월 프랑크 마조와예
카메라 감시 기술이 우리의 공적 공간을 감시하고 전화와 컴퓨터는 우리와 우리 아이들을 끊임없이 추적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개인 자유를 진심으로 신봉한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도록 놔두는 것일까?
휴대전화와 개인용컴퓨터(PC), 신용카드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많은 물건들이 끊임없이 우리를 염탐하고 있다. 신세대 감시자들은 우리의 이동과 거래, 우리의 소비 패턴과 행태를 기록하고 있으며 우리의 사적인 삶을 점점 장악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이동추적시스템(MPS)이라는 의심스러운 신기술을 우리에게 제공하려 하고 있다. 이 기술이 배치되면 휴대전화 이용자들의 위치 추적이 언제나 가능해질 것이다.
이런 종류의 감시기술은 상당한 시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상영 전 빈 좌석이 있는 극장은 극장 바로 앞을 지나는 보행자를 타겟으로 삼아 할인된 가격으로 입장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의 휴대전화에는 극장이 보내는 메시지와 주변 지도가 보여진다. 이동추적시스템은 또 타겟 대상이 깨닫지 못한 채 작동할 수도 있다. 리시버 안테나가 포괄하는 지역의 특정 '장소(cell)'에 타겟이 진입하자마자 감지불가능한 신호가 이 사람의 전화를 튀어 안테나로 되돌아간다. 이 시간차를 통해 시스템은 그 사람이 안테나에서 어느 정도 거리에 있음을 알게 되고 따라서 그 또는 그녀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게 된다.
영국의 휴대전화 소지자들은 재그미(Zagme)라는 이름의 새로운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는데 이는 자신의 관심사를 알려주는 것이다. 사람들이 그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킬만한 상점 앞을 지날 때면 서비스는 휴대전화를 통해 자동적으로 알려준다. 하는 일 없이 시내를 거닐다가 우연히 싼 물건을 만나게 되는 시대는 이제 가버렸다. 이제부터는 기계들이 우리의 자유시간을 관리할 것이다. 기계들이 매력적인 가격을 말해주고 우리 각자의 취향에 딱 맞는 상점을 우리 대신 결정하는 것이다. 이와 똑같은 감시 기술이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기업들이 자사 직원들의 행동을 체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부모들은 자식들이 모르게 항상 그들을 추적할 수도 있다.
지멘스는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싶어한다. 이 회사는 어린이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위성 추적을 통해 위치를 알려주는 귀여운 전화기를 개발하려고 하고 있다. 전화 센터에서 그들의 이동을 계속 추적하는 것이다. 저널리스트 제롬 토렐에 따르면, "문제는 위치를 추적당하는 데 동의하는가 아닌가, 그리고 만약 동의하지 않을 경우 이를 어떻게 막을 수 있는가이다. 이에 대한 분명한 답은 없으며, 사람들을 은밀하게 추적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이득을 얻는 경찰이나 통신회사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프라하나 밀라노, 니스 등의 반세계화 시위 당시, 경찰은 주동자들을 추적하고 그들의 행동을 막기 위해 이와 유사한 시스템을 사용했다."
토렐은 신기술이 개인의 자유에 미치는 위협에 대해 대중적 각성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프라이버시 인터내셔널(PI)의 성원이다. 2000년 12월 프라이버시 인터내셔널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어울리는 기술을 개발해낸 프랑스 기업들 가운데 하나를 골라내 1회 빅브라더상을 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후보사들은 예상대로 이런 공표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가령 프랑스 텔레콤은 이동추적 개발 작업과 제휴사인 스웨덴의 셀포인트가 개인 감시 기술 부문에서 주요 기업이라는 점 때문에 거론되었다.
스웨덴의 거대 통신회사인 에릭손은 비디오와 이동추적시스템을 결합시키려 하고 있다. 자동차 운전자들이 교통이 원활한 길을 찾기 위해 고속화 도로망에 있는 가장 가까운 감시 카메라에 휴대전화로 접속해서 혼잡 여부를 체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디지털 무선 전송이 개발됨으로써 다음 단계는 특정 도시에 있는 폐쇄회로 비디오 감시 시스템에 접속하는 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무작정 거리로 나서는 모험을 해보기 전에 자기들 은행이나 극장 등에서 비디오 시스템에 접속해보고 교통행렬이 얼마나 긴지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버튼 하나만 눌러서 단 몇 초 안에 도시 어느 곳이든 살펴볼 수 있다. 물론 관음증적 본능을 충족시킬 수도 있다.
우리의 욕망을 조직하는 사람들
인터넷과 웹캠이 도래함에 따라 전세계 수많은 가정이 이미 우연히 검색한 누군가에게 보여지고 있다. 몇몇 위성티브이 채널은 24시간 내내 특정 장소를 직접 방영하고 있다. 특정 장소의 날씨 상황이나 스키장들의 적설량을 보여주기 위해 24시간 내내 카메라가 돌아간다. 디지털 티브이를 통해 시청자들 스스로가 프로그램 관리자가 될 수 있다. 시청자들은 기꺼이 돈을 지불할 의사만 있다면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자동차 경주나 축구 경기에 카메라를 들이댈 수 있다. 새롭게 발견된 이 상호작용은 수동적인
영상 소비자들을 점차 자기 욕망을 조직하는 사람들로 바꿔고 있다. <비디오드롬>의 주인공처럼 시청자들은 곧 티브이 영상의 끝없는 물결 속에 깊이 빠지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사람과 미디어의 용해는 영상을 가공가능한 재료로 만든 디지털 방송과 멀티미디어 컴퓨터의 도래로 가능해졌다.
스마트비전이라 알려진 기술 또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런던과 밀라노, 파리의 지하철들은 현재 스마트비전을 크로마티카(Chromatica) 프로젝트-카메라를 이용해 여행객들의 '비정상적' 행동을 잡아내는 것이다-의 일부로 시험 중이다. 프랑스 프로젝트의 간부 중 한 명인 루아디 쿠두르의 설명을 들어보자. "지하철에는 어슬렁거릴 이유가 하나도 없는 곳들이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이런 곳에서 빈둥거리는 사람들을 의심스럽게, 아니 잠재적으로 위험한 행동으로 간주합니다." 컴퓨터로 작동되는 탐지 소프트웨어는 여러 카메라에서 영상을 수집한다. 노점상이나 거리악사 같은 용의자는 그 또는 그녀가 지하로 들어오자마자 감지된다. 만약 1분 이상 같은 자리에 머무르면 스크린 상의 그들의 모습은 회색으로 변한다. 2분 후에는 붉은색으로 변하고 경고음이 울린다. 카메라들은 또 좌측통행을 하지 않거나 떼지어 돌아 다니는 사람들, 또는 제한구역에 들어가는 여행객들을 용의자로 간주하고 즉시 이를 보고한다.
이런 감시 기술의 주된 희생자는 지하에 은신한 모든 사람들, 특히 홈리스들이다. 바삐 움직이는 통근자들의 끊임없는 흐름에서 움직이지 않는 사람은 누구든지 눈에 띤다. 이는 보안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무자비한 단계로 나아가게 만든다. 디지털 기술의 도래는 훨씬 더 엄격한 비디오 감시와 사회 통제를 허용하며, 이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보인다.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이 결정권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거대한 카메라망의 지닌 컴퓨터들이 우리를 감시하며 우리의 행동을 준엄하게 판결하고 있다.
정치 성향을 막론하고 모든 지방 당국들은 복잡한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다. 1년 전, 번창하는 도시인 리용은 시 중심부 전략적 지점들에 50대의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이 고성능 장치는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300미터 이내의 모든 장소를 선명하게 찍을 수 있다. 어느 누구도 이 거대한 감시망에 반대하지 않았다. 사실 이 문제에 관해 논의조차 없었다. 당시 집권하고 있던 우익 시의원들은 이 조치를 승인했으며 야당 대다수도 마찬가지였다. 최초의 카메라가 설치됐을 때 시의원 장 프랑소아 메르메는 이렇게 말했다. "시스템이 기대만큼 작동하면 기존 카메라망을 증설하고 다른 인접지역까지 확대시킬 것입니다."
지난 3월 좌익 연합이 리용 시선거에서 승리했지만 보안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 보안 담당 부시장인 장 루이 투렌은 최신 감시통제센터를 방문할 당시 방문객들에게 자랑스럽게 말했다. "우리의 목적은 범죄를 단념시키는 것입니다. 아주 공공연하게 이렇게 말합니다. 많은 시보(市報)를 통해 이에 관해 보고를 했고 누구든지 카메라의 위치를 알고 있습니다. 이 모두는 사람들에게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기 위한 것입니다."
어떻게 오용을 막을 것인가?
통제센터에는 세 명의 요원이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밤낮으로 감시하고 있다. 요원들은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52대의 디지털 카메라를 작동할 수 있다. 그러나 범죄와의 전쟁에서 비디오 감시가 얼마나 효율적인지는 전혀 확실하지 않다. 범죄는 감시망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옮겨가는 경향이 있다. 카메라가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을까? 투렌은 이 점에서 대해 안심을 준다. "감시자들이 엿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적 주거지는 자동적으로 차단합니다." 그러나 리용의 인권단체인 빅브라더반대연합에 따르면, 이 규칙이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카메라가 주민을 감시하거나 소비 패턴을 알아내고, 또는 시위대의 정치성을 확인하거나 시 중심부의 번지르르한 구역에서 홈리스들을 몰아내는 데 사용되지 않는다고 누가 확신할 수 있겠습니까?"
다른 도시들은 오용을 막기 위해 윤리위원회를 구성했다. 리용은 아직 그들의 사례를 따르지 않고 있다. 동런던 자치시인 뉴햄도 마찬가지다. 뉴햄 시의회는 오히려 한 발 더 나아가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를 추가했다. 뉴햄 거리의 카메라들은 통행인들의 얼굴을 검색해서 경찰 기록과 비교한다. 군중 속에서 수배자를 찾기 위함이다.
여론이 왜 이런 감시 시스템을 용인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려면 주민들이 서로를 감시하기 위해 폐쇄회로 카메라를 설치한 아파트를 살펴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각 가정의 티브이에 연결된 시험 시스템 덕분에 주민들은 아파트 현관과 복도를 오가는 사람들을 감시할 수 있다. 프랑스 남부의 호화 아파트들 또한 복잡한 비디오 감시망으로 접근을 차단하는 미국식 관행을 따를 태세이다.
전류가 통하는 강철 울타리와 원격조정되는 문, 고감도 카메라 등을 통해 모든 방문객과 건물 입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정확하게 확인된다. 내년에는 이런 복합 주거단지 20개가 등장할 예정이다. 다른 사회적 배경의 사람들과 섞여사는 대신 동일한 소득층과 살기를 원하는 젊은 중역층들이 이 단지를 차지할 것이다. 시 중심부들이 철저한 감시를 향해 나가고 있는 것처럼, 이들 요새도 행복한 소수에게 프라이버시의 종말을 고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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