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노조, 오직 '노동인권' 위한 파업

2000년 8월18일. 우리 손으로 노동자가 (주)대용의 주인임을 선포하고, 공장을 바로세우기 위해 노조를 설립한 날이다. 그리고 꼭 1년 뒤인 2001년 8월18일, 우리는 익산시민들과 함께 하는 문화제와 투쟁선포식을 가졌다. 감시카메라와 부당해고, 최첨단 녹음기를 이용한 현장노동자 감시로 더럽혀진 공장을 더는 그냥 두고만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다.

노조 설립 뒤 회사의 노조와해공작은 끊이지 않았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단체협약을 맺은 직후부터 최첨단 녹음기로 현장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녹음하고, 그 내용을 악용해 부당하게 해고했다. 급기야 회사는 끝내 올해 7월22일, 예정됐던 잔업과 특근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노동자들을 모두 퇴근시킨 뒤 공장내 7곳에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했다. 현장노동자들은 다음날인 23일 점심때가 돼서야 그 사실을 알았고, 분노에 치를 떨었다.

공장이 어떠한 곳인가. 우리의 피땀이 스며 있고, 자신과 가족의 미래를 설계하고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 소중한 공간 아닌가. 우리는 이러한 소중한 공간이 더럽혀지는 걸 두고 볼 수 없었다. 노조는 이를 '근로조건 저하'로 규정하고 단체협약 보충협약을 요청했으나, 회사는 6차례에 걸쳐 이를 무시했다. 우리는 전북지노위에 조정을 신청했고, 지노위는 8월27일 조정종료 결정을 내렸다. 지노위의 이 결정은 노동자 감시시스템 도입 문제가 단체교섭 대상임을 인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28일 조합원의 결의를 모아 합법적인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대용자본은 이를 '부당한 집단행동'이라 매도하면서 식당문을 닫고 일용직 등 불법 대체인력을 투입했으며,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이간질시키는 등 단체협약이 휴지조각이 돼버린 지 오래다.

정당한 쟁의행위를 깨기 위한 대용자본의 행태는 '엽기' 그 자체였다. 관리자 7명이 삭발하는가 하면, 비조합원과 하청업체 직원들을 모아 "노동부가 노조 편만 든다"면서 노동부 앞 집회를 열었다. 9월11일에는 안산에 있는 대용산업으로 원정투쟁을 떠나는 조합원들을 막기 위해 후문에 쳐둔 천막을 철거하고, 원정투쟁을 떠난 뒤에는 관리자와 일용직, 비조합원들을 동원해 정문의 천막마저 철거했다. 곧바로 지역동지들이 달려왔지만 이미 천막은 여기저기 찢겨져 있었고 그 참담한 모습은 결코 잊을 수 없다.

우리는 분노와 억울함을 간직한 채 눈시울을 붉혀야 했던 일을 기억하며 투쟁으로 나아갈 것이다. 대용노조의 투쟁이 결코 우리만의 투쟁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계급의 노동인권을 지키기 위한 획기적인 투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며 더욱 힘차게 싸워나갈 것이다.

노영환 /(주)대용노조 조직부장

태그

대용노조 , 노동인권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편집실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