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84%, "월 10만원이면 육아휴직 안 간다"

노동자 100명 중 84명은 현재 노동부가 입법예고한 대로 육아휴직 급여가 월 10만원일 경우 육아휴직을 신청하지 않을 생각인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한국노총(위원장 이남순)이 한길리서치와 함께 소속 조합원 6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2차 '육아휴직 사용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 10만원으로 육아휴직 급여가 책정되면 83.4%가 아예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평균 36만8,400원이 지급돼야 육아휴직을 신청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별·혼인상태별로는 육아부담을 상대적으로 많이 갖고 있는 여성의 비율(기혼 83.4%, 미혼 79.2%)이 평균을 약간 밑돌았으나, 미혼남성의 96.1%, 기혼남성의 91.5%가 "10만원으로는 육아휴직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밝혀 모든 남녀 노동자가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도록 개정된 법률의 실효성을 의심케 했다.

현실적으로 육아휴직 신청 어렵다 - '지원금액 너무 적어서' 67%

또한 직장의 분위기나 조직구성, 담당업무, 지원금액 및 가정형편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출산 이후 육아휴직 신청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79.8%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 이유로는 '지원금액이 너무 적어서'가 66.9%로 압도적이었으며 △상사, 동료들의 눈치 때문에 18.7% △원직복직이 안 될까봐 17.1% △인사상 불이익이 있을까봐 7.2% △신청해도 받아들여주지 않으니까 7.2% 순이었다.

한국노총 정영숙 여성국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 8월말 실시된 제1차 설문조사에서 86.4%의 조합원이 '월 30만원 이상 임금이 보장돼야 육아휴직을 신청하겠다'고 응답한 것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노동부가 제시한 육아휴직 비용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노총은 "육아휴직 급여는 모성보호 확대가 사회분담화가 실질적으로 실현되는 최소 비용인 29만5천원(전체 노동자 통상임금의 25%수준) 선에서 결정돼야 한다"며 "노동부가 육아휴직급여 10만원 안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조합원 및 관련 단체와 함께 강력한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 추산과 전혀 상반

하지만 지난 12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의 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노동부 노민기 고용총괄심의관은 "10만원으로도 육아휴직 신청자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노 심의관은 그 근거로 "노동연구원이 6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육아휴직 급여를 20만원으로 했을 때 66.5%가 육아휴직을 하겠다고 응답했고, 다시 이 사람들을 대상으로 급여가 지급되지 않을 경우 신청의사를 물었더니 50%가 신청의사를 밝혔다"며 "결국 10만원으로 할 경우 60%가 육아휴직을 신청할 것으로 추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은 "우선적 보호대상이 돼야 할 저임금 노동자 가운데 월 10만원으로 육아휴직을 할 노동자가 상식적으로 어디 있겠냐"며 "올 초 노동부장관이 대통령에게 육아휴직급여를 월 25만원으로 하겠다고 보고까지 했음에도 월 10만원으로 입법예고를 한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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