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장감시 이렇게까지…"숨이 막힌다"

최근 여러 기업에서 발달된 영상,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노동자 개개인의 업무에서부터 사생활까지 감시하고 통제하는 시스템을 급속히 확대,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감시시스템은 임금을 볼모로 삼아 노동자의 삶 자체를 끊임없이 감시하고, 통제한다는 점에서 커다란 우려를 낳고 있다.

회사의 감시체제는 매일 아침 노동자가 집을 나서 회사로 향하는 출근시간부터 가동된다. 집을 나서자마자 회사는 '위성추적시스템'과 '핸드폰 위치 추적서비스'를 통해 시시각각 위치와 진행방향, 속도를 자동으로 기록·감시한다. 사무실이나 공장에 들어설 때는 출입구 위에서 지켜보는 감시카메라에 눈을 맞춰야 하고, 집적회로(IC)칩이 내장된 신분증으로 출입시간을 체크해야 한다.

사무실과 공장 안에까지 설치된 감시카메라는 높은 곳에서 끊임없이 감시의 눈길을 보낸다. 사무실의 경우 일단 업무가 시작되면 컴퓨터 마우스의 움직임과 글자판 사용내용을 실시간으로 저장하며, 인터넷 사용 내역과 이메일 사용기록도 감시한다. 생산현장에서는 회사자원관리시스템(ERP) 등 생산자동화시스템이 개별 노동자의 생산량과 불량률을 감시하면서 즉각 시정명령이 내려온다. 구내식당에 밥을 먹으러 갈 때는 지문이나 눈동자, 손등의 정맥모양을 인식하는 생체인식시스템으로 본인임을 증명해야 한다. 이 모두는 모든 장치는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도 노동현장에서 실제 가동되고 있는 감시장치들이다.

회사쪽은 보통 노동자 감시체제 도입의 명분으로 산업안전, 업무효율성 제고, 고객서비스 관리, 도난방지 등을 내세운다. 그러나 실제로는 노동자 사생활 침해, 노동조합 파괴, 노동강도 강화, 노동자 개개인에 대한 통제에 이용되고 있다.

7~80년대까지 노동자들은 퇴근시간에 몸을 수색하는 반인권적 노동자통제에 맞서 싸워왔다. 그러나 자본은 이제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서 노동자들의 주머니 뿐만아니라 머릿속까지 수색하려고 하고 있다. 다시 말해 노동자들에게 "당신의 모든 인격과 사생활을 포기하라"고 윽박지르는 것이다. 감시체제에 따른 인격침해와 인간성 모독은 노동자 개인의 인간다운 노동을 파괴하고 있으며, 노동자들을 강제노동과 비인간적인 기계로 전락시키고 있다.

모든 노동자는 이러한 감시체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인간존엄성과 인간적인 노동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펼쳐나가야 한다. 민주노총 정화화추진단은 이와 관련해 9월 한달 동안 노동자 감시시스템에 대한 전사업장 실태조사에 들어갔으며, 10월부터 악질사업장 선정 집중투쟁, 모범단체협약(안) 마련, 근로기준법과 사생활보호법안 제·개정운동 등 본격적인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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