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부패 드러낸 김대중 정권

이용호 금융비리 사건은 정-관-조직폭력배-자본가가 연결된 집단적 금융사기로, 신자유주의개혁이 얼마나 기만적이고 허구적인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자본가와 공생관계를 맺은 전·현직 정치인과 관료들은 이용호의 사설펀드에 가입하여 해외 전환사채(CB)를 통해 뇌물을 제공받았고, 산업은행은 해외 전환사채를 전량 인수해, 조직적으로 이 같은 불법행위에 공모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부실기업을 통해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의 자금을 빼돌리는 등 상시 구조조정 시스템의 부패성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금융사기는 정권의 조직적인 비호 아래 장기간 은폐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김태정의 1억원 전화로비, 검찰과 경찰 수뇌부의 사건 은폐와 비호는 물론 국정원, 금감원, 국세청 등 대부분의 모든 감찰기관이 이용호를 비호해 왔다.

신자유주의 '개혁'과 부정부패의 구조화

그러나, 김대중 정권 하에서 이런 비리사건은 몇몇 부패한 관료와 부정한 자본가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보다 구조적이며 정권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확대와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김대중 정권은 집권 초기에 이동통신, 지역민방 사업자 선정, 안기부 대선자금 모금 등 YS정권의 비리를 폭로하며 신자유주의 개혁을 호소해 왔다. 동시에 몇몇 재벌기업과 종합금융사의 비리를 폭로하며 재벌개혁과 금융개혁, 기업퇴출, 정리해고 도입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한편 원용수, 박노항 병무비리, 대전법조비리 사태 등을 통해 개혁 흐름을 주도해 나갔다. 그러나 이런 개혁공세는 신자유주의의 가속화를 위해 이데올로기적으로 동원된 것일 뿐이었으며, 때문에 이미 구조화된 비리 메카니즘을 근절시킬 수가 없었다. 오히려 구조조정이 가속화되자 부정부패는 더욱 더 구조화됐다.
1999년 최순영 신동아 회장의 비자금 해외도피 사건, 연이어 발생한 옷로비 사건, 현대전자 주가조작과 이익치 사건, 임창렬·주혜란 부부, 최기선 인천시장 등 경기은행 퇴출 로비 사건, 한진그룹 탈세와 비자금 조성사건 등이 줄줄이 터졌다. 이런 대형 비리사건들은 기업구조조정의 가속화와 주식시장 부양, 각종펀드를 활성화시킨 금융시장 규제완화 속에서 터져 나온 것이다. 또한, 구조조정이 지속되고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이 위협받게 되자 노동자 투쟁이 가속화되었고 정권은 진형구 파업유도 사건과 같이 공작적 공안탄압까지 자행하게 된다.

개인비리가 아니라 구조비리

2000년 들어서도 이런 경향은 마찬가지여서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 대우그룹 비자금 조성사건, 정현준, 진승현, 이용호 사건 등에서 보듯이 벤처와 금융투기 바람 속에서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불법대출과 정권결탁 비리가 조직적으로 자행되고 있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 확대되면서 부정부패는 더 확산된 것이다.
무엇보다도 문제의 근원은 정부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금융투기의 활성화에 있다. 신자유주의 정책은 과잉팽창된 자본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이다. 그 한 축이 노동자 정리해고와 노동유연화 확대 등 노동착취와 불안정 노동을 강요하는 것이라면, 다른 한 축은 금융시장의 확대를 통해 지속적인 자본유입을 시도하는 것이다. 여기서 더 이상의 이윤을 확보하지 못한 대부분의 자본은 부당하고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고 정권과의 공모 속에서 비리가 저질러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배세력들은 문제를 항상 개인비리로 제한시켜 왔고, 구조화된 부패의 사슬들을 끊어내지 않고 오히려 자본과 결탁해 문제를 은폐하면서 확대지속시켜 나가고 있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사건들이 부패하고 부정한 이 공화국의 전모가 결코 아닐 것이다. 빙산의 일각조차 이렇게도 거대할진대 그 전모는 어떨 것인가? 그 진상을 밝히고 부패를 척결하는 과제는 언제나 노동자 민중에게 남겨져 있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중단과 경제위기 심화에 대한 자본과 정권의 책임을 추궁해온 노동자·민중의 투쟁은 너무도 정당하다. 총체적 부패정권 김대중 정권은 하루 속히 퇴진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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