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분리매각 양해각서 체결과 노동조합의 과제

노동자들의 피어린 투쟁에도 불구하고 정부·채권단에 의해 대우자동차 매각 협상이 GM으로의 분리매각 양해각서(MOU) 체결로 일단락 됐다. 물론 법적 구속력은 없고, 이후 몇 달 동안 정밀실사를 거치면서 상호간 세부사항에 대한 합의에 도달해야 하지만 이번 양해각서를 기본으로 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양해각서는 벌써부터 안팎으로 많은 비판에 직면해있다. 다음과 같은 문제들 때문이다.

양해각서 체결의 문제점

첫째는 '헐값매각' 문제다. 장부상으로는 매각대금이 20억 달러라고 하지만 실제로 인수자인 GM이 지불해야 하는 매각대금은 4억 달러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우선주의 형태로 채권단에게 배당되고 있을 뿐이다.
둘째는 분리 매각 문제다. 합의각서에 대한 양측의 해석이 다른 만큼이나 부평 공장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정부와 채권단은 "GM이 6년간 부평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에 대해 위탁판매를 한 이후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확실히 매각될 것"이라며 낙관적으로 양해각서를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GM측은 "위탁판매까지만 약조된 사항일 뿐 매각은 부평공장의 경영상태에 따라 고려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셋째는 노동조합이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정리해고자 문제는 아예 거론조차 되지 않은 점이다. 뿐만 아니라 GM측은 오히려 강성노조를 문제시함으로써 이후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크게 위협할 소지를 다분히 내비쳤다. 또한 세부협상과정에서 단협을 둘러싸고 노조와 새로운 대결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이런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번 매각협상 타결로 면피는 했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내년 지자체 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대우차 처리는 현정부의 아킬레스건이었기 때문에 매각협상 성사 자체에 큰 의미를 두는 것이다. 현재 매각협상이 진행중인 현대투신이나 하이닉스 등에 대해서도 정부가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것 역시 이런 분위기의 반영이다.

노동자들의 반응

이번 매각에 대해 대우차 노동자들은 상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매각 대상에 포함된 군산, 창원공장 노동자들, 부평공장 내에서도 연구소 등과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부평공장 현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매각 대상에 포함된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이제는 GM-대우자동차 직원이라는 생각을 벌써부터 갖고 있는 반면 다수의 부평공장 노동자들은 이후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여러 가지로 불안해하고 있다. 사업소 일부만 매각대상에 포함된 대우자판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래서 대우 자판 노조는 양해각서가 체결되기 전 대자노조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와 같이 진행되는 GM매각 결사반대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상이한 반응들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공통적으로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다. 매각대상에서 제외된 부평공장의 경우 말로는 고용보장을 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강도 높은 추가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강하며, 매각대상에 포함된 군산이나 창원 공장 역시 GM이라는 초국적 자본이 이윤을 위해 현장에 대한 대대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느냐고 우려한다.

노동조합의 과제

그동안 대우자동차 노동조합은 정리해고 반대를 중심으로 대우자동차 일괄 처리를 주장하며 투쟁을 전개해왔다. 그러나 분리매각을 기조로 한 양해각서가 체결된 이상 이 전술기조로 투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현재 국면은 또다른 정리해고가 예비되어 있는 상태로 보아야 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지금 전체 현장의 지배적인 분위기는 고용 문제에 대한 불안감이다. 따라서 이후 핵심적 기조는 또다른 정리해고와 고용불안정을 막는 차원을 부가시켜, 고용안정을 중심으로 현재 진행 중인 정리해고 투쟁을 결합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GM과의 양해각서 체결로 지금 진행중인 정리해고 철회투쟁이 즉각 해결되기는 더 어려워졌다. 정부·채권단이 이 문제를 방기한 채 GM과 양해각서를 맺었기 때문에 현장의 노동자들 앞에 또다시 고용불안 문제가 닥치게 된 것이다. 이 문제를 주요하게 풀어가면서 지금의 정리해고 투쟁을 결합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과 판단 속에서 노조 집행부는 현재의 산곡성당 지도력으로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이제는 현장에 들어가서 현장을 중심으로 노동조합의 지도력을 세워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를 위해 대의원대회를 조기에 개최하여 현장을 총괄할 수 있는 직무대행 중심의 체계를 구축하여 이후 예상되는 상황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그동안 정리해고 철회투쟁을 치열하게 전개해온 정리해고자들을 설득하는 문제다. 정리해고자들의 다수는 직대를 선임하는 문제가 정리해고 투쟁을 접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강하게 갖고 있다. 그동안 친회사편에 서서 움직여 왔던 정추위가 노동조합의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전단계로 직대체계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기 때문에 이런 의구심은 일정정도 설득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그러나 정리해고 철회투쟁만으로는 더 이상 현실을 돌파할 수 없다는 점도 현실이다. 그러나 진행 중인 정리해고 투쟁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전술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피터지는 투쟁의 정당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지금 또다시 닥치고 있는 현장의 고용문제를 해결해나갈 주체를 정리해고자와 함께 현장에서 세워내는 것, 이러한 모든 사실들을 공유해 나가는 것, 이러한 투쟁의 길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점까지도 집중적으로 함께 공유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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