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호/동향] 미국의 대테러 보복전쟁 - 전세계가 규탄하고 있다!

미국의 대테러 보복전쟁 - 전세계가 규탄하고 있다!

인터내셔널 뉴스 편집팀

9.11 공격 이후, 제도권 언론은 미국인 절대 다수가 부시 정권의 '대테러 전쟁'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계속 호들갑을 떨고 있다. 미국에서의 아랍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폭력과 이성을 잃은 듯한 애국주의의 표현 등은 세계 전역에 있는 진보적 지식인과 활동가들에게 지극히 우려스러운 것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공격 이후 1-2주가 지나자 이제 전쟁에 반대하는 지식인과 활동가, 그리고 미국 내의 일반 시민들이 분명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반전평화, 반미, 유엔 개입 촉구 등 다양한 요구들이 세계 여러 도시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독일 전역에서는 총 15,000명이 시위를 벌였으며, 호주, 이탈리아, 캐나다, 오스트리아, 인도, 일본, 파키스탄, 메히코와 스페인에도 광범위한 시위가 있었다.

부시를 비롯한 지배엘리트(김대중 대통령도 물론)들이 주장하고 있는 '정의'가 전세계 대다수 민중들에게는 '정의'가 아니라는 것, 그들의 주장 이면에는 자신들의 정치·경제적 이권을 챙기려는 술책이 있다는 것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이러한 목소리와 행동들이 부시를 비롯한 지배 엘리트들이 일으키려고 하는 '매카시 열풍'에 균열을 낼 수 있기를 바라는 가운데, 인터내셔널뉴스 편집팀은 미국의 보복 전쟁 반대 시위 현황을 정리해봤다.

인도네시아: 제도 언론에서는 서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있었던 반미 시위를 이슬람원리주의를 찬양하는 세력이라 보도하면서, 미국에 반대하는 진보적인 목소리들을 모두 '친테러'로 호도하고 있다. 그러나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된 일련의 시위들은 이슬람원리주의자들의 집회만은 아니었다. 9월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이슬람여성자
매' 소속 200명의 여성들이 테러리즘에 반대하는 동시에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 공습을 규탄하는 집회를 유엔사무소 앞에서 개최했었고, 이어 4,000명이 자카르타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진짜 테러리스트는 미국과 이스라엘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집회는 지난 몇 년 간 인도네시아에서 벌여진 최대 규모의 반미 집회였다. 다음 날, 수백 명의 대학생들이 수라바야, 동자바, 풀루와 중부술라웨시에서 반미 시위를 개최했다. 수라바야에서는 인도네시아이슬람학생회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미국이야말로 세계 최대 테러리스트이다" "부시, 테러리스트의 큰 형님"이라는 문구가 쓰인 플랭카드를 들고 시위했으며 이들 또한 테러리즘에 반대한다는 입장과 더불어, 미국의 대외정책을 비판하면서 이슬람인의 권리를 주장했다.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미국에 반대하는 시위가 지속적으로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9월 마지막 주, 일본에서도 미국의 보복 전쟁과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지지를 반대하는 시위들이 나날이 벌여졌다. 9월 20일, 변호사, 평화운동가, 정치인들은 동경에 모여 행진을 진행하고 미국 대사관 앞에 집결해 시위를 벌였으며, 다음날 역시 미국 대사관 앞에서 10개 단체 소속 100여명이 미국을 규탄했다. 이들 중에는 특히 오키나와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군사주의 반대 활동가들이 많이 있었다. 그 주 내내 동경 시내에서는 평화 행진, 걷기대회, 시위 등이 개최되었는데, 주된 내용은 빈 라덴이 범인이라는 증거물 제시 요구 및 부시에게 적극적 지원을 약속한 고이즈미에 대한 비판이었다. 특히 일본인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부분은 일본 헌법을 개정하려는 지배층의 움직임이다. 고이즈미는 취임 전부터 자위대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 헌법 9조의 개정을 표명했고 이는 대대적인 반대에 봉착했었으나 '테러리즘 퇴치' 이데올로기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지금, 보다 수월하게 헌법 개정을 통과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일본의 진보진영이 긴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9월 29일, 말레이시아에서도 여러 단체들이 모여 전쟁 반대 시위를 벌였다. 29개 말레이시아 시민·사회단체들은 유엔사무소 앞에서 평화시위를 개최했으며,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 공습 계획에 유엔이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 이 단체들은 '말레이시아 민중 평화 운동'이란 이름 하에 모였으며, 이 날 200여명의 학생과 활동가들은 꽃과 플랭카드를 집회를 진행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유엔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데 불만을 표명하면서 테러리즘을 극복하기 위한 전지구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데에 유엔이 적극 나설 것, 그리고 빈 라덴을 국제형사재판소에 넘겨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한 대응을 촉구했다.

영국: 9월 마지막 주 내내 영국의 주요 도시에서는 평화행진, 시위, 철야 기도회, 토론회 등이 개최되었다. 런던 다우닝가(총리 관저) 앞에서도 나날이 수천명이 모인 가운데 기도회가 열렸다. 9월 21일,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멈추게 하자!" 회의가 개최되어 3,000명의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 정치조직, 종교계 등 많은 활동가들이 모여들었다. 이념적 스펙트럼은 다양했으나 부시와 영국 블레어의 전쟁선포에 반대한다는 입장에서만큼은 모든 이들이 합의할 수 있었다. 이들은 29-30일 간 미국에서 전쟁 반대 시위가 벌어질 때 동시다발 연대 집회를 개최했으며, 공습이 개시될 경우 즉시 트라팔거 광장(런던 시내 중심지)에 모여 대규모 규탄대회를 할 수 있도록 단체들 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했다고 밝히고 있다.

스페인: 수천 명의 사람들이 평화행진을 벌이면서 미국의 보복 계획을 규탄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70여개 사회단체, 노동조합과 정치조직들이 모여 행진을 벌였으며 스페인 정부가 군사 작전에 개입하지 않을 것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탈리반을 '야만적 살인자'이자 미국 정보기관들의 산물이라 규정한 혁명적 아프가니스탄 여성 연합(RAWA)의 성명서가 낭독되자 시위대는 이에 열광을 보냈다.

그리스: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27일 수천 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에 이어 소규모 좌파연합정당이 29일 미국 공습에 반대하는 문화제를 아테네 신타그마 광장에서 개최했다.

레바논: 10월 1일, 레바논에 거주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 여성 200여명은 유엔사무소 앞에서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태우면서 요르단강서안 및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팔레스타인들에게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민중봉기)를 지속할 것을 촉구하면서 미국을 규탄했다. 레바논에서 가장 큰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살고 있는 이 여성들은 이스라엘의 탱크와 미국산 아파체 헬기의 모형도 만들어 태웠다. 시위를 끝내고 이들은 이스라엘이 공격을 중단하도록 유엔이 개입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유엔사무소를 통해 유엔 사무총장 코피 아난에게 전달했다.

미국: 9월 29일, 15,000명의 활동가와 시민들이 워싱턴의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애초에 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 맞선 대규모 반세계화 시위가 예정돼 있었으나, 회의는 취소되고 시위는 미국의 보복 전쟁을 규탄하는 반전평화 시위로 전환되었다. 29-30일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반대 시위를 기획하던 시민·사회단체들, 노조와 정치조직들은 "International ANSWER (Act Now to Stop War and End Racism; http://www.internationalanswer.org)라는 연대체를 구성하여 전국적 동시다발 시위를 준비했다. 도시별로 각종 토론회와 회의가 조직되었으며, 전국 시위 일주일 전부터 샌프랜시스코 등에서 반전평화 캠페인과 각종 집회들이 진행되었다.
29일 집회에서, 9.11 공격을 직접 경험한 워싱턴 시민들은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애도를 표시하는 반면, 이번 사건을 빌미로 중앙아시아나 중동지역에서 미 군사주의가 강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모았다. 또한 최근 미국 전역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아랍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적 폭력을 규탄하고, 기본권을 제한하려는 부시 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았다. 시위대는 행진을 하면서 "우리는 슬픔의 대가로 전쟁을 요구하지 않는다",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 그리고 "눈에는 눈 - 이는 전세계를 눈멀게 할 것이다"와 같은 구호들을 외쳤다. 뉴욕에서 생존자 구출 작업에 참여했던 시민과 소방대원들도 함께 했다. "우리는 이 나라에서나 해외에서나 수백, 수천 개의 또 다른 세계무역센터를 보고 싶지 않다"라고 시위에 참가한 한 소방대원은 말했다.
뉴욕에서도 수천 명이 참가한 가운데 평화행진이 진행되었다. 특히 학생들이 많이 참가했는데, 뉴욕의 바드칼리지에서는 전교생의 20% 가량이 이번 시위에 참가했고 70년대에 베트남전 반대 시위에 참가했던 이들도 많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학생들은 이미 일주일 전부터 자체적으로 전국 동시다발 시위를 조직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커네티컷주 웨슬리안 대학 학생들이 '전쟁반대연대'를 구성했으며, 이들은 20일 동시다발 시위를 인터넷을 통해 발의했다. 이 날, 36개 주 150개 대학캠퍼스에서 전쟁 반대 시위가 진행되었고, 웨슬리안 대학에서는 800명, 버클리 주립대학에서는 5,000여명이 시위에 참가하는 등, 미국 대학생들이 전쟁 반대 시위에 앞장서고 있다. 29일, 샌프랜시스코에서는 약 8,000여명이 돌로레스 공원에 모여 전쟁과 인종차별주의에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하고 행진을 했다. 산타로자에서는 300여명이 '평화를 위한 여성들의 행진'을 진행하면서 중앙아시아 군사주의의 가장 큰 피해자인 여성들과 연대를 표명했다.
부시의 모든 행동과 발언 한 마디 한 마디는 하루에 수 십 번씩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지만, 미국 전역에서 총 수만 명이 참가한 동시다발 시위는 역시 거의 보도되지 않거나 매우 미미하게만 보도됐다. 제도 언론의 카메라는 오히려 워싱턴의 평화 시위보다는 '대항시위', 즉 '미국을 싫어하는 공사주의자/아나키스트'에 대한 경멸로 일관된 보수우익들의 집회에 관심을 쏟았다. 이 대항시위에는 몇 십명이 참가해 "빈 라덴은 어리석은 여러분의 지지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 "애도 중인 도시에서 야단을 피우는 자들, 부끄러운 줄 알아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참고 사이트 :
[야후 뉴스] news.yahoo.com
[인디미디어] www.indymedia.org
[A.N.S.W.E.R] www.internationalanswer.org
[IGC] www.igc.org
[주간녹색좌파] www.greenleft.org.au
[세계사회주의 웹사이트] www.ws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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