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캐리어 농성장에서 만난 노동자

2001년 10월3일 추석 다음날 광주 대우캐리어 농성장을 방문하였다. 추석 연휴로 인해 한산하기만 한 광주 하남공단 3번 도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대우 캐리어 공장이 나오고 공장이 끝나는 사거리에는 "고용승계 보장하라" 등의 현수막이 보인다. 현수막이 걸려 있는 사거리에는 아스팔트 도로위에 '고용승계 보장' '투쟁'등의 글씨가 크게 씌여져 있다. 농성장에는 사람이 없었다. 추석연휴라 미리 연락을 하지 못하고 온 터라 '인터뷰는 못하고 농성장 사진만 찍고 가야 하나 보다' 생각하는 사이 노란색 봉고 트럭이 천막쪽으로 오고 있었다. 캐리어 사내하청 노동조합 방송차량이었다.


▶천막 농성장 안에 걸려 있는 머리띠
방송차량에서 내린 사람은 추석연휴기간 고향에 가지 않고 농성장을 지키고 있었던 김태랑 이라는 노동자였다. "마음이 편해야 고향에 가는데 가봤자 뭐하겠습니까? 맘은 여기 있는데 몸만 가봤자... 다른 조합원들도 고향에 갔지만 맘이 편하지는 않을 겁니다" 라며 고향에 갔다 왔느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대답해 주었다.


김태랑씨는 사내하청 노동조합 가입당시 입사 2개월 차 였다고 한다. 추석연휴기간 혼자서 농성장에 남아 있었던 이유는 9월28일까지 구청과 경찰에서 농성장을 자진 철거 해달라고 공문이 오고 29일 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혹시나 연휴기간에라도 농성장을 칠까봐 였다고 한다. 혼자 남은 상태에서 사측이 많은 사람들을 동원해 강제 철거하면 혼자 힘으로는 당해 낼 수 없을 텐 데도 그에게서는 어떻게든 천막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천막 안에 들어가서 김태랑씨에게 캐리어 사내 하청 투쟁에 대해 이것 저것 물어 보았다.


▶대우캐리어 사내하청 노조 천막 농성장
2년이상 근무한 노동자들은 원청 정규직이 되었는데요.
2년차 정규직 발표나고 약간의 갈등이 있었습니다. 남아 있는 사람들의 고용 승계 문제가 남아 있었죠. 하지만 여기서 죽을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블랙리스트. 노동청 점거 등으로 이슈화를 시켜 나갔습니다.




어쨌든 부분적으로라도 승리한 싸움인데.
그렇죠. 정규직화 발표 나고 전국적으로 많은 파급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아직은 완전히 승리 했다고 볼수 없는 싸움입니다. 그리고 고소고발도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발표도 그렇습니다. 사장이 조합원들에게 먼저 이야기하지 않고 노동청가서 이야기 했습니다. 사내하청 노조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죠.

블랙리스트 문제는 지금 어떻게 돼가고 있나요?
블랙리스트의 실체를 아직 못 밝히고 있습니다. 심증으로야 블랙리스트 최초 작성자는 누군지는 뻔하지만 감독관은 형식적인 조사만 하고 있습니다. 누군지 밝히지 못하고 있죠. 저희는 책임자 처벌 투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광주 시내에서 유명해져 버린 캐리어 사내하청 노조의 노란색 방송차량.
정규직화가 되고 난후 원청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처음에는 원청과 같이 투쟁하기로 된 걸로 압니다. 원청 조합원들이 노조 가입원서를 들고 다니며 노조 가입 권유 했으니까요. 그러나 갑자기 원청 위원장이 틀어져 버렸습니다. 현재는 원청 노동조합이 도급을 받아들여 도급이 들어간 상태입니다. 2년차 들을 정규직으로 받고 나서 도급에 찬성해 버린 거죠.

도급이 되면 하청과 어떻게 달라 지나요?
도급을 주면 도급에 들어간 상황에서는 원청과 전혀 별개가 되어버립니다. 라인자체를 도급회사에 떼어주게 되니까요. 하청은 단지 사람만 모아서 용역으로 보낸 후 용역비를 떼어주는 형태죠. 원청 노조가 도급에 찬성한 것은 확실히 모르겠으나 밥그릇 싸움 아니겠어요? 이번 싸움에 참가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원청에 들어가게 되면 현장 활동가들이 될 것이 뻔한데... 비정규직 싸움이 이렇게 힘든 줄은 솔직히 몰랐습니다. 원청에서 많이 도와 주어야 하는데 형식적인 모습만 보입니다.

▶농성장 내부
재정문제가 심각 할 텐데.
같이 활동 했던 사람들이 재정적인 도움을 조금 주고 있습니다. 후원회를 조직한다던가 만들었다는데... 들어간지 두달 정도 되었는데 아직 내부적인 힘이 미약합니다. 또 안에 들어가서 그 분위기에 휩싸인 것도 같아요. 물론 도와주면 도와주는 거고 아니어도 상관은 없습니다.

초기 집행부들은 지금 전부 감옥에 있는데.
원래 9월27일 초기 집행부들이 나오기로 되어 있었는데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하여 10월18일 집유로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10월4일에는 사무장과 조직부장 재판이 있습니다. 초기 집행부들이 나오게 되면 판도가 달라 질 것입니다.

농성장은 어떻게 운영 하고 있습니까?
현재 농성장에는 15명이 농성중입니다. 노동청 1인시위를 계속하고 있고 연대 집회 참석과 출투를 하고 있습니다. 출투는 출투 선전전 자리를 아예 사측에서 만들어 주고 정문 바로 앞까지는 오지 말라고 건너편에 자리를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항상 거기서 해라는 것이죠. 원래는 거기에 차를 대던 곳인데 요즘은 차를 대지 않고 있어요.

다쳤던 사람들 문제는 어떻게 되었나요?
확실히 규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5월1일 구사대로 동원된 사람들은 전부 무혐의로 나왔고. 총대맨 이사들은 일주일 있다가 나왔습니다. 그때 구사대와 용역에게 맞았던 사람들은 휴유증이 많습니다. 초기집행부들은 아무 죄도 없는데 아직까지 못나오는데 이사들은 1주일 만에 나오는 것은 정말 불공평 합니다.

▶농성장이 있는 도로 주변에는 각종 현수막이 걸려 있고 바닦에는 페인트로 '고용승계 보장'등의 내용이 크게 적혀 있다.
이 싸움중 힘들었던 부분은?
5월1일 강제 진압이 터지기 전에 농성장에서 잠시 나왔었습니다. 그때 1주일간 아무생각 없이 내가 이걸 계속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런 고민이 들었습니다. 5월1일 이후 조합원들을 만나 다시 나왔죠. 그 후 5월17일날 정말 많이 맞았습니다. 내가 때리고라도 맞았으면 속이라도 시원했을 텐데 조합원 맞는 거 말리다가 뒤에서 맞았습니다. 안에 경찰이 다 있었는데 직무유기 하는 거죠. 비대위 직무대행과 사무장 잡으려고 조합원들을 집단 구타하고..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것은?
처음에는 비정규직 싸움이라는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참석했죠. 그런데 하다 보니까 싸움이 커졌습니다. 점점 커져서 전국 사안이 되고. 이 싸움자체가 우리들만의 싸움이 되선 안됩니다. 사회단체나 원청이 함께 하지 않는다면 지는 싸움입니다. 이렇게 버틴 것도 무슨 신념이 있어서도 아니고 하다보니까 지금까지 해온겁니다. 그러나 지금 그만두면 어디가서 부끄럽습니다. 그만둔다면 누군가에게 떳떳이 내세울 수 있는게 없을 것 같습니다. 치욕감이 생길것 같아요.

캐리어 사내하청노동자들은 상경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기존 집행부들이 전부 나오게 될 경우 새로운 계획들이 제출 될 것이라고 한다. 이미 절반의 승리를 얻어낸 캐리어 싸움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투쟁으로 더욱 힘있게 갈 전망이다.




태그

캐리어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참세상뉴스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