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이 현재 7명밖에 되지 않는 언양의 작은 공장에선 힘겨운 파업투쟁이 아직도 120여일 넘게 계속되고 있다. 울산총력투쟁이 마무리되면서 그나마 힘이 되었던 지역의 관심과 지원도 기억에서 희미해진지 오래다.
6~70년대식 열악한 노동조건
울주군 상북면에 위치한 밧데리 케이스 제작업체인 세동산업의 노동자들은 24시간 맞교대 근무로 주간의 경우 11시간, 야간은 무려 13시간을 일하고 있다. 임금계산도 10시간을 기본근로시간으로 정해놓는 등 근로기준법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입사 시 시급도 1,330원으로 시작해 혹독한 장시간 노동에도 한달 평균 임금은 80만원 남짓하다. 관리자들의 폭언 폭행은 물론이고 복지후생도 매우 열악하다.
2001년 2월 13일 세동산업 노동자 12명이 모여 노조를 건설하였다. 임단협 체결을 위한 5차례 교섭에도 주당 교섭 횟수만 합의한 채 노조를 인정하지 않던 사측은 급기야 19일 생산축소를 이유로 조합원 12명 전원에게 30일자로 정리해고를 통보하고 희망퇴직과 무급휴직 신청을 받았다. 박명주 노조 위원장은 “그동안 생산축소 등의 언급이 없었고, 해고 대상에 조합원만 포함됐다는 점에서 사측이 노조말살을 위해 정리해고를 강행했음이 너무도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세동산업은 두 부서 중 한 곳은 물량이 넘쳐 이를 소화하기도 힘든 상태라 배치전환으로 조절이 가능한 상태였다. 파업투쟁에 지역 지원 이어져 노조는 임금 및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 고소고발을 하고 농성장을 설치,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하였다. 당시 INP사내하청 노조, 삼화페라이트 노조 등 비슷한 규모의 투쟁노조를 위해 투쟁기금 모금 하루술집과 금속연맹 울산본부 지원집회에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대공장 상집간부들이 대거 참석, 연대를 보여주었다.
5월 31일자로 일방적으로 해고된 위원장과 징계를 당한 6명의 조합원은, 노조를 인정치 않고 탄압과 교섭회피로 일관하는 사측에 맞서 6월 12일 마침내 파업에 돌입하였다. 그러나 용역깡패를 투입, 조합원을 집단폭행하고 물량을 반출시키기는 등 탄압을 본격화하던 사측은 울산지방검찰청에 경찰투입을 요구했으나 여의치 않자 25일 직장폐쇄를 강행하였다.
7월 20일 위원장이 체포된 이후 열린 중부서 항의집회에서 금속연맹 울산본부는 참석한 1백여명의 노동자와 함께 “위원장이 체포왰지만 남은 조합원들은 파업 승리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며 울산지역 노동자들도 적극 연대할 것”을 결의했다.
파업120여일째, 교섭 진척없어
한편 위원장 구속 후에도 흔들림 없이 파업투쟁을 이어가고 있던 가운데 사측은 폭력적으로 물량반출과 공장가동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농성장을 같이 지키던 태광 조합원들과 지역 활동가들의 지원으로 무산되었다.
8월 30일 위원장이 징역 1년 집행유예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석방된 이후에도 사측은 다시 농성장을 급습하여 제품은 물론 금형기계까지 반출해 도주했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후 노사는 수차례의 교섭을 진행, 단협에 어느 정도 합의를 보았고, 시급 2,500원으로 인상 등 임금체계개선을 중심으로 공장장과 합의에 도달한 바 있었다. 그러나 현재 사장이 합의사항 이행은커녕 백지화한 채 교섭도 외면하고 있어 파업은 계속되고 있지만 상황은 진척이 없다. 위원장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현재 상황을 잠깐씩 들을 수 있었다. 10일 현재 파업투쟁 123일째. 추석 명절에도 조합원들을 보내고 혼자 농성장을 지켰던 당찬 위원장이었지만 지친 기색이 여기저기서 묻어난다.
10월 10일 울산 연대투쟁실천단에서 투쟁기금을 전달하기도 하는 등 간간이 지역의 관심이 보이긴 하지만 조합원 7명으로는 힘든 투쟁임에 틀림없다. 지금이야말로 말로만이 아닌 진정한 연대와 지원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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