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반납 3백억 이상 될 듯
☞[교원의 25%가 반납을 결의한 11일 현재 48억 이상의 성과상여금이 반납됐다. 반납된 성과급이 모인 서울 ㄱ 고 분회장 통장.]
성과급에 분노하는 교사들 가운데 전체 교원의 25% 이상이 성과급 반납을 결의하고 10월 11일 현재 1만1천명이 48억 이상을 반납하는 등 열기가 확산되고 있어 교육부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전교조는 3백억 이상이 반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성과급 반납과 더불어 고충심사 청구와 정보공개 청구를 집단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 조합원은 ‘성과급 등급결정이 성과급심사위원회의 구성 등 절차상의 하자와 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한 평가기준에 따라 이뤄진 위법 결정이므로 이에 따른 등급결정과 성과급 지급행위는 무효’라고 주장하며 집단적 행동에 돌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충심사 청구를 준비하고 있는 서울 교동초의 정모교사는 “우리 교육현실 속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이 불가능한데, 왜 C등급을 받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침해된 나의 권리를 구제 받고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교조의 지속적인 요구와 반납투쟁에 밀린 교육부는 지난달 28일 성과급 개선을 위한 관계 부처별 총무과장회의를 열어 ‘교육부문의 특별함을 감안해 별도 안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히고 성과급제도개선위에서 10월 중순에 이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명회 힘입어 조직확대 가속>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맞서는 전교조의 투쟁이 본격화되자 조직확대 전망에 파란불이 켜지고 있다. 성과급 반납투쟁과 관련, 비조합원들이 조합원들과 함께 반납 결의를 하고 실제 반납까지 참여하는 사례가 셀 수 없이 나타나 고 있다. 또한 현장 교선이후 함께 교육 위기를 헤쳐나가려는 ‘동지’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서울 시흥중의 경우 학교 설명회를 가진 다음 날 9명이 새로 조합에 가입하는 등 비조합원을 상대로 적극적인 교선·홍보를 벌인 곳에서는 조직확대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지부 이병미 총무는 “분회 설명회 등의 여파로 가입신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으며 전남지부 김주희 총무도 “성과급 투쟁으로 학교장과 갈등을 빚은 초등에서 가입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성과급 이모저모]
등급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참을 수 없습니다. 어찌 소신을 가지고 성실하게 일하는 교사를 이렇게 참담한 구렁텅이로 내모는 것입니까? 왜 모든 의욕을 송두리째 가져갑니까?”
사기 진작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기 저하를 부추길 것이라는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강행 지급된 교원 성과급이 교육현장을 갈등과 의욕 저하, 교직에 대한 회의로 난도질하고 있다.
‘선풍기 껐나’가 평가기준
담임, 업무보직, 특수공적, 주당 수업시수 등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할 것을 교육부가 공문으로 명시했으나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교무회의에 몇 번 참여했는지, 담임업무의 경우 청소 끝난 후 쓰레기통을 비워서 뒤집었는지, 출석부 꽂이에 출석부가 제대로 꽂혀 있는지, 교실의 선풍기를 제대로 껐는지’ 등이 기준내역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고명중학교는 교장 1인이 2000년 근무평정에 근거해 성과급 등급을 나눴고 교원노조 활동을 한 교사 대부분이 C등급을 받았다. 고명중학교는 추석상여금 지급을 10월로 미루는 등 교묘한 술책으로 성과급을 지급했으며 학교 현장 교사들에게 ‘스승의 스승’이라고 평가받는 이명주 교사(국어)도 C등급을 받아 동료교사들에게 씁쓸함을 더해줬다. “이선생, 김선생이라 부르는 대신에 요즘은 이씨(C), 장씨(C)로 부르고 있다”는 고명중 장진실 교사(한문)는 “근무평정을 근거해 성과급을 지급한 학교장에게 사과와 전원 균등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활동 탄압 악용
서울 이수중학교는 C등급을 받은 교사 12명 중 3/2가 전교조 소속 분회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8명중 6명이 담임을 맡았고 교육청 장학으로 공개 수업한 교사, 학운위원이며 보이스카웃 담당교사, 수업계를 맡으며 수업시수도 20시간이 넘는 교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전교조의 연가투쟁에 참여한 이수중학교 분회 소속 교사들은 강남교육청의 ‘구두경고’를 받았으나 ‘구두 경고는 징계 종류가 아니므로 징계처분을 받은 자로 볼 수 없고, 구두경고를 받은 날짜가 2001년 2월로 성과급 지급대상기간도 아니다’고 주장하며 노조활동 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 정식 연가 결재를 받은 분회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중학교 분회는 “학교측에 평가기준 공개를 요구하고 있으며 교육청 감사실에 민원을 제기하고 노조활동탄압 제소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 낳은 죄? 여자인 죄?
교직 14년째의 한 여교사는 “들리는 말로 동일 조건일 때 항의를 할 지 모르는 남교사보다 힘없는 여교사에게 더 낮은 등급을 때린다는 게 공공연히 얘기되고 있다”며 “남녀평등이 법제화된 사회에서 이런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용납할 수 없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산후휴가를 들어간 여교사들도 C등급을 받아 남녀차별을 노골적으로 했다는 비난의 소리가 높다. “교감이 성과급 지급 전부터 산가 들어간 사람들 무조건 최하위 등급”이라 했다는 경기의 한 여교사는 “무능해서 최하위를 받은 것이 아니라 아이 낳기 위해 산가 들어가서 최하위를 받았으니 이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되냐”며 분노했다.
서울의 ㅂ중학교는 출산휴가를 받은 여교사 7명이 모두 공교롭게 C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모 교사는 “업무분장이 이뤄지는 올 초에 산가에 들어간 교사들은 담임배정을 받을 수 없었다”며 애초 교육부 지침 자체가 모성을 침해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C등급 교사라는 주홍글씨
‘이미 준비된 것이어서 파행이 예상되는데도 지급했다.’ 교육부는 교사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성과상여금의 부작용을 인식하고 있었으나 범정부 차원에서 모든 공무원에게 적용한 제도이고 타 공무원에게 이미 적용된 것이기에 수당형태의 지급이 불가능했다’며 고충을 이해해 달라는 궁색한 변명을 했다. 성과급 지급 후에 오히려 사기가 침체되고 있다는 교사들의 불만과 분노는 ‘그러나 C등급교사라는 주홍글씨를 어떻게 지울 수 있을 것인가’로 모아지고 있다. 호봉 순으로 성과급을 지급한 서울 ㅎ고등학교의 임모 교사는 ‘최하위 등급을 받은 경우 ‘돈’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무능한 교사 등급에 들었다는 사실에 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분명 구조조정이나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될 것이 뻔하다고 비판했다. 호봉순으로 성과급을 지급한 경우 대부분이 열정과 열의가 넘치는 젊은 교사들인데 꺾인 좌절감과 불안감을 교육부는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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