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학부모회는 교대생과 교사들의 투쟁을 호도하지 말라
진보교육연구소
교대생들의 동맹휴업과 계속 되고 있는 투쟁에 대해 사범대생과 교대생의 자존심싸움이네, 초등학생들의 수업권 침해를 외면하는 철없는 행동이네 하는 주장들이 들려온다. 앞에 주장은 죽을때까지 제버릇 가지고 갈 보수신문들이며, 뒤의 주장은 교사문제만 나오면 유독이나 목소리가 높아지는 참교육학부모회의 주장이다.
참교육학부모회는 KBS심야토론에 나온 김정금 부회장의 발언과 10월 12일자 박인옥 부회장명의의 글을통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 ...교사의 전문성은 교과서보다 교육현장의 이해와 경험 속에서 축적되는 것으로 초등교육의 전문성을 크게 해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연수과정의 교육강화를 통해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학급당 학생수 감축은 교육계의 최대현안으로 질 높은 교육을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구축해야 하는 불가피한 조처로 학부모와 교사가 끊임없이 주장했던 사안이다. 일시에 추진하는 과정에서 예산확보와 집행과정의 부작용이 예상되고 있지만 집단적인 이해 때문에 무위로 돌릴 수는 없다...
...중등교사의 초등임용 발령이 교대 졸업자의 미발령을 부추기는 졸속적인 정책이라는 주장 역시 5만여명의 교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장기간도 아닌 한시적으로 운영, 연수 후 발령을 낸다고 할 때 크게 걱정할 것이 못된다. 더구나 초등학생수가 자연감소하는 시기도 2008년 이후이고 그때는 대학 정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교대 졸업자의 미발령 우려는 집단이기주의적인 발상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참교육학부모회 홈페이지>
초등학교 정원 35명 감소에 필요한 교사 수의 절대부족은 심각한 문제임에 분명하다. 학생과 교사간의 교육적인 행위에 필요한 최소한의 환경이라는 점에서 학급당 학생수 감소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부는 이 문제의 해결을 도외시해왔을 따름이다. 교육환경의 문제가 교육재정의 확충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에서 정부는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그동안 추진된 일련의 교육개혁 정책은 경제성장 논리에 입각하여 추진되었을 뿐 아니라 교육 공공성의 책무를 충실히 다하지 못하였다. 공교육은 자본과 국가로부터 획득해야 할 자율성과 본연의 목적이 포기된 채 헌법에서나 등장하는 법조문의 문구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김대중 정부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통해 공교육을 바꿔나가려 하고 있다. 교육은 오로지 자본의 이해만이 전폭적으로 관철되어 소수를 길러내는 특권화된 것이 되어가고 있다. BK21이 그러고 있으며, 자립형사립고가 그렇고, 7차 교육과정이 그렇다.
경쟁과 효율성의 원리에 의해 주도되는 김대중정부의 개혁은 성과급제의 도입 등을 통해 교사노동의 유연화와 전문성약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중초교사임용문제는 교원의 숫자만을 채우려는 기계적인 발상이라는 문제점 이외에도, 교사를 가르치는 기술자로 만들 우려를 더욱 크게 가지고 있다.
교사양성을 위한 교육 기관의 설립은 교사노동의 전문성을 신장하기 위한 것이며 교육 그 자체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다. 그러함에도 이러한 일반적인 상식을 무너뜨려가면서 부족한 교사충원문제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검토 없이 힘으로 밀어붙이려 하는 것은 교사노동의 전문성을 약화시키고 교사의 신분 불안을 더욱 증대시켜 교육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 명백하다.
지금 교육현장은 김대중 정부의 독단적 신자유주의 정책에 의해 연일 공사소리가 한창이다. 신규 교사를 짓기 위해 컨테이너 교실이 등장하고, 멀쩡하던 강당이 교실로 둔갑하고, 운동장이 파헤쳐져 교실로 둔갑하고 있다. 그것만이 아니다. 부실한 건축설계로 학교가 날림으로 지어지고, 기간제교사가 정규교사 자리를 채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참교육학부모회가 교육의 질, 학생의 수업권 등을 주장하며 현정부의 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는 것은 지금 학교현장상황을 무시한 무책임한 처사인 것이다. 또한 사회전분야와 마찬가지로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이 교실에 전면화되었을 때 교원노동이 심각하게 위기에 처할 지도 모를 상황에 대해 간과한 주장일 뿐이다. 따라서 참교육학부모회의 이러한 주장은 교대생들의 투쟁을 '집단적인 이해관계'로 몰아가기 위한 전제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교육의 질은 단지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감축한다고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교원양성정책의 합리화와 학교현장의 민주화 즉,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이 학교현장을 파행으로 몰고갈 것이 명확한 국면에서 총체적인 교육의 질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한가지 사안을 절대시하는 것은 자칫 정부의 정치적 의도에 손을 들어주는 꼴이 될 것이다.
또한 교대의 교육과정과 사대의 교육과정이 다른 상황에서 70시간 보수교육으로 교사가 되었을 때의 교사로서의 책임성과 전문성 그리고, 예상되는 부작용은 고스란히 우리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진정으로 '우리의 아이'들을 걱정한다면 보다 세심한 판단이 있어야 할 것이다.
폭력교사 때문에, 촌지교사 때문에 그리고 학부모의 의견을 들을지 모르는 꽉막힌 교사 때문에 교사의 질을 문제삼는다면 당연하게도 교사양성정책과 관료적인 교육구조가 갖는 문제를 지적하고 이의 해결방안을 교사들과 함께 모색하는 것이 교육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들이 해야할 임무라고 믿는다.
게다가 10대 1일이 넘는 엄청난 경쟁률속에서 임용고사에만 매달려 신음하고 있는 사대생의 문제가 중초임용이라도 한다면 부분적으로 실업이라도 덜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억지주장은 파행적인 작금의 사대의 교육문제를 순전히 학부모의 이해관계로만 판단하려는 상식밖의 발상이다. 작금의 사대문제는 정부와 사립학교의 짝짜궁 밀월관계속에서 무분별하게 증원이 허용되어 목적사대로서의 의미는 온데간데 없고, 해마다 갈데없는 교사자격소지자만을 양산해낸 데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험을 통과한 자만을 교사로 임용함으로서 '교직의 전문성'에 심각한 장애가 된지는 이미 오래된 사실이다. 즉 사대의 문제는 '사학개혁'과 '목적사대건설' 그리고 '임용고사철폐'를 통해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 상식임에도, 중초임용을 통해서라도 사대문제가 해결되야 한다며 '동지의식' 운운하는 것은 문제를 호도하는 작태에 다름아니다.
참교육학부모회의 주장은 정부의 교육개혁과 교사수급파행문제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하게 하지 못함으로서 결과적으로 교사와 교대생들의 투쟁을 왜곡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나아가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이 교원노동의 유연화로 나아가려는 상황에서 참교육학부모회의 발언이 결국 누구를 이롭게 하는 것인지를 사려깊게 판단하기 바란다.
참교육학부모회는 KBS 심야토론과 성명서를 통해 교대생들의 투쟁을 호도하고 더욱이 편법적인 교원수급정책에 편승하여 현재의 교사수급문제와 교원양성문제를 왜곡한 것에 대해 자성하고 해명해야 할 것이다.
2001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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