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법(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의 전면개정을 추진하는 사회단체들의 연대기
구가 구성돼 활동에 나섰다. 23일 '인권단체연대회의'(35개 단체 소속)와 민
중연대(38개 단체 소속), 녹색연합 등 각계 시민단체를 포괄해 총 86개의 단
체가 참여한 '집회와 시위의 자유 완전쟁취를 위한 연석회의'(아래 연석회
의)가 발족된 것.
현행 집시법은 '집회와 시위의 권리 보장'이라는 입법취지와 달리, 각종 규
제조항을 통해 국민들의 집회와 시위의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함으로써 대표
적인 반인권법률로 지목돼 왔다. 지난 수년간 집시법의 개정을 촉구하는 목
소리가 끊이지 않았지만, 사회단체들이 연대기구까지 구성하며 집단대응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 봄 부평 대우차 노동자들이 겪었던 사태
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듯이, 집회의 자유에 대한 공권력의 도전이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졌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온 것이다.
이에 따라 연석회의는 올 정기국회에서 집시법 개정을 관철시키기 위해 독
자적인 집시법 개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현행 집시법이 갖고 있는 독소조
항은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광범위하나, 그 가운데 △헌법 21조(집
회에 대한 사전허가 금지)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는 '집회 사전금지' 조항
(5조) △집회의 내용과 형식에 관계없는 '외국대사관 및 국회 등의 1백미터
반경 내 집회 원천금지' 조항(11조) △'교통소통을 이유로 한 집회금지' 조항
(12조) △과도한 '신고'조항(6-8조) △위장집회를 양산하고 있는 '중복집회
금지' 조항(8조) 등이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꼽힌다.
연석회의는 "외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국내 현안인데도, 단지 집회예정
지가 외국공관 반경 1백미터 내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집회를 금지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이와 같은 독소조항은 마땅히 전면 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
했다. 연석회의는 또 "경찰관의 집회보호의무를 강화하고, 공권력의 부당한
집회방해 행위를 엄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족식을 가진 연석회의는 25일 서울시내 주요 대사관 앞에서 '집시법
전면 개정'을 촉구하는 동시다발 1인시위를 전개할 예정이며, 11월 9일 집시
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공청회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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